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2007. 12. 11. 09:26Issue/Society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피해가 날로 확산되어 가고있는 가운데, 이에 관련한 언론사들의 뉴스 보도도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도내용은 현지 사정 파악에서부터 사고 당시의 책임파악까지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보도중 일부는 사실확인 없이 한 쪽 주장만의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사실관계에 대한 전달보다는 감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보도된 몇 가지 기사를 살펴보았다.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죽음의 바다' 책임회피만 둥둥

9일자 한국일보 기사. 기사 중간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해경 조사에서 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들은 “예인선이 호출에 응답하지 않았고, 크레인을 실은 부선과 예인선을 잇는 와이어가 끊어진 상황도 전혀 보고 받지 못했다”며 예인선 측에 책임을 미뤘다. 이에 대해 예인선 관계자들은 “관제실에서 VHF 16번으로 호출해야 하는데 12번으로 호출하는 바람에 교신이 안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선박들은 항상 VHF 통신 16번 채널을 켜놓고 항만 당국의 비상호출에 응답해야 한다.
기사를 보면 관제실의 통제 잘못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잘못된 보도이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의 운영원칙을 보면 대산항은 ch12, 보령항은 ch67로 지정되어 있다. 사실확인없이 한 측의 말만 듣고 기사화한 전형적인 예.


경고받은 유조선, 안 움직였나 못 움직였나

조선일보의 오늘자 기사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기사 상단을 보면 추돌 한 시간전부터의 상황이 그림으로 그려져있다. 그림을 보면, 6시 50분에 예인선으로부터 '유조선을 옮겨달라'는 요청전화가 왔고 7시 15분에 유조선과 예인선이 충돌했다고 나와있다. 그런데 기사 말미를 보면 엉뚱하게 삼성중공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다. 인용된 말은 다음과 같다.

성중공업은 “그 정도 풍랑에서는 유조선이 엔진을 걸기 전 상태로 닻만 내리는 ‘스탠바이’ 상태로 있어야 하며, 닻 올리고 엔진 워밍업 해 출발하는 데 35분이면 충분한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일어나기 까지는 25분, 삼성측이 주장하는 시간은 35분. 물론 유조선측의 잘못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인선 잘못은 감추고 유조선 잘못만 부각시키는 이런 감싸주기 기사는 좀 곤란하다.

이외에도 꽤 많은 기사가 정보전달이 아닌 트래픽 유치를 위한 송고목적으로 쓰여져 오늘도 포털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역기능이라고 해야되나. 관심있으신 분은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란다. 이제 더이상 신문기사도 정보 안전지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