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넥타이와 부고
새해의 일이다. 어머니와 함께 외출 준비를 하는 도중에,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향년 91세. 주무시듯 돌아가셨다고 한다. 늘 그렇듯 후회가 된다. 마음 속 정정한 모습만 기억한 채, 바쁘다는 핑계로 생전 잘 찾아뵙지 못한 것이. 검은 넥타이가 하나 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나는 후회하는 바보이다. 밤을 새워 포항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성인이 되서 처음으로 큰 외삼촌을 뵈었다.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영정사진 속 할머니도 보인다. 죽음. 비로소 실감난다. 이것이 현실이구나…. 후회하며,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이후의 일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신발을 정리하고, 매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조의금을 받으며, 장지와 비석에 대해 확인하고…. ..
201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