책임지지 못할 글이라면 쓰지를 말고, 쓴 글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라.

2008. 8. 26. 04:55하루 일기/2008 Diary

블루문님의 글에 필 받아서 한 줄쓴다. 거친 글이지만 필력이 느껴지는 글을 보며, 확실히 대단하다고 느낀다. 블루문님의 말이 맞다. 확실히 지난 몇년간 블로그가 양적, 질적인 면에서 성장하고는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런 글을 올리고도 태연할수 있는가라고 생각할만큼 무책임한 글들도 눈에 많이 띄인다. 그야말로 쓰레기같은 글이다.

최근 나 역시 최근 쓰레기 글에 시달리고 있다.

유명블로거 소금이, 왜 촛불집회자들을 좀비로 몰아세우는가?

리카르도라는 블로거가 쓴 글인데, 솔직히 처음 본 순간 웃음이 나왔다. 과연 날 웃겨 죽일려는 것인지 고민해 보았을 정도이다. 글은 제목처럼 웃기고 허접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허접하다고 말한 이유는 이 블로거가 아는 것도 없이, 아는 ''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본인 역시 IT분야에 근 10여년간 매달리고 있지만 전공 분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많은 내용을 알지 못한다. 물론 관심분야이기 때문에 여러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내가 해당분야를 잘 알고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항상 대화를 나눌땐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곤 한다.

그런데 이 블로거는 나와 다른가보다. 자칭 미디어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맥루한을 인용하며 민주주의가 뉴미디어를 통해 승리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내용은 좋은데, 맥루한은 미디어의 발달로 민주주의가 몰락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한 사람 아니었나. 지적을 해 주었는데도 무시하는 그의 행동을 보니, 그는 귀를 꽉 막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던 방문자들의 댓글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미디어의 효과론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내용도 모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예를 들어 19세기 매스미디어는 군중들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수용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탄환 이론(대효과이론)이 유행하였지만 최근에는 수용자들이 매스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미디어가 간접적으로 수용자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중효과이론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매스미디어에 일방적으로 통제되니까 신문이나 방송을 모두 부정하고(심지어 그는 조중동만 매스미디어고 피디수첩은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칭 뉴미디어라고 불리는 아고라에 의지해야된다는 그의 주장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도통 답이 안나온다.

주장은 하는데 논리가 없다. 논리적으로 반박해주니 욕설이 나온다. 욕설을 무시하고 다시 지적해주니 이번엔 논점을 바꾼다. 그도 안되니 이제는 내 말을 짜집기해서 마치 내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방문자들을 속이고 있다, 거기가 이제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뒷담화까지 하고 있다. 그야말로 쓰레기다운 무책임한 행동의 전형이다.

본인은 아무리 이상한 글이라도 답변만은 꼭 해주는 성격이다. 혹 내가 모르거나 잘못 알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충분히 알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는 무책임한 사람을 일일히 상대해줄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책임지지 못할 글이라면 쓰지를 말고, 쓴 글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라.

어설픈 욕설과 자극적인 제목으로 자기만족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자기 머릿속과 양심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모르면 공부하는 것이 순리이고 상대방의 말엔 '지껄여보라'라고 말하는 대신 귀기울여 듣는 것이 상식이다. 글에 대한 책임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