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Book'에 해당되는 글 78건

  1. 2013.11.11 한국민주화운동사, 무료로 내려받기
  2. 2011.01.12 새해에 책을 읽고 목표를 세우다. Stick to It (2)
  3. 2009.11.23 추억의 보물상자, '대한민국 IT史'을 읽다. (2)
  4. 2009.10.30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지식들... 통장관리 어떻게 하시나요?
  5. 2009.08.31 노무현, 오바마, 링컨 그리고 이명박.
  6. 2009.08.24 바보 노무현을 기억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
  7. 2009.07.14 꿈꾸는 인형이 현실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꿈꾸는 인형의 집'
  8. 2009.06.24 해리포터와 드래곤 라자, 그 성공에 대한 이야기 (10)
  9. 2009.06.21 현대를 살아가는 뱀파이어의 탐욕스런 이야기,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2)
  10. 2009.05.23 독점, 어떻게 생각하세요?
  11. 2009.05.13 아이들의 일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
  12. 2009.04.30 [서평] 와인을 마시다. 인생을 읽다. 와인 읽는 CEO.
  13. 2009.04.14 [서평] 장애아의 아빠는 웃을 자격이 없다.... 아빠, 어디가? (1)
  14. 2009.03.30 커피속 향기에서 인생을 마시다. 땡큐! 스타벅스
  15. 2009.03.26 영화 vs 문학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
  16. 2009.03.05 소녀에서 영부인으로.. 미셸 오바마를 회고하다.
  17. 2009.02.14 2008 촛불의 기억, 어둠은 빛을 결코 이길수 없습니다.
  18. 2009.01.23 토털쇼크, 생존을 위한 보고서. (2)
  19. 2008.12.30 스티븐 잡스가 그려낸 완벽한 세상, 그리고 나. (1)
  20. 2008.12.29 그림자 자국, 발전없는 아쉬움에 그리움을 느끼다. (5)

한국민주화운동사, 무료로 내려받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한국민주화운동사 이북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공개된 서적은 총 3권으로, 제1공화국에서부터 유신시대를 거쳐 문민정부 수립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료는 홈페이지의 일반 자료실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편의를 위해 링크를 걸어놓는다.

1. 한국민주화운동사 1 | 제1공화국부터 제3공화국까지

2. 한국민주화운동사 2 | 유신체제기

3. 한국민주화운동사 3 | 서울의 봄부터 문민정부 수립까지

근대사에 대한 책은 그간 출판사에서 꾸준히 서적들을 발간하여 왔다. 대표적으로 인물과사상사의 '한국현대사산책'이 유명하고, 한홍구 저자의 '특강'이나 강만길 저자의 '20세기 우리역사'도 괜찮은 책이지만, 문제는 역시 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도 없고, 책 가격이 너무 부담된다면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 물론 책의 질은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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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책을 읽고 목표를 세우다. Stick t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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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새해에는 달라질 줄 알았지만, 늘 피곤하고 무기력한 모습은 스스로를 짜증나게 한다. 올해에도 안 되는 것일까. 무언가 나를 바꾸어 줄 계기가 필요하다. 해답은 우연히도 찾아왔다. 주말에 읽은 ‘Stick to It'이란 책으로부터. 영어를 모르는 관계로 제목이 무슨 뜻인지 이해불가지만, ’힘내! 포기하지 마‘라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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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영신 회장에 대한 자서전이다. 미안... 솔직히 장영신 회장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었지만, 원래 나는 자서전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살아오고 성공한 해피엔딩 스토리보다는 배드엔딩이 존재하는 내 삶의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읽었다. 일단 구입한 책은 장식용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장영신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평범했다. 성공은 철저한 시간관리에서 시작된다.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은 건강이다. 돈보다는 책임감의 노예가 되어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듣고,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들었던 바로 그 말들이다.

그동안 이 말을 잊고 살았다. 사회에선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나도 모르게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는 생활은 학창시절이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노력을 포기하고, 성공을 바라는 마음조차 잊고 살았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여성 기업가라는 독특한 그녀의 성공에는 내가 잊고 살았던 그 말들을 꾸준히 지킨 성실함과 노력이 있었다. 그녀는 성공 여부를 떠나,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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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나와는 다른 그녀만의 삶. 육이오 시절 사과 장사를 하다 실패한 일, 집안에 비밀실험실을 만들어놓고 신제품을 개발하던 일. 키득거리며 웃을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었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그녀만의 조언이 있었다.

'신용을 쌓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진심이 없이 신용자체를 쌓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장사꾼이 재료와 가격을 속이면서도 정직한 장사꾼인 척하니까 신용을 얻을 수 없는 것이고,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잇속만을 챙기며 겉으로만 국민을 위하는 척하니까 신뢰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p103


가장 마음에 드는 그녀의 조언이다. 지금의 나는 신용과는 조금 거리가 먼 사람이다. 사소한 일에도 거짓말을 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말을 건성건성 대답하고. 상대방에게 진심을 보여주기 보다는 벽을 쌓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온 느낌이 든다. 그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은행의 신용등급처럼 측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반성하고 사과한다.

그녀의 두 번째 조언. 성공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진다고 한다. 포기라는 말은 무척 편리한 말이다. 몸이 아파서, 급한 일이 있어서. 변명을 하기도 쉽다. 그리고 꽤 높은 확률로 사람들은 그 변명을 받아들인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말이다. 그래서 일반 포기하는 것에 맛을 들이다보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나 같은 애가 과연 될 수 있을까나라는 이 순간만큼은 하지말자. 평범한 나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있다. 그 기회는 지금 당장일수도 있고 미래일지도 모르며,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우리집은 부유한 집도 아니고, 내가 유명하거나 뛰어난 사람인 것도 아니니,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남들보다 적은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포기하지는 말자. 그러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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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신 회장에 따르면 목표 없는 삶이란 목적지없는 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 길은 다른 어느 길보다 한없이 지루하고 반복적이며 무의미한 길이다. 나는 그 길을 걷고 싶지 않다. 그래서 조금 늦었지만 내일의 목표, 올해의 목표를 세워보고자 한다.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포기하지는 말자. 아직 나도 하고싶은 일이 많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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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보물상자, '대한민국 IT史'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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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국의 IT 문화는 어떻게 발전하였을까.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도 구입하고 계좌이체에 공문서 발급도 자유로운 세상이 되었지만, 90년대까지만 하여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메일 확인과 게시판 보기가 전부였습니다. 통신요금이 두려워 갈무리 기능이 보편화되었던 그때로부터 기가급 영상이 빨리 안받아진다고 투정부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보아온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여기 추억의 보물상자와 같은 책 한 권이 있습니다. 블로그 IT 문화원을 운영하시는 김중태님이 최근에 집필하신 '대한민국 IT史 100'이라는 책입니다. 10대들에게는 다소 별세계같은 이야기이고, 4,50대 분들에게는 지루함을 줄 수 있는 이 책은, 80년대 태어나 격동의 세대를 살아온 저에게 추억의 달고나와 같은 달콤한 그리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대학교때 공짜로 쓸수있어 너무 기뻤던 추억의 새롬데이터맨, 어렸을 때 아버지가 처음 사주신 8비트 대우 컴퓨터. 컴퓨터켜면 바이러스 감염된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바이러스 대란이나 이제는 볼 수 없는 라이코스 광고... 한 때 직접 경험하였던 일들이 또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좀더 색다른 시각으로 다시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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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도 있습니다. 윈도우 95는 원래 조합형 한글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완성형 한글로 계획이 바뀌는 바람에 제대로 된 한글을 쓸 수 없었다는 사실. 이로인해 '쿽'을 '쿼크'라고 쓰면서 발음만 '쿽'으로 하는 이상한 사태도 발생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다행히 그런 문제는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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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띠앙과 인터피아의 몰락도 관심있게 읽은 부분중 하나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이트 모두 제가 가입해서 이용하던 사이트로군요. 네띠앙에 대해선 제 블로그에도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네띠앙의 침몰이라는 제목으로 2006년 작성한 글인데, 당시 전 이렇게 적어놓았군요.

'심마니, 네이버, 네띠앙, 드림위즈, 한미르, 라이코스, 야후, 한메일.. 당시 IT업계를 주름잡던 국내 대형 사이트들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과연 몇이나 살아남았을까.. ' 2009년 현재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트는 야후, 다음, 네이버가 전부입니다. 정말 그 많던 사이트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시대는 흘렀고, 이제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오늘의 현재가 아닌 어제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내일, 혹은 몇 년 뒤 이 책을 꺼내 다시 읽으면 이 책이 더 소중해질 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오늘의 이야기를 내일의 과거로 기록하겠지요. 언젠가 저도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날이 있기를 조금은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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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지식들... 통장관리 어떻게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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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가 어느새 어른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더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것은 정말 큰 착각이었죠. 세상에는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삶의 지식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리고 전 아직 사회에서 풋내기에 불과하였음을 최근 깨닫고 있습니다.

'내통장 사용설명서'는 얼마 전 위드블로그에 간절히 요청하여 서평의 조건으로 받은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원한 이유는 로또 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통장 관리가 인생 설계의 기본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주택청약통장은 한 번에 많은 목돈을 넣기보다는 20대부터 적은 액수라도 꾸준히 넣은 통장이 더 가치가 있다는 사실, 저는 얼마 전에서야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CMA 통장을 만들기 위해선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 먼저 방문해서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은행에서는 CMA 대신 AMA 통장도 있다는 사실, 이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연금과 펀드, 적금... 이 통장들의 쓰임새를 알기 위해선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때 우연하게 눈에 띈 책이 바로 '내통장 사용설명서'입니다.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현재 시중에 발행되는 있는 다양한 통장들을 가지고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그동안 통장을 이체용도로만 단순히 사용한 분이라면, 이 책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내통장 사용설명서'에서는 총 7가지 분류로 금융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각 통장의 쓰임새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시 입출금 통장 : 기본적인 돈관리
2. 적금 통장 : 꾸준히 목돈을 모으기 위한 시발점.
3. 청약 통장 :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코스 
4. 펀드 :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재태크 수단
5. CMA : 돈이 있을 때, 돈이 없을 때를 준비하는 통장
6. 보험 : 제대로 알기만 하면 도움이 되는 보너스 통장
7. 연금 : 젊을 때 모아 늙어서 여유롭게

저는 이 7가지 통장 중에서 청약 통장과 CMA 통장을 가장 집중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적금이나 보험, 연금 같은 경우는 일단 어느 정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대학원생으로 지금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는 좀 힘들 것 같네요. 하지만 청약통장은 오늘 우리은행에 가서 알아보니, 매달 2,3만원만 입금해도 된다는 말에 조금 자신이 생겼습니다. 책에서는 '청약조건 1순위에 들 정도로 최소한의 돈을 묶어두라고' 조언해주고 있는데, 요즘같이 금리도 낮고, 청약통장의 가산점(17%)이 이전에 비해 절대적인 조건이 아님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조언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근거로 주택청약통장을 알아보니 현재 은행에선 '만능 주택청약 종합저축'과 '일반 주택청약 저축'이 발행되고 있었습니다. 만능 주택청약 종합저축은 월 10만원씩 2년간 입금하면, 민간/공공주택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하며, 일반 주택청약 통장은 매 납입금이 최소 2만원인 대신 공공주택만 신청할 수 있다고 하네요. 지금 당장 주택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만능 주택청약 통장이겠지만, 아직은 실질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의사가 없는 만큼 일반적인 주택청약 통장도 저한테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 학생이다 보니 돈이 없네요. ㅡㅡㅋ

CMA 통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용한 꼼수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요컨대, 금리가 올랐을 때에는 CMA 통장에 든 돈을 모두 인출하였다가 다시 넣어야지 변경된 이자가 적용되고, 반대로 금리가 내려갔을 때는 그대로 두어야 이전 금리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CMA 통장을 이용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높은 고금리 때문인데, 금리가 올랐다고 막연하게 묵혀두기만 하면 전혀 적용이 안 되는 것이었군요. 정말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책은 모든 파트를 정독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원하는 부분만 살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통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부단한 자기 계발을 통해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것'이니 부자가 되기 위해선 자기계발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죠.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생존의 지식, 오늘 저의 지식 라이브러리에 한 가지를 추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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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오바마, 링컨 그리고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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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폭군 혹은 성군으로 불린 여러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면, 서로간에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한니발, 나폴레옹과 같은 지도자들은 아군에게도 엄격함을 강요한 공포정치의 대명사였고, 스키피오, 링컨, 유비와 같은 지도자들은 적조차도 동지로 삼을 정도로 유연한 성격의 지도자였습니다. 공포와 사랑, 서로 다른 가치이지만, 지도자가 되기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랑으로서 리더쉽을 발휘한 지도자 한 분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서거하신 고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이라크 부대 방문 중, 아버지라 부르며 뛰어든 한 청년을 '그래, 내 아들아'라고 하며 따스하게 받아들이던 모습이나, 퇴임후 농사를 지으며 직접 국민들에게 다가서고자 했던 모습들은 역대 그 어느 대통령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사랑스럽고 희망에 찬 모습이었습니다. 그 참신함에 저는 그 분을 존경합니다. 그러나 한 편으론 두려움도 있습니다. 과연 다른 사람들도 노무현 대통령을 존중해 줄까하는 두려움 말이지요.

'대한민국은 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가질수 없을가?' 얼마전 반쯤 호기심삼아 읽은 책의 제목입니다. 저자는 현직 기자출신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현장과 이명박 대선 캠프를 두루 취재한 박성래라는 분입니다. 뜬금없이 책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책이 제가 가진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풀어준 책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은 직설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겐 조금 민망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핵심을 뚫는 저자의 말 한마디는 결코 허투로 넘길수가 없군요. 저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한 지도자라고 합니다. 하나는 지지자의 이익을 빼앗아 적을 늘렸다는 것이고, 둘째는 적에 대한 오만함으로 존중의 태도를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느낌을 공감하며, 그들의 동기와 욕망을 이해할 줄 아는 남다른 재능을 가졌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 권력의 조건 811쪽 -

위 문구는 노무현 대통령도 몇 차례 언급한 바가 있는 링컨에 대한 평가 중 일부입니다. 문구를 보면, 평소 정적에 대해 링컨이 어떤 태도를 갖추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링컨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한 정적도 차별을 두지않고 기용하였으며, 심지어 그가 선거에 나가 반대편에 설지라도 존경심을 버리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너무 선을 그었습니다. 그리고 선 바깥쪽에 있는 적에 대해선, 노골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그들을 비난하였습니다. 이러한 화법은 평소 지지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으나, 정적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매우 불쾌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이라는 방패가 사라졌을 때, 노 대통령은 그 어느 대통령보다 더 큰 역풍에 직면해야만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보다 조금 발전한 케이스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라는 대선 당시의 프렌차이즈처럼 그의 언사에는 늘 겸손함이 묻어납니다. 앞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후, 인터뷰를 가졌을 때 '변화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고 조심스러운 발언을 한 그의 모습은 예전의 링컨 대통령처럼 성공적인 정치가도를 달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사랑과 존중으로 대접받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 반대의 지도자도 있습니다. 바로 공포로서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의 모습인데,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현 이명박 대통령을 지목하였습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이런 민감한 표현을 해도 될런지 모르겠네요.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사태를 무시하는 졸렬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광우병 쇠고기 파동이 일어났을 때에는, 질 좋은 쇠고기가 왔다며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나, 멜라민 파동 때, 음식물에 멜라민 표기가 안되어 있으니 안전하다는 식의 동문서답을 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졸렬함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졸렬함. 평소 쥐라는 말을 자주듣는 대통령이다보니, 이 말만큼 그를 잘 표현한 단어는 없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졸렬한 대통령은 존중받는 지도자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친절한 저자는 충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청와대에서 이 책을 꼭 구입하였으면 좋겠군요. 지도자로서의 가치, 법치주의가 확립된 근대사회에서 영웅과 같은 지도자의 모습은 더이상 떠올릴수 없지만, 아직도 시대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지도자가 그에 어울리는 모습일까.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기는 밤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지도자가 대한민국에 어울리는 리더라고 생각하시나요? 의견을 모아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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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을 기억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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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고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어제, 김대중 대통령의 영결식이 많은 이들의 슬픔 속에 열렸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공안정국, 독재정권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터져 나오는 현실 속에서 저의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그런 흔들리는 마음에 위안을 준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자서전조차 남기지 못하고 급하게 떠나버린 노 전 대통령의 역사가 이렇게 인터뷰 형식으로나마 기록되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도합니다. 서적은 정권 이양을 얼마 앞두고, 3일간에 걸쳐 노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오마이 뉴스의 오연호 대표 기자의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마지막 유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참을 수 없이 슬프지만, 동시에 그분이 남긴 마지막 희망을 이제는 들어보려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오고, 바랬던 세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우연히 대통령이 되다.

'대통령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대통령에 출마한 것은 그러니까 이인제 씨 때문이에요.' 노 전 대통령의 너무나도 솔직한 답변은 그 의미를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심지어 자신의 승리가 우연이었다고 치부하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같은 입에 발린 소리는 아니더라도, 무언가 그럴듯한 답변을 기대한 저에게 실망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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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그런 솔직한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적어도 국민을 속이려 들지 않는 모습은 믿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의 솔직함은 때론 바보처럼 비추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독재정권과 맞서 싸우기 위해 정치인의 길을 택했던 그는 지역구 타파를 위해, 부산에서 선거를 진행하지만, 매번 낙선을 하고 맙니다. 그러나 낙선을 당하고도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첫 번째 호를 지어주었습니다.

바보 노무현은 비겁하고 자기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을 혐오하였습니다. 신한국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인제에 반대하여, 그가 대선후보로 나온 첫 번째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은 연유에서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말한 것처럼, 우연인지 몰라도 바보 노무현은 대통령이 됩니다. 대권의 야욕이 없었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단지 우연이었을까요? 저는 오히려 자기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고 또 충실하고자 노력하였기에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노무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실패를 인정한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또 다른 모습은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납니다. 대한민국 정치인은 패배라는 말을 무척 싫어합니다. 패배라는 말은 정치적 오점으로 남기 때문에, 아무리 잘못한 것이라도 그들의 입에서 '실수하였다.', '패배를 인정한다.'라는 말을 듣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죠.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 대연정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인터뷰가 이루어진 시기는 아직 대통령의 임기가 남아있었을 때인데, 그럼에도 패배라는 말을 사용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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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그의 모습에 처음에는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대연정 당시 많은 국민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린 이유도 바로 사태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듯한 인상 때문이었는데, 정권 마지막에도 바뀌지 않은 그의 모습은 분노를 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이에 이렇게 답합니다. '패배와 패배주의는 다르다. 정치인은 누구나 패배를 할 수 있고, 문제는 그러한 패배라는 상황을 앞두었을 때, 얼마나 현실을 직시하는가.' 이다.

대통령의 답변을 듣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패배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일을 진행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패배에 대한 조건이 성립되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더군요. 현실은 나를 배제하고도 존재할 수 있기에 현실입니다. 즉 현실적으로 패배하였다면 그 현실은 바뀌지 않는 진실이며, 이러한 진실을 대하였을 때, 어떻게 대비하는가는 그 사람의 능력입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바보 노무현을 기억하며...

그간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일종의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고 출신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홀로 독학하며 마침내 대통령이 된 최고의 엘리트. 하지만 인터뷰에서 드러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은 대통령이었을 때나, 그 이전이나 전혀 변함없이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서민 노무현, 바보 노무현의 모습이었습니다. 죽어서야 그 분의 본심을 알게 되다니 정말 저는 바보인가 봅니다. 예, 저는 바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바보이기에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요. 노무현 대통령, 당신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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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인형이 현실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꿈꾸는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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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작가의 놀라운 필력에 감동한 적은 있지만, 작품이 아닌 작가가 부러운 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즐거운 경험을 글로 엮어 책으로 펴낼 수 있는 행운아가 과연 국내에 몇이나 있을까? 오늘은 인형의 집에 사는 작고 독특한 인형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인형 수집가이자 동화작가인 김향이 작가의 ‘꿈꾸는 인형의 집'이 내 손안에 들어올 수 있었던 까닭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그저 우연에 불과했다. 위드블로그에서 서평을 해 줄 블로거를 모집한다기에 응모해 보았고, 운 좋게 당첨되어 택배기사 아저씨로부터 책을 건네받은 것이 사건의 전부이다. 책을 받았을 때는 약간의 흥분도 있었지만, 나는 이 책을 곧 마음속에서 지워버렸다. 뚱뚱하고 못생긴 인형의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영영 사라질 뻔한 이 책이 다시금 빛을 보게 된 날은 마감을 얼마 앞둔 저녁 무렵이었다. 퇴근 후, 커피 한 잔을 데우며, 무심코 읽어버린 책. 고작 10여 분 만에 읽어버린 작품은, 왜 그렇게 이 책을 싫어했는지 나를 자학하게 한다. 이 작품은 충분히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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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어느 시골 마을의 인형 집을 배경으로, 서로 제각기 다른 모습의 인형들이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형들의 이야기는 서로 연관성이 없고, 결말이 허무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런 구성을 좋아한다. 누군가 어떤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도 않으며, 이때 웃으라고 재촉하는 법도 없다. 어찌 보면 독자를 철저한 방관자로 만들어버린 작품 속 세상은 독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부여한다.

공장에서 일하는 마지막 날, 고향으로 내려가는 여공이 혼례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쁜이에게 1원 한 장을 지참금으로 쥐어졌던 일, 친엄마를 잊어버릴까 봐 양엄마에게 일부로 심술을 부린 꼬마 존의 단짝 친구 이야기, 자유를 찾아 떠났던 주릴리와 릴리의 모험, 그리고 고양이의 질투로 스타에서 거지가 되어버린 셜리의 기구한 운명. 그것은 상상 속 세상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현실적이고, 현실이라고 생각하기엔 다소 이질적인 몽환적인 이야기입니다. 

작품의 진가는 마지막 끝 페이지에 가서야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반전 중에 반전이라고나 할까요. 그저 삽화에 불과한 인형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슴이 뛰기 시작하였고 인형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정말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저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쁜이의 옷 속에는 정말 1원 한 장이 들어 있었고, 셜리가 다친 채 입양된 것도 모두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평소 딱딱한 전공서적과 경영서적만 읽다가, 조금 색다른 작품을 읽게 되니 마음이 풀어지는 느낌이네요. 장식장 위에 서 있는 제 인형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언젠가 인형의 집에 모여, 다시 한 번 수다를 떨 날을 기대해 봅니다.

P.S ] 김향이 작가 홈페이지 : http://www.kimhyan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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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드래곤 라자, 그 성공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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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해리포터'를 모르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0년간 책과 영화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며, 전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았던 해리포터. 하지만, 무명의 작가였던 조엔 롤랑이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처음 출간하였을 때, 이 작품의 성공을 확신한 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본인 자신도 말이죠.

어린이가 보기엔 너무 두꺼워 보였던, 어른들이 보기엔 너무나도 유치해 보이는 겉표지가 신경에 거슬렸던 해리포터. 하지만, 그 모든 결점에도 해리포터는 성공하였습니다. 지금 해리포터는 64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 수출되고 있고, 영화 제작을 위해 해리포터 라이선스를 사들였던 워너 브라더스는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 수익만 하여도 50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가히 미키마우스에 버금갈 만한 영향력입니다.

해리포터와 바이럴 마케팅

해리포터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을 따지자면 열 손가락을 넘을 정도로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인터넷의 네트워크 문화에 주목한 이가 있습니다. '스토리 노믹스(원제 : 'Harry Potter : The Story of a Global Business Phenomenon)'의 저자 수잔 가넬리우스가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수잔은 해리포터가 성공할 수 있던 두 가지 이유로 저자인 조엔 롤랑과 해리포터의 라이선스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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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엔 롤랑은 뛰어난 작가이자 유능한 사업가였습니다. 그녀의 첫 작품은 명망 높은 작가들 못지않게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세계관을 가졌고, 사람들이 그녀의 신데렐라 스토리에 주목하는 동안 그녀는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해리포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사업가로서의 그녀의 자질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해리포터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곳에서는 단호하게 대처하였습니다. 당시 트랜스지방으로 비난받던 맥도널드에 대해 해리포터 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 그녀가 극단적 긍정과 극단적 부정이 난무하는 인터넷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신기한 일이기도 합니다.

기업들도 변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초기 해리포터의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들은 자기 외에 그 누구도 해리포터와 그에 대한 이미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것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너무나 넓었고, 해리포터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매 순간 실시간으로 공유되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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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통제는 반대로 복이 되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가진 촬영장 사진이나 저자, 그리고 배우들에 대한 소식을 블로그와 BBS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하였고, 그것은 영화가 개봉되지 않을 때에도 해리포터를 주목하게 되는 연결고리가 되었습니다. 엠마 왓슨을 비롯한 배역들은 곧 스타가 되었고 말이죠. 좀 더 극성스러운 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동인지를 그리거나 패러디 영화를 제작하여 공유하기 시작하였고, 해리포터의 세계관은 점차 다양한 모습으로 확장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해리포터는 단순한 한 권의 책이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스토리노믹스의 저자, 수잔은 해리포터의 성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 창조에 결정적인 것은 이와 관련된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브랜드의 메시지가 일관적이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일관성 없이는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소비자 충성심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안정성과 확신성을 얻을 수 없다.”

해리포터는 자신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단호하였고, 동시에 이러한 이미지를 확장시키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데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린아이들의 전유물로만 느껴지던, 판타지 세계의 마법사 이야기가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죠.

해리포터와 드래곤 라자

해리포터의 성공을 지켜보면, 문득 해리포터와 비슷한 길을 걸었으면서도 2% 부족했던 소설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가 그것입니다. 드래곤 라자의 성공은 해리포터보다 몇 년 더 앞서 이루어졌으며, 그 방식 또한 매우 유사합니다. 판타지 소설이라는 편견 속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소설이 입소문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면서 매주 베스트셀러 기록을 경신하였고, 그 인기에 힘입어 '퓨처워커'와 '그림자 자국'이라는 두 번의 속편이 제작되었습니다. 또 작품은 온라인 게임 '드래곤 라자'로 제작되기도 하였으며, 게임과 소설 모두 일본으로 수출되어 나름대로 성과를 얻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래곤 라자는 이와 같은 성공에도 해리포터가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초기 작가가 언급했던 작품의 한계성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비영문권에서 출발한 규모의 경제에서 밀렸기 때문이지요. 워너 브라더스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면, 아마도 미래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해리포터가 더욱 부러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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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뱀파이어의 탐욕스런 이야기,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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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안톤과 귀여운 친구들이 나오는 꼬마흡혈귀 시리즈를 읽으며, 남몰래 나에게도 흡협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의 희망은 결국 공상으로 끝을 맺었지만, 아직도 신비로운 친구를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가끔씩 저의 마음을 두드리곤 합니다.

과거 젊은 처자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공포영화의 주역이었던 뱀파이어들은 최근 이미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종영된 지 꽤 지난 작품이지만, 한 때 시청률 상위권을 독점하던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개그정신이 투철하면서도 뚱뚱한 주인공에게 사랑을 느끼는 미모의 뱀파이어(?)가 등장하여, 국내 수많은 뚱보들을 프체모(프란체스카를 사랑하는 모임) 오타쿠로 바꾸어 놓았고, 최근 네이버 웹툰에서는 '불량 뱀파이어'라는 제목으로 길에서 궁상을 떨며, 고등학생의 돈을 삥(?) 뜯는 막장 뱀파이어의 모습이 등장하여 뱀파이어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다시금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악당 뱀파이어와 싸우는 10대 소녀들의 모험인 '버피와 뱀파이어'가 시즌을 이어가며,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었는데, 오늘 읽은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도 이와같은 분위기를 조금은 닮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의 댈러스를 배경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현대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평범한 뱀파이어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뱀파이어를 위한 합성 혈액이 마치 과자처럼 회사별로 다양하게 등장하고, 사람을 깨무는 대신 주식 투자를 조언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다소 이질적으로 까지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질감은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이자, 초능력자인 수키에 의해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수키는 뱀파이어가 아닌 순수한 인간이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속마음을 읽을수 있는 초능력자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어버리는 능력으로 인해 여지껏 애인 하나 만들지 못하고 노처녀가 되어버린 수키이지만, 동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진 샘이나 알 수 없는 사람인 마이어스를 만나며, 비일상적인 현실을 어느정도 타협하면 받아들일수 있는 현실로 바꿀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호프'(hope)입니다. 그녀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엉뚱한 이야기를 사실감이 넘치는 소설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죠.

작품은 스릴러와 탐정물의 결합으로, 초반부터 19금 장면이 종종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삽화(?)는 없지만, 집단 난교 파티와 같은 장면은 오래전 15페이지꼴로 야한 장면을 보여주던 시드니 셀던을 연상시킵니다. 줄거리는 우연하게 지인의 죽음을 목격한 수키가  댈러스에서 발생한 뱀파이어 실종사건과 본템프스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뛰어난 운동력을 가진 뱀파이어와 머리 좋은 노처녀 초능력자의 커플 탐정극이 되겠습니다. KKK단과 같이 뱀파이어를 멸종시키려는 태양공동체 같은 설정은 상당히 흥미로왔습니다.

결론은 꽤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은 채 사건 완료. (미국에서는 시리즈로 7권까지 나왔다고 하니, 적어도 그 전까지는 주인공도 안심입니다.) 결말 부분에 뱀파이어 빌의 숨은 반전이 있지만, 베드씬에 묻히는군요.

작품을 읽으며 최근 2기 방영이 결정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생각났습니다. 왠지 하루히가 미국으로 건너가 19금 영화를 찍는다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다소 과격하게 그려진 야한 장면으로 인해 선호도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독특한 개성의 주인공들과 비일상적이면서도 일상적으로 보이는 댈러스의 세계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국내 출판사인 '열린 책들'에서는 후속작 출간도 고려하고 있고, 이 작품을 배경으로한 '트루 블러드'라는 미드도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조금은 여유로운 여름방학, 시간을 내어 미드도 도전해 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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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제가 방금 전 이야기를 나누었던 아가씨가 1미터 떨어진 곳에서 머리가 날아간 채 죽었어요.'

돌연 진지한 목소리로 에릭이 말했다. '수키, 난 몇백 년간이나 죽어 있었어. 죽음에 익숙하지. 하지만 저 여자는 완전히 죽은게 아니야. 아직 생명의 불꽃이 남아 있어. 저 여자를 다시 데려오길 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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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인 해리스 (Charlaine Harris) - 1951년 미시시피 튜니카에서 태어난 샬레인 해리스는 20년 넘게 코지 미스터리를 써온 미스터리 전문 작가이다. 일찍부터 글쓰기를 해왔던 해리스는 어렸을 때는 시를, 멤피스에 있는 로즈 칼리지에 들어가서는 주로 희곡을 쓰다가 점차 소설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처음에 쓴 단권짜리 미스터리는 독자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몇 년 뒤 시리즈물로 선회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오로라 티가든 시리즈>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 권 또는 두 권씩 책을 내는 부지런한 작가인 해리스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이후 2001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는데, 바로 이 책을 포함한 <남부 뱀파이어 시리즈>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따 일명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라고도 불리는 이 시리즈는 7권째까지 모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20위 이내에 랭크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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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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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적을 읽다 보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어려운 단어 때문에 곤란함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건 상식이니까.'라고 애써 위로하고 있지만, 가끔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알아볼 만한 경제 서적은 없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책을 읽기 위해 또 다른 공부를 같이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그러다 얼마 전 해냄 출판사에서 출간한 '도시락 경제학'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리 어렵지도 않고 생각을 던지는 글도 많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책에 언급된 몇 가지 이야기들을 소재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독점, 선일까? 악일까?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MS의 독점에 대해 언급한 글이었습니다. MS의 독점에 대해 설명하려면 먼저 독점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한 개의 기업이 시장을 독차지하는 것을 독과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독점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세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는데, 첫째는 원료의 독점으로 특정 지역, 혹은 기업에서만 생산되는 물품 덕분에 독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요컨대, 쇠고기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되지만, 횡성 한우는 오직 횡성에서만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둘째는 국가에 의한 독점으로 우체국과 같이 불가피하게 국가가 인정한 경우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셋째는 자연 발생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으로 MS와 같은 기업이 여기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독점은 나쁜 것일까? 일반적으로 독점은 나쁜 것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제학자들은 독점의 순기능에 대해 더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 이상한 말처럼 들리지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도 맞는 말 같습니다. 만약 윈도우라는 통합된 운영체제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개발자들은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수십 개의 운영체제에 맞추어 따로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편함도 무척 클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글은 3.0 버전부터 윈도우에 맞추어 출시되었지만, 맥용 한글이나 리눅스 한글이 출시된 시기는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맥과 리눅스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낮은 까닭도 있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맞추어 제품을 개발하고 유지 보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래서 독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이러한 독점의 순기능에 대해 정부가 더 많은 제약을 풀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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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벗어 달라는 말에,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는 친절한 영자씨;]

물론 그 반대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책에서는 '별로 친절하지 않은 금자씨가 점령한 극장'이라는 재미난 표현을 사용하였군요. 아시다시피 국내 극장가는 CGV가 국내 톱을 차지하고 있고, 그 밑으로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의 몇몇 기업들이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멀티플렉스라 불리는 체인점 극장의 영향 탓인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이 어느 영화에 손을 들어주는가에 따라 흥행실적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절한 금자씨는 당시 대장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영애 씨가 나온다는 이유로 극장에서 밀어준 작품입니다. 예술영화이다 보니 스토리도 난해하고, 관객들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영화는 대박을 쳤습니다. 상영된 스크린 수가 워낙에 많았기 때문이지요. 반면 몇 년 뒤에 나온 오세암이라는 영화은 쪽박을 찼습니다. 관객들의 끈질긴 요구에 의해 재개봉이 결정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였지만,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극장에서 지레 어린이용 작품이라 판단하고 스크린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업의 독점이 아닌 관객들의 요구에 의해 스크린이 할당되었다면, 두 작품의 흥행 실적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독점을 바라보는 이 두 가지 시선을 우리는 구조주의와 자유주의라고 합니다. 하버드대를 중심으로 한 구조주의 학자들은 독점의 폐해를 강조하고 있고, 슘페터를 대표로 한 자유주의 학자들이 독점을 통해 기술혁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렵게만 생각하였던 구조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말엔 이러한 뜻이 숨겨져 있었네요.

결론은 누가 이겼을까? 현재는 자유주의 학파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각국의 정부는 독점의 기준을 완화하고 있고, 대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신규기업들이 시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 장벽을 낮추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신자유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확산하고 있으니, 이와 같은 방침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과연 구조주의자들은 다시금 득세할 수 있을까요? 화두를 던지는 글에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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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일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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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기록은 일기장에 쓰인 하루의 일기'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그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쓰게 되는 나만의 일기. 그 알 수 없는 모순 속에서 일기는 하루의 진실을 담아간다. 나이가 들면서 일기를 쓰는 일은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저마다 각자의 일기를 써 내려간다. 그중에는 평화로운 시대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도 있을 터이고, 반대로 전쟁과 기아 속에 하루하루를 절박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도 있다.

얼마 전 내가 읽은 '빼앗긴 내일(한겨레아이들 출판)'은 후자에 속한 아이들의 일기집이다. 전쟁이 무엇인지 모른 채, 현실 속 전쟁에 휘말린 아이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실라는 번쩍번쩍 빛나는 군인들을 보며 한 때 자신도 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소녀였다. 그러나 일본군이 조국을 점령하고, 강제노동과 일본인의 잔혹한 탄압 속에 군인이 이제는 멋진 직업이 아님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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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시기 유대인이라는 이름만으로 학살의 대상이 되었던 클라라.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포로수용소로 향하는 열차에 타야만 했다. 도망... 그리고 죽음. 그녀는 자신의 여동생이 나치에게 붙들려 가면서도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하였고, 친한 친구들의 죽음에도 반응할 수 없었다. 죽음,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심정은 그녀의 일기장에 고스란히 묻혀있다.

에드는 그 나이 또래가 다 그러하듯, 좀 멋진 놈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베트남전에 지원하여 미군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꽤 훌륭한 병사이고, 조만간 베트콩을 때려잡고 멋진 훈장을 탈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지만, 그의 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전장에 버려진 이 철부지 소년은 곧 전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 같이 놀았던 친구가 어느 순간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죽음의 손길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진다. 소년은 죽음을 보아가며 어른이 되었고, 훈장보다 이 빌어먹을 지옥을 하루빨리 탈출하기를 기도하였다. 그의 일기 속에 그려진 베트남은 그야말로 빌어먹을 곳이었다.

저명한 역사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전쟁에 의해 가장 많이 희생되는 사람들은 군인들이 아닌 민간인 그중에서도 특히 노인이나 아이들의 사망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타의로 전쟁에 휘말린 아이들의 모습. 과연 전쟁을 일으킨 주범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P.S ] 책이 마음에 드신다면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도 추천합니다. 이란에서 태어난 한 소녀의 성장기인데 전쟁 혹은 정권에 의한 혁명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에 대한 소설도 나와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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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와인을 마시다. 인생을 읽다. 와인 읽는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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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영화 속에서 멋진 주인공들이 와인을 마시는 장면을 보며, 막연하게 와인에 대한 환상을 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살다 보니 저도 어느새 와인쯤은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이제 어릴 적 환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현실 속 와인은 상상했던 것처럼 달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약간 떫고 쓴맛에 '신의 물방울을 쓴 작가는 거짓말쟁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더군요. 그것이 저와 와인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스스로 와인을 찾는 일은 없었지만, 와인과의 만남은 이후로도 계속 되었습니다. 거래처나 회사에 가서 식사를 하다 보면 으레 와인 한 잔쯤은 반주로 나오더군요. 코르크 향을 맡고, 글라스를 잡는 손놀림은 이제 조금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와인이라는 것은 저에게 있어 하나의 큰 벽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책이 안준범 작가님의 '와인을 마시는 CEO'라는 책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보며 와인에 대한 입문서가 아닌가 생각하였는데, 첫 장을 읽고 제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이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이 책이 입문서라는 사실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이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는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예의범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좀 더 큰 스케일의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전통적인 와인의 고장, 프랑스에서 저 멀리 브라질과 같은 신세계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한 줌의 포도 씨앗이 어떻게 살아가며 자신의 맛과 향을 드러내는지, 그 모든 여정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네요. 중간 중간 드러나는 저자분의 와인에 대한 다양한 상식도 대단하지만, 포도나무에 땅에 묻혀 자라나고, 와인이 되기까지의 일대기는 이 책의 부제를 '포도나무 자서전'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합니다.

'보편성 안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라', '가치를 높이는 타이밍을 기다려라' 포도와 와인에 대한 예찬은 어느새 삶의 살아가는 철학을 대면하게 됩니다. 똑같은 품종의 포도나무라도, 흙의 성분, 나무의 수명, 심지어 나무 사이의 간격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그는 이러한 와인 속 세상이 마치 인간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초등학교를 거쳐, 중고등학교 시절에 똑같은 교육을 받아도 사회에 나가는 모습은 각기 다른 것처럼 말이죠. 그 중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는 '테루아르, 하늘과 땅의 지혜를 기억하라.' 장에 나온 보편성과 개성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개성적이지만 통하게.
개성을 파악하는 것 이상으로 그것을 알리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개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소중히 가꿔나가는 것 이상으로 꿋꿋하게 자기를 표현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보편적이지만 특별하게
보편성 속에 안주하는 사람은 시대의 대세에 휩쓸려 수동적으로 운명을 내맡긴다. 보편성 속에서도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쌓아가는 이는 시대가 어디로 흘러가든 스스로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은 개성과 보편성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개성과 보편성은 대립적인 가치로 오해하기 쉽지만, 이 두 가지 가치가 조화를 이루어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탄생할 때, 비로소 하나의 제대로 된 와인이 탄생한다고 하는군요. 마치 개성이 너무 강한 와인은 신맛이 강해 먹기가 힘들고, 보편성만 있는 와인은 아무 가치가 없지만,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룬 와인은 최고의 와인으로 평가받듯이 말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왠지 모르게 작가가 부러워졌습니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삶과 와인, 이 두 가지는 확실하게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니까 말이죠. 저도 언제쯤 이분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와인을 읽다 얼떨결에 인생을 읽어버린 '와인 읽는 CEO', 소중히 간직하며 다음엔 와인과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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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애아의 아빠는 웃을 자격이 없다.... 아빠, 어디가?

장애인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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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 이 비극적인 질문에 선뜻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답안은 '신이여, 나를 구원해 주소서.'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많은 장애인이 살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힘껏 사회에 적응하며, 삶을 이어나가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격리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이도 상당수이다.

그나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 장애인이 된 사람은 행운아이다. 좋든 싫든 자신의 삶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만약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들이 장애아라면? 그저 웃으며 아이들을 반겨줄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프랑스에 사는 작가 '장 - 루이 푸르니에'는 그와 같은 비극을 겪었다.

그는 사회에 지탄을 받는 악인도 아니었고, 장애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그는 로또 복권에 당첨되지 못한 어제처럼, 아주 조금 운이 없었을 뿐이다. 그날의 불운이 그의 내일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40년 후, 두 장애인 아이의 아버지이자 작가로서 그는 한 권을 책을 출간하였다. 책의 이름은 '아빠, 어디 가?'. 두 아이의 어린 시절 모습을 그린 육아일기이자 자서전인 이 책의 이름은 그의 두 아이가 그에게 할 수 있었던 유일한 한 마디를 제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눈물을 터트렸다.


평범한 아빠의 장애인 육아일기

책의 이야기들은 단편적인 아이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처음 첫 아기인 마튜가 태어났을 때의 환호, 장애인 판정을 받았을 때의 절망, 그리고 두 번째 아기인 토마에 대한 이야기... 글 곳곳에는 두 장애인 아이를 가진 싱글로서 정상인과 다른 장애인의 삶에 대한 고민이 곳곳에 묻어나오고 있다. 두 장애인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화제가 되어 처음으로 TV 프로에 출판되었을 때, 장애인을 보며 웃으면 안 된다고 웃는 장면을 편집하는 것을 보고 그는 왜 안되지라고 반문한다. 정상적이지 못한 아이들은 모두 불행하다고 생각한 것일까?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괴리감은 본문에 잘 드러나 있다.
정상적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상황에 있다는 뜻, 꼭 그래야 하는 상황에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평균 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평균 안에 드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평균에 들지 않는 사람이 더 좋다. 아니면 평균보다 높은 것이 낫다. 평균보다 낮으면 또 어떤가. 어쨌든 남들과 같은 것은 싫다. 나는 '남들과 다른'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남들을 늘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푸르니에가 살아온 삶은 휴먼드라마 속 스토리처럼 결코 감동적인 에피소드로만 가득 차 있지 않다. 두 번째 장애인 아이를 낳은 날, 그는 아내와 이혼을 하였고, 정신질환에 가까운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하였다. 정상적인 아기를 든 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아이를 떨어트리기를 원했을 정도이니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강박관념은 결코 말로 표현할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었으리라.

마튜는 아직 그의 인생을 꽃피우기도 전인 10대에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그리고 30대이지만 아직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간직한 토마는 요양원에서 쓸쓸한 삶을 마감하고 있다. 만약 그가 정상인이었다면, 저 멀리 미국으로 건너가 훌륭한 사업가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에서 기적은 항상 벌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삶을 마무리 짓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생각해 본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지만, 어떤 아이가 나올지는 오직 신만이 아는 일이다. 선택할 수 없는 삶, 그래서 문득 겁이 났다. 가끔 TV프로를 보면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습을 특집으로 보여주지만, 말 그대로 그들의 삶은 매우 특별한 케이스이기에 특집 프로로 편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 혹은 장애인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결코 행복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미처 해주지 못하였던 말들을 용서의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갔다고 한다. 그저 그의 용기에 감탄할 뿐이다. 내가 만일 그였다면 지난 30여 년간의 삶을 희생이 아닌 용서라고 표현할 수 있었을까? 절망 속에서도 아이들을 생각했던 그를 위해, 나 또한 용서를 구하여 본다.



  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장-루이 푸르니에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처음으로 두 장애인 아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15살이 되어 하늘나라로 가기 전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마튜, '아빠 어디 가?'와 '감티기(감자튀김)'만을 반복했던 토마에게 쓰는 작가의 진심 어린 편지이자 아들들에게 그토록 해주고 싶었던 선물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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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속 향기에서 인생을 마시다. 땡큐! 스타벅스

커피속 향기에서 인생을 마시다.

하루의 대부분을 연구실에 앉아 싸구려 커피믹스로 허기를 달래는 나에게 누군가 '커피향 속에 담긴 인생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정신병원에나 가라고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을 것이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500원짜리 싸구려 커피캔은 아무런 향기도 느껴지지 않는 무색무취의 각성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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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커피캔처럼 무미한 삶을 살아가던 나에게 최근 한가지 특별한 취미가 생겼다. 주말에 시내에 나가는 일이 생기면, 커피점에 들려 마음에 들 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특별한 오후'라고 이름붙였다.

정확히 언제부터 특별한 오후를 보내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무심코 돌아본 쇼윈도우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그들의 모습에 조금 시샘이 났고, 어느새 나는 커피점 문을 열고 있었다. 다소 주눅이 든 채, 홀로 들어간 커피점은 놀랄만큼 따뜻했고, 그 누구도 내가 시간을 보내는데 방해하지 않았다. 나는 만족할만큼 충분히 즐길수 있었다.    

커피속 향기는 인생을 바꾼다. 나는 얼마전 이 사실을 조금은 깨닫았고, 나보다 먼저 커피속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마이크. 내가 그에 대해 알고있는 사실은 그의 나이가 올해 64세이고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여전히 스타벅스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뿐이지만, 그가 기록한 몇가지 특별한 즐거움은 그를 친구로 받아들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마이크가 들려준 조금 특별한 이야기

그는 한 때 JWT라는 거대한 광고회사에서 근무했고, 치열한 경쟁속에 이사직으로 승진하였으며, 그리고 해고당하였다. 그의 인생은 경쟁으로 가득찬 삶이었고, 사실 그의 인생이 거기서 끝이었다면 나는 그를 기억할 필요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삶을 찾았고, 먼 미국을 거쳐 국내에도 '땡큐! 스타벅스'라는 책을 내놓을만큼 이전보다 더 유명해졌으며, 그리고 나와 같이 삶을 즐길만한 친구가 되었다. 나는 기꺼이 '마이크'라는 이름을 네가 존중하는 세 번째 사람에 올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 (물론 첫번째와 두번째는 부모님이다.)

크리스털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었다. “아버님은 아주 잘해주고 계세요.” 크리스털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으시죠. 우리는 아버님과 함께 일하는 게 즐겁답니다.” 로라와 다른 아이들이 미소를 머금었다. 아마도 아이들은 내가 오만한 독불장군처럼 굴고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사람들하고 어울려 잘 지낸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는 놀라고 있었을지도……. - 26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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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그는 몇 가지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누군가를 밀어내고 경쟁을 하는 대신 함께 일하는 공유라는 말을 배우고, '우리'라는 말이 남과 나를 갈라놓는 경계선이 아닌 서로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가 불혹의 나이를 넘어, 처음으로 배우게 된 이 특별한 경험은 이전에는 느낄수 없었던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고, 글을 읽는 내내 나는 부러움을 느꼈다.

우리는 늘 경쟁을 하며 살아간다. 학창시절에는 수능과 시험으로 우열을 가리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직장을 가지고, 또 그 안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서는 것만이 어느새 인생의 최고 목표가 되었다. 그것은 나도 그렇고, 마이크도 그러하였으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직장을 위해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야근을 하는 상사, 멋져보이지 않는가. 그렇다. 우리는 이미 경쟁에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마이크는  '땡큐! 스타벅스'을 통해 경쟁외에도 또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찾을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과연 나는 행복하다 할 수 있는가? 다시 내 가슴에 손을 갖다 댔다. 다시금 훈훈한 사랑, 평화, 행복이 느껴졌다. 확실히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 혹시 이제껏 내가 저지른 그 많은 과오들은 내가 편안하다고 착각하고 살았던 누에고치를 깨부수고 나오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게 아닐까? 내가 삶이 풍성하고 빛이 가득한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모르겠다. 생각을 제대로 정리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내 가슴이 느끼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 226쪽 중에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더 많은 돈과 더 높은 지위가 우리가 알고있는 행복을 쟁취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을 찾아나서는 일이 반드시 한 가지 길만이 있는 것만이 아님을 마이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누군가 함께하는 즐거움, 그리고 즐거움을 같이 공유할 장소. 마이크에게 있어 스타벅스는 바로 그러한 장소였고, 그는 자신의 삶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담았다. 비록 스타벅스에는 자주가지 못하지만, 나도 내가 가진 커피믹스 한 잔에 그러한 여유를 담을수 있지 않을까. 삶은 커피 한 잔의 여유와도 같다. 비록 싸구려 커피믹스라도 누군가 함께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면, 충분히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는 스타벅스를 통해 그 것을 배웠고, 나는 그를 통해 이 사실을 배웠다.

'땡큐! 스타벅스'는 매우 유쾌한 책이다. '별다방'과 '된장녀 클럽'을 부르짖는 이에게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책이겠지만, 커피잔에 담긴 인생의 쓴맛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내가 마이크를 통해 세상을 배웠듯이, 그대 또한 조금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땡큐~ 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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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문학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흔히 신(God)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시간을 주었다고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마치 똑같은 시간에 태어난 쌍둥이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다 서로 다른 시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오늘 이야기하던 친구가 당장 내일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나는 시간이 공평하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벤자민 버튼. 내가 그를 만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의 나이가 몇 살인지, 혹은 지금도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찌되었든 그는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태어났고, 그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최초의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그는 문학적 은유가 아니라, 실제 자신의 삶을 정 반대로 돌려놓았다. 그것이 그가 원했던, 원치 않았던 말이다.

영화  vs 문학, 달라진 벤자민 버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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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은 영화와 소설 속에서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인생을 체험한다. 영화속에서 그의 첫 모습에 놀라 버려진 그는 양로원을 운영하는 퀴니 아주머니에 의해 부양된다. 그의 첫 사랑은 여타 다른 아이들처럼 10대에 처음 찾아왔는데, 할아버지 모습을 한 버튼의 모습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던 데이지 양이 바로 그가 사랑한 여인이었다.

삶은 단조롭게, 때론 격렬하게 흘러간다.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인생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해 주던 조언자들은 하나둘 침대에서 무덤속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만큼 나이를 먹은 버튼은 뱃사공으로서 인생의 첫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는 뱃사공으로 일하며 전쟁에 참여하기도 하였고, 술도 처음으로 마셔보았으며 여자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였다. 나름대로 인생에 충실한 삶을 살던 그는 몇년뒤 첫사랑인 데이지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 둘 사이에는 한 명의 딸아이가 태어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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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버튼이 다소 격정적인 삶속에 사랑하는 이의 품에 묻혀 최후를 맞이하였다면, 소설속 버튼은 너무나도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는 영화속 버튼과는 달리 추레한 모습을 가지고도 부모님에게 버림받지 않았으며, 나름대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물론 그의 아버지는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고, 동년배 또래 아이들처럼 밖에서 뛰노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였지만 그것은 그의 늙은 몸에 기인한 것이지, 그의 마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0대가 되자, 그는 거동을 할 수 있을만큼 젊어졌으며, 댄스 파티장에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이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힐러가드. 젊은 남자들과는 대화가 안된다고 생각한 그녀와, 벤자민과의 만남은 마치 운명처럼 이어졌고 마침내 그들은 신부측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버튼은 점점 젊어졌고, 힐더는 점차 나이를 먹게 되었다. 첫 전쟁에서 전공을 세워 장군의 지위에 오르기도 하였던 그는 다음 전쟁에서 너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영을 거부당하게 된다. 반면 힐더는 소녀에서 여인으로 그리고 노인으로.. 첫 사랑 당시의 색을 잃어버리게 된다.

목가적으로 보이는 단조로운 삶은 버튼이 유치원생보다 작아져, 아기가 되고 유모의 품에 안겨 어둠을 받아들이면서 끝이 난다. 그것이 그의 죽음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의 기록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그의 시간을 남들과 다른, 조금 독특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도 다른 이들과 똑같은 삶을 살으며 자신의 인생에 충실하였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이 아니지만,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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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서 영부인으로.. 미셸 오바마를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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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썩 좋아하지도 않고, 미국인이 아닌 토종 한국인인 나에게, 저 태평양 넘어 존재하는 미 대통령의 이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 합중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그의 이름은 지난 수개월간 신문기사의 탑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고, 그의 이름이 담긴 오만가지 책들은 서점 한 켠을 장악하며 어느새 나의 머릿속에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을 새겨넣게 되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을 기억하는 이들도 '미셸 오바마(Michelle LaVaughn Obama)'란 이름 앞에선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 거릴지 모르겠다. 특히나 현지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미국에 살거나 현재 미국의 정치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최초의 흑인 대통령 아내이자, 최초의 흑인 퍼스트 레이디인 그녀의 이름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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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의 경험이 없는 내가 흑인 운운하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미국내 뿌리깊은 흑인에 대한 편견과 갈등을 불행히도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순수 흑인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흑인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은 버락 오바마를 구해낸 이는 바로 '노예와 노예소유주의의 혈통'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녀였으며, 그녀가 있었기에 오늘날 최초의 흑인 대통령 역사가 쓰여질 수  있었다.

그녀가 처음부터 특별함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갈대밭에 널린 갈대 중 하나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의 아버지는 억대 재산을 가진 명문가의 후손이 아니라, 시카고시에서 상수도 펌프 운영기사로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가정을 위해 홈쇼핑 잡지사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 또래 다른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미셸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녀 스스로 무척 노력광이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마침내 마침내 프린스턴 대학교를 거쳐 하버드 법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을수 있었다. 평범한 흑인 가정의 아이가 하버드 대학의 박사 학위를 받는 일은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졸업 이후 그녀는 로펌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곳은 그녀를 제외하고 단 한 명의 흑인만이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그녀는 미래의 남편과 처음으로 대면하였다.

시간이 흘러 그녀의 남편은 정계에 진출하고, 그녀 역시 버락이 연설하는 진정으로 바라는 미국의 정신에 빠져들게 되었다. 시작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보수주의자들의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연설장을 가득메운 사람들을 보며, 감격의 목소리로 외친 '어른이 된 후 생애처음으로 내 나라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말은 이틀날 보수 언론지에 의해 '저는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겁니다'라는 말로 반박을 받았다.

'비중있는 최초 흑인 대통령 후보의 부인으로서 그녀가 최근 선거운동에서 풍내를 감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긍심과 당혹감이 뒤섞인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애국심이 없다는 말을 듣고, 20년도 더 전에 쓴 글 때문에 급진적이라는 수식어를 얻어 듣는 것도 모자라, 고정관념의 최고봉인 '성난 흑인 여성'이라는 별명까지 떠안게 되었다. 게다가 정치적 '개조' 전략을 따라 이미지를 누그러 뜨리고 미국 주류 사회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ibid

당시 개재되었던 한 평론가의 대화중 일부이다. 그녀는 다니던 교회의 목사에서부터 수십년전 졸업 논문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분석당하였고,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맹렬한 비난의 공세를 받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그녀는 현명함을 잃지않았다. 어릴적부터 노력해온 일상들은 결코 그녀를 배반하지 않았으며, 서투른 풋내기 광대처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불과 몇 주사이에 사람들을 이끄는 스타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다음 번 대선 후보로 그녀의 이름을 올리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평범한 소녀에서 대통령의 영부인이 되기 전까지.. 그녀는 수많은 편견과 싸웠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그녀가 대통령의 영부인이 되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나는 그녀에게 존중의 찬사를 보낼 것이다.

노력하는 이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비록 그녀에게 있어, 나는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본 수많은 독자중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삶과 노력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인생을 승리로 이끈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자. 미셸 오바마. 이제 나는 그녀의 이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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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촛불의 기억, 어둠은 빛을 결코 이길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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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으로 촛불을 들었을 때, 나는 이 작은 촛불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좀 의문스러웠다. '훗~' 하고 불면 금방 꺼질듯이 위태롭기만 하였던 촛불.

그러나 그 해 여름이 끝나고, 모든 이들의 가슴에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났을 때, 나는 촛불에 대해 더이상 그 어떠한 의심도 가질수 없게 되었다. 함께 고민하고 모두가 웃었던 촛불시위, 때론 울고싶을 정도로 분한 일도 있었지만 인내하고 웃으며, 그 날의 기억은 그렇게 모두의 가슴속에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되었다.

추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허나 모든 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조금 두렵다. 왜냐하면 아직 그 누구도 그 날의 시위에 대해 진심어린 고찰과 제대로 된 평가를 남기기 못하였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아직도 촛불속에 담긴 민주주의에 대해 찬양하기에 바쁘고, 보수 진영에서는 해묵은 빨갱이들의 논리로 촛불 그 자체를 보는 것을 거부하였다. 그리하여 그 날의 일은, 마치 신기루처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기억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5년, 10년뒤에 오늘의 일을 말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말할 것인가. 개개인의 감성이 아닌 좀 더 명확한 생각의 잣대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나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하였다. 허나 오늘은 그 마음속 짐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리라 생각한다. 얼마전 한겨례출판사에서 그간의 촛불시위를 정리한, '2008 촛불의 기록,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습니다.'를 출간하였기 때문이다.

2008 촛불의 기억...
서적은 그 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지금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보고서이다.  보고서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사실 이 서적은 통계 그래프가 나오는 딱딱한 서적이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 입을 통해 그 날의 일을 기록한 일종의 수필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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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지난 4월, 미쇠고기 수입 고시를 시작으로 왜 학생들이 가장 먼저 분노하고 거리로 나서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행진에 직장인, 정치인, 심지어 종교인까지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현장속 사람들의 입과 눈을 빌려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광우병 사태로 촉발된 기억은 이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탄핵 운동과 조중동 언론에 대한 구독저항 운동으로 이어진다. 이 기록들은 결코 과장되거나 미화되지 않는다.

서문에 '기억의 낭만화'를 피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저서속 기록은 현장의 목소리를 빌리되, 현장에서 한 걸음 벗어난 시선으로 그 날의 일을 말하고 있다.

이 것은 그동안 찬양으로 가득찬 기사만을 보아오던 우리들에게 조금은 낯선 경험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객관성을 가지고 좀 더 넒은 시선으로 촛불시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는 점에서 한 번쯤 꼭 경험해 보아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 우리는 무엇을 남겼는가, 그리고 무엇을 남겼는가. 꺼진 촛불들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제 조금은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야 할 때가 온 것같다.

계속.. 마침표가 아닌 쉼표.
생각해보면, 지난해 벌어진 일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광장의 촛불은 잦아들었지만, 불빛에 비추어진 일렁임은 여전하다고나 할까. 이제 촛불은 삶에 스며든 빛이 되었다. 포털서비스의 한 게시판 서비스에 불과했던 다음 아고라는 어느새 '민주주의의 성지'라는 이름하에 새로운 시민그룹, '아고라인'을 탄생시켰고 아프리카를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던 현장 리포터와 수많은 시민기자들은 오늘도 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민들은 과거에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모순들을 더이상 나몰라하지 않는다. 조중동 구독반대는 어쩌면 지엽적인 일에 불과하다. 그들은 이제 정부, 나아가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에 대해 고통을 감내하고 저항하는 법을 배웠다.

이제 거리에 나서도 촛불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듯이, 촛불의 마음은 누군가에서 누군가로 심지에 불을 밝히며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2008 촛불의 기록, 그 날은 기록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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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쇼크, 생존을 위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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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되는 경제관련 서적들을 보면,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웠던 재작년과는 달리 위기에 대비하라고 조언하는 서적들이 늘고있다. 국민소득 2만불이 무너지고, 지난해 기업들의 성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터지는 것을 보면, 경제 위기는 생각보다 가까운 지척까지 와있고, 생존을 위해 '고난의 시기'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 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생각해보면 두려운 일이다. 97년 IMF 시절이야, 아직 학생인 관계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내가 겪어야 할 어려움들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렵고 또 억울하다. 오늘날 경제 위기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명박 정부의 정책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인데, 그 책임은 우리가 져야한다니 이보다 또 억울한 일이 어디있을까. 투표 한 번 잘못한 것치곤 꽤나 호된 시련을 맞고 있다.

이런 생각은 나만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얼마전 알라딘 서평단을 통해 지원받은 '토털쇼크, 어떻게 살아남을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공동저자인 방현철씨가 현재 '주간조선'의 비즈니스 분야 편집실 기자로 있다는 사실인데, 조선일보이면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서적에 담은 것을 보면, 정말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아니면 이 부분은 공동 저자인 강용훈씨가 쓴 것일까.

어찌되었든 저자는 10년전과 비교하여, 현재 국내 경제가 다음과 같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1. 현재 세계경제는 미국중심의 경제체제 붕괴로 큰 위기를 맞고있다.
2. 파생상품의 등장으로 이전과는 달리 정확한 피해액을 집계하기 어렵게 되었고, 손실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3.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퇴출기업들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관계로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4. 강남 부동산 버블은 반드시 꺼진다.

이중에서 주목할 부분은 강남 부동산 버블이다. 부동산은 지난 30년간 일반인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할아버지가 어느날 땅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혀 낯선 말이 아닐 정도로, 급격한 산업화와 수도권 밀집현상은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집값을 연일 들썩이게 하였고, 이제는 집 한 채, 빛을 내어 산 다음 두 배로 판다는 말이 부동산 재태크의 ABC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해볼 때, 3,4억하던 집값이 불과 1,2년 사이에 10억이 되었다면 그 반대도 언제든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부동산 시장은 지금 급격한 침체를 맞이하고 있고, 국내 버블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감세하고 제 2 롯데월드와 경인운하로 부동산 버블이 꺼지지 않도록 조장하고 있지만, 내가보기에 부동산 버블 붕괴는 피할수 없는 필연적 운명처럼 보인다.

버블이 붕괴되면 어떻게 될까. 솔직히 부자들은 별걱정 아니다. 그러나 은행에서 대출받고, 사채를 내어 집값 오르기만을 바라보고 집을 산 서민들이 과연 버블이 꺼졌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은행의 독촉 전화에 시달려보신 경험이 있다면, 결코 희망적인 답변만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빛을 줄이고, 쓸데없이 여유를 부리지 마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겨울철 동면하는 곰처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현금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빛을 지지 않은채 그저 웅크릴수 밖에 없는 것이다. 쪼잔하지만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 서적의 추천 문구는?
'열심히 일하는 것'과 '제대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열심히 뛰었으니까 잘 봐달라'는 애기는 지금 당장 위기로 실직의 공포에 잡혀있는 보통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서문

왜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주가는 하락했고 회사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이는 걸까? 모두들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만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 1장 외환위기보다 큰 놈이 온다.

모르면 당한다는 걸 1997년 외환위기 때 많은 사람들이 배웠다. 당시 우리는 무지했다. 외신이 IMF의 자금 지원이 임박했다고 떠드는데도 순진하게 관료들이 'IMF엔 가지 않는다'고 한 말에 속았다. - 4장 2008년 한국, 1997년을 답습하는가?

이 서적의 추천할 부분은?
일단 어려운 전문용어가 사용되지 않아 상당히 읽기 쉽다. 또 '채권 투자를 할 때 주의해야할 점?', '외국계 보험회사에 돈 넣어두었을 때 보장받는 법'과 같이 문답식 형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이 서적은 누가 읽을 것인가?
현재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가장 추천한다.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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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잡스가 그려낸 완벽한 세상,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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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잡스, 제가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된 시기는 '픽사의 CEO' 시절이었지만 사실 그의 이름은 픽사보다 애플이란 명함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맥북, 아이팟, 아이폰. 개발자의 입장에선 폐쇄적인 플랫폼과 유통구조에 과연 이 제품이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매년 수천만대를 팔아치우며, 영향력을 과시하는 애플과 그를 지지하는 열광적인 팬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그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애플사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그의 비법은 무엇일까요. 그에 대한 새 평가서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이 얼마전 출간되어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잡스처럼...'은 애플의 성공비결로 단순화에 주목합니다. '단순화'란 '집중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할 때 애플은 모든 제품을 포기하고 단 4종류의 컴퓨터만을 생산하였으며, 불필요한 프로젝트를 줄여 기업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의 타켓층도 모든 이들을 위한 제품에서 소수의 위한 제품으로 타켓층을 바꾸었습니다.

파산 직전에 걸었던 승부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애플은 불과 1년 사이에 촉망받는 기업으로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만약 당시 임시 CEO로 있었던 잡스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겼을 지라도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 못하였을 겁니다. 그러나 잡스는 여기에 한 가지 일을 더 해냅니다. 바로 '창조'와 '첨단'을 애플사에 부여한 것이지요.

흔히 애플사의 제품은 상자부터 다르다고 합니다. 마우스 집어넣는 상자 하나하나까지 손을 본 애플사의 제품은 모든 제품을 철저하게 통제하려 했던 잡스의 집념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며, 통제된 상자속에서 꺼낸 창조적이고 첨단을 달리는 제품들은 하나하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제품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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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완벽주의자였습니다. 그는 픽셀 하나하나까지 완벽함을 추구하였고, 그것은 곧 제품의 완성도로 이어졌습니다. 차선책이 아닌 오직 최고만을 위한 선택. OS X의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여러 디자인들이 그의 시기에 완성되었습니다.

또 잡스는 능숙한 협상가였습니다. 그는 그간 MS와 맥 진영 사이에 벌어지던 특허권 분쟁을 종식시키고 막대한 지원금과 MS의 맥 오피스 개발건을 이끌어 냈으며, 이어 ADOBE, 매크로미디어와의 협상을 통해 폐쇄된 플랫폼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맥이라는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8,90년대 수많은 컴퓨터 메이커들이 독자적인 규격에서 인텔 - IBM 계열로 통합된 사례를 볼 때, 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물론 잡스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또 그의 통제적인 세계관으로 인해, 아이팟의 윈도우 지원은 수년뒤로 미루어졌고, 맥에 윈도우와 인텔 계열의 제품이 탑재된 시기도 최근에서야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니넷의 편집장 댄 파버(Dan Farber)는 그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잡스는 허접한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만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완고한 엘리트주의 예술가이다. 그는 이러한 행위를 마치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카소의 작품에 덧칠을 하거나 밥 딜런의 가사를 바꾸어 부르는 것과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반면 저자인 리앤더 카니는 잡스는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이며, 그의 행동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또 맥이 컴퓨터가 아닌 사람 중심을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였으며, 지난 10여년간 MS에 많은 양보를 하였다는 잡스의 발언에 주목합니다.

저서를 읽으며 빌게이츠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자의 일상을 엿볼수 있게 되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 나아가 그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조직들이 돈과 관련 프로세스를 투입하여도 성공하는 일은 극소수에 불과하지요. 그런 점에서 잡스의 통제적이고 완벽주의자적인 삶은 다른 성공한 몇몇 위인들과 더불어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통제와 완벽 그리고 혁신. 잡스만이 그려내는 완벽한 세계에 저 역시 나름대로의 세상을 그려낼 수 있을지 이 책을 발판삼아 노력해 봅니다.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 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리앤더 카니 지음, 박아람.안진환 옮김
12년 넘게 애플을 취재해온 저자가 기사 자료와 전·현직 애플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관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몰락의 길을 걷던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스티브 잡스는 어떤 방식으로 일했고 어떻게 위기들을 극복해냈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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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자국, 발전없는 아쉬움에 그리움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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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타지소설이라하면 NT노벨류를 가장 먼저 손꼽고 있지만 불과 10여년전만 하여도 '영웅문', '은하영웅전설' 그리고 '드래곤라자'가 최고의 작품이었음을 부인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 단순한 RPG식 영웅담에서 벗어나 생각을 던져주는 화두로 주목을 받던 드래곤 라자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와 같은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중에 하나입니다.

팬들의 사랑덕분인지 얼마전 이영도씨는 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판으로 '그림자 자국'을 출간하였습니다. 드래곤 라자와는 또다른 그 뒷 이야기, 과연 그림자 자국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작품은 후치의 시대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마법이 잊혀지고 과학이 번성하기 시작한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무척 독특한 사상을 가진, 모든지 볼 수 있지만, 그 무엇도 보고싶지 않아하는 예언가가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줄거리는 이 홀로 살고 싶어하는 예언가에게 권력이라는 귀찮은 날파리가 꼬이면서 시작됩니다. 전쟁에서 패한 바이서스 왕국이 승리를 위해 예언가를 납치하고, 드래곤은 자기 종족의 번영을 위해 예언가를 또다시 납치합니다. 심지어 왕비는 화가로 변장하여 예언가를 유혹하기도 하지요. 거듭되는 탐욕과 절망속에 예언가는 화를 내보기도 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도 하지만 점차 지쳐가는 것은 어쩔수 없나 봅니다.

이 불쌍한 예언가에겐 두 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왕거미와 이루릴. 독특한 이름을 가진 왕거미는 흔히 도둑이라 불리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저 유명한 아프나이델의 마탑을 등반하기도 한 실력있는 트레저 헌터입니다. 그녀는 아무런 조건없이 예언가를 도와주는데 힘을 아끼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녀 스스로가 위험에 처해 있을때도 말이죠. 일천여 년이 넘게 살아온 이루릴은 어느덧 왕국의 주요인사가 되었습니다. 드래곤과 친분이 있으면서도 왕국에 인연이 있는 그녀는 세상의 조율자로서 불쌍한 예언가에게 친절을 베풀어 줍니다.

작품은 '그림자 지우개'로 불리는 아티팩트가 등장하며 절정을 이릅니다. 그림자를 지우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지울수 있는 이 기적과도 같은 아이템은 왕비의 손을 통해 예언을 실행시키는 절대적인 무기로 변모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언가의 예언은 완결무결하게 이루어지지요.

작품에 대한 평가는 취향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릴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절반의 완성'이라는 평을 내리고 싶네요.작품 후반부에는 드래곤 라자의 시대가 다시 열림을 암시하는 부분이 있지만, 반대로 10여년이 지난 지금 작품이 독자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해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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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이영도씨가 드래곤 라자를 완간하였을 때, 그는 서양식 세계관과 그로인한 언어상의 한계를 극복해 내지 못하였다고 자평하였습니다. 

그로인해 한때 국내 판타지계에서는 구미호, 도깨비와 같은 한국의 전통 설화를 기본으로한 한국식 판타지가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림자 자국에서 그의 발언을 극복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무런 배경없이 '바이크', '비행기'와 같이 단어들이 사용된 점이나 절대적인 예언이라는 중세시대 서양의 세계관은 드래곤 라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원했던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또한 영원의 숲(드래곤 라자)과 죽은 자의 부활(퓨처워커)로 이어지는  철학적인 화두가 그림자 자국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점도 못내 아쉬운 점중에 하나입니다. 그림자 지우개를 통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아이템이 등장하였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지만, 왜 존재가 부정당해야 하는지 그리고 존재 부정의 부정이 긍정인지에 대한 생각을 너무 단순하게 처리한 점은 작품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인중 하나입니다.

반면 팬으로서 샌슨, 후치등의 옛이름이 등장하는 체스판이나 아무르타르와 같은 고룡들의 등장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 작품은 10여년전 드래곤 라자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평이 엊갈릴 것같네요. 여러분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실 건가요. 소설 '그림자 자국'에 대한 평을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그림자 자국 - 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 신작  이영도 지음
<드래곤 라자> <눈물을 마시는 새>의 작가 이영도가 3년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인간과 드래곤을 잇는 '라자'를 소재로 다룬 전작 <드래곤 라자>의 시대로부터 천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마법과 전설이 잊혀진 시대. 한 예언자와 1000년 전 아프나이델이 만들어낸 강력한 무기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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