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어느 비평가의 독백, 라따뚜이
2007. 8. 13. 20:30ㆍAnimation/Ani-Review
영화를 비평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축복받은 일이자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수년간에 걸쳐 고생끝에 제작한 영화와 감독을 뒤로한채 1시간 반이라는 짦은 시간안에 마치 시간제한이 걸린 회전초밥집에서 허겁지겁 초밥을 우겨넣듯이 영화를 집어넣고 줄줄히 글을 뱉어내는 일.. 그것이 바로 비평가의 비극이다.
영화 라따뚜이는 작품을 본지 2주일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다.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쥐, 레미와 능력은 보잘 것없지만 쥐를 파트너로 인정해줄 만큼 너그러운 남자, 링귀니, 여자로서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가지만 그 누구보다도 정열적인 꼴레뜨.. 그리고 이고.
난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사랑하지. 그렇기 때문에 난 형편없는 음식따윈 삼키지 않아
미식가가 아닌 요리 애호가인 이고는 작품내에서 구스토가 자살하도록 한 악역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진실된 모습을 보게된 순간, 나는 그를 결코 미워할 수 없게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바로 '안톤 이고'이자 바로 나(Me)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는 무척 깐깐하다. 요리사들이 심열을 기울여 만든 요리도 마음에 들지않으면 가차없이 깎아내리는 비평가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의 일이자 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정이 그리운 사람이다. 친구과 가족도 없는 텅빈 저택안에서 홀로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유일한 일거리이다. '정'이나 '사랑'따위와는 거리가 먼 오직 '일'과 '평가'만으로 이루어진 세상. 그것이 바로 이고의 세상이자 우리들의 세상이다.
레미는 그런 이고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값비싼 전체요리가 아닌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소박한 요리속에서 이고는 그동안 자신이 잊고지내던 마음을 되살린다. 그것은 이 세상 어떤 요리사들도 해내기 힘든 하나의 위대한 기적이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수는 없지만 그 배경이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그 요리사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더 낮아질 수 없이 미천한 존재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현재 파리의 최고 요리사라는 것이다.'
안톤 이고의 마지막 독백은 지금 이 시대의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지막 용기이자 관용이다. 우리들은 레미를 받아들여줄수 있었을까?
Good : 가족애, 로맨스, 코메디, 액션.. 이 모든것이 완벽하다.
Bad : 위기상황이 너무 쉽게 해결되어 긴장감은 좀 부족. 하지만 편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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