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불에 지갑이 홀쭉한 이유는?

2008. 1. 5. 03:00Issue/Society

지난해 신문상에서 유독 많이 들었던 말을 손꼽자면 ‘서민 경제가 어렵다’라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언론사들은 거의 매주 경제특집 기사를 내보내며 경제가 어렵다고 성토하였고, 이번 이명박 당선자도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배경에 힘입어 대통력직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국민소득 2만 불에 도달했다는 사실, 혹 아시나요? 세계경기의 둔화와 고유가 속에서도 국민소득 2만 불을 비롯하여 주가 사상 최고치 기록등 지난해 국내 경기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4.8%라는 성장률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경제가 어렵다고 느낄까요. 지난 12월 26일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를 통해 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지표와 체감의 괴리
경제용어 중에는 ‘트리플 다운’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덩달아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게 된다는 경제 이론인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체감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통계청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경우 매달 35만원정도 적자생활을 하고 있고,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와 비슷한 7.72를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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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우, 대기업과는 별도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감소추세에 있으며, 50만에 달하는 예비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 문제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였습니다. 즉 전체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을 비롯한 서민경제에 이 같은 성장효과가 도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올해도 많은 분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말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택문제 또한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느끼게 하는 주요 원인중 하나였습니다. 종부세, 양도세등의 세율인상 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하락추세를 보였고 거래량도 전년대비 11%가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강남지역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0.5% 하락하여 정치노선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옥석이 가려지는 경제지표들
지표와 체감상의 괴리로 인해 지난해 일반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호황이 아닌 불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괴리감이 언제까지나 계속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많은 경제지표상에서 재도약을 준비하는 지표들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주가순자산비율은 1.3%로 10년 만에 1.0%를 초과함으로서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더 큰 정상적인 상태로 진입하였으며, 기업실적에 따라 주가실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시장내에서 옥석이 가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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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의 경우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공급과잉이 이루어져 시장이 불안정하였지만 올해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국내경제가 어렵지만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고물가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이미 전세계가 겪고 있는 지구촌 전체의 문제이며 누구도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누구나 어려운 사정은 마찬가지이지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이게 다 누구 때문이다’라고 남탓하기 보다는 서로가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사람들이 더 빨리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 삼성경제연구소 : http://www.se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