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의 신나는 서핑~ 서핑업.

2007. 7. 25. 20:32Animation/Ani-Review

It’s a true story…
태초에 물과 파도가 있었고,
이를 유유히 즐기는 족속이 있었으니, 바로 펭귄이었으리라…
- 고대 남극 벽화 중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펭귄 - 위대한 모험', '해피피트'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펭귄이 돌아왔습니다. '또 펭귄이야!'라고 야유를 보내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이번 펭귄은 무척이나 색다르네요. 깡촌마을의 서퍼 지망생, 코디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리얼리티쇼가 애니메이션으로?
리얼리티쇼라는 단어는 국내에 좀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르지만, '놀라운 가창력을 가진 소녀'와 같은 동영상을 보신 분이라면 대번에 리얼리티쇼가 무엇인지 짐작이 가실겁니다. 최고의 자리를 놓고 각 후보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담아 다큐형식으로 내보내는 쇼가 그것인데, 영화 서핑업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보며 인터뷰를 하거나 가끔씩 카메라맨들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또 화면이 안비칠때면 '기회는 이때다'라는 심정으로 온갖 쇼(?)를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리얼리티쇼의 한장면입니다. 게다가 서핑경기가 있는 날이면 SPEN에서 위성중계를 하기도 하고, 마치 실제 스포츠경기처럼 선수들의 프로필도 실시간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리얼리티한 장치들은 영화를 픽션으로 가득찬 허구의 세계가 하나의 리얼한 다큐멘터리로 승화시킵니다. 특히 십여년간 서퍼계의 황제로 군립한 '빅 Z'의 모험과 죽음, 그리고 추모행렬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눈을 뗄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셔핑업의 스토리는 사실 단순합니다. 깡촌마을 꽁막골에 사는 철없는 소년 '코디'가 서핑대회에 참가하여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는 스토리가 이 영화를 전부입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이야기가 시시한 이야기로 막을 내리지 않는데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해지고 싶어 카메라만 보면 '카메라 돌려요! 내 멋진 모습을 두고두고 돌려보고 싶을테니까'라고 한껏 거드름을 피우지만 결국 망신살만 뻗치는 초보 서퍼 토디,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을 아버지로 둔 세계최초의 치킨 서퍼 조, 전설적인 프로모터 '돈 킹'을 생각나게하는 레지, 밖에선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만 사실 트로피 닦기에 여자이름 붙이기가 취미이고 마마보이인 탱크.. 아무리 악역이라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들을 모습을 보면, 왜 이 영화가 미국에서 COOL하다는 평가를 받았는지 금방 아실수 있을겁니다.

레게스타일의 힙합?!
마지막으로 서핑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OST입니다. 바닷가에서 모닥불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듯한 'Reggae Got Soul', 왠지모르게 10대 청소년의 투정거림이 귓가에 와닿는 'Lose Myself' 때론 하와이에서 알로하춤을 추는 기분으로 또는 태풍우속에서 나뭇조각 하나에 의지한 기분으로 매번 새롭게 바뀌는 다양한 OST들은 서핑업의 진정한 매력중 하나입니다. 한여름의 해변가에 딱 어울리는 곡들이라고 할까요.

서핑업은 올 여름시즌에 가장 주목할만한 팝콘영화입니다. 어려운 생각이나 고민따위는 할 필요없이 의자에 앉아 1시간 반동안 즐겁게 웃다 가시면 됩니다. 극장에 가서 어떤 영화를 고를지 고민되실때, 서핑업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