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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기/2006 Diary

역사를 땅에 묻어버리면 무엇을 볼 것인가..

꽤 오래전 일인데, 국민학교 시절 고속철에 대해 반에서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경주에서 유적지 부근에 철도를 놓을려고 하는데 이를 찬성해야 할지 반대해야할지를 논하는 토론이었죠. 대략 10여년전쯤 일인데, 오늘 이와같은 토론이 뉴스화되었군요.

몇일전 조사단의 발표로 인해 덕천리 부근에 수천점의 신라시대 초창기의 유물이 발견되었고, 이는 초기 신라의 발전형태와 문화상을 제대로 알려줄 귀중한 사료라고 판단되었답니다. 그런데 철도공사측에선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겠다는군요. 이유를 들어보니 "유적의 중요함은 인정하나 공기안에 공사를 마치기위해 어쩔수없다. 다만 위에 흙을 8~10m 덮어 나중에 대비하겠다"라고 합니다. 정말이지 어이가 없는 발언입니다.


사실 이 공사는 시작부터가 잘못된 공사입니다. 처음 노선을 정할때는 당론에 이끌려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을 만들어 버렸고, 경주 노선을 보면 고분군을 그대로 관통하여 철로를 건설하는 그야말로 문화파괴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통 상식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예라고나 할까요.

사람들이 경주를 방문하는 이유중에 가장 많은 이유는 바로 신라시대의 유적들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백제와 고구려시대 유적들은 현재 그 상당수가 소실되었고, 유일하게 원형보존이 잘 된 유적들이 바로 신라시대 유물들이죠.그렇기때문에 학교에서 단체여행으로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이 경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문화재로 먹고사는 도시에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위해 문화재를 밀어버리고 고속철을 건설한다니.. 앞으로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역사를 사랑하는 경주'라는 슬로건을 내걸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군요.

흙을 덮어서 혹 지하에 있을지도 모를 유물들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하는데, 땅속에 묻혀있는 유물들은 그다지 가치가 없습니다. 유물들의 진정한 가치란 발굴되어 사람들에게 인식될때 그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지요. 게다가 나중에 발굴할려면 그 철도를 다 걷어내고 발굴해야할텐데, 그 예산은 또 누구의 돈으로 집행해야할지.. 참으로 답답한 현실입니다.

옆나라에선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어 자기껏이라고 우기는 현실속에서 있는 역사도 부정하고 다시 땅에 묻어버리겠다니.. 이런 비극이 또 어디있을지.. 왠지모르게 우울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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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너굴재롱이 2006.10.25 20:00

    2년전에인가 작년인가 ;; 강의시간에 들엇던 이야기가 아직까지 ;;
    저도 문화재를 일케까지 해서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고솓철도 타는 승객들도 글케 많지도 않은거 같더니 ㅡㅡ;

    • BlogIcon 소금이 2006.10.26 01:07

      고속철이라는 국책사업도 분명 중요하지만 자국의 역사를 제대로 보존하는 일또한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일입니다. 정부가 중심을 못잡고 당론에만 끌려가더니 결국 이렇게 문제가 터지는군요;

  • BlogIcon AYIN 2006.10.25 22:07

    철도 터널 뚫기 VS 문화재 발굴 논란은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지겹게 봐온 주제...-_-;;
    발굴을 한다해도 보존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말입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6.10.26 01:08

      확실히 좀 쾌쾌묵은 논쟁이긴 하죠. ^^ 개발이냐 보존이냐하는 문제.. 그러나 최근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문제들을 볼때 지금은 역사보존을 좀더 중요하게 처리해야되지 않나 싶습니다. 혹시 또 아나요. 발굴된 유적중에 지금의 역사논쟁을 종지부 지을수 있는 획기적인 유물이라도 발굴될지.. ^^;

  • BlogIcon 상큼한장미향 2006.10.25 22:46

    아아 -_-;;; 정말 뭐하자는건지...
    문화재를 땅에 파묻어서 뭐할껀지 -_-;;
    뭐가중요한걸까요 ㅡ,.ㅡ;;;;

    윽... 소금님 블로그엔 오랜만에 댓글달아보네요...
    요즘 제블로그도 신경안쓰고 하다보니...

  • BlogIcon 현이 2006.10.25 23:50

    뭐가 더 중요한 것인지 판단을 잘못 내리고 있는 것인데, 뭐, 하루 이틀 일도 아니죠. 오로지 돈이 최고인 나라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일이랄까요. 아, 너무 냉소적인데. 암턴, 잘~ 하는 짓입니다. 에효. ;;

    • BlogIcon 소금이 2006.10.26 01:10

      확실히 보존이든 개발이든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고 수지타산을 맞추는 시대이니.. 조금 안타깝네요 ^^;

  • BlogIcon 9gle 2006.10.26 22:50

    솔직히 문화재 보호 중요하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것일까요?

    고속철도가 지나감으로써.. 관광객 유치와 그에 따른 수익으로 문화재 보호에 더 힘쓸수 있지 않을까요?

    제생각엔..
    최소한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재 더 쉽게 접할수 있게 해준것으로도 땅에 파묻힌 수많은 그릇보다 더 가치가 있을것 같습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6.10.27 02:01

      물론 9gle님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관광상품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하와이의 비키니해변, 인근에 더 좋은 해변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해변가에만 유독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이미지 메이킹이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의레 하와이하면 비키니 해변을 떠올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요.

      경주의 경우도 앞에 관용적으로 들어가는 문구가 바로 '천년고도의 상징'이라는 표현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를 둘러보면 백제시대의 유적들과같이 볼거리가 많은 장소들도 많은데, 유독 역사하면 경주를 떠올리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천년고도의 상징'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문화재를 파괴하고 이를 다시 땅에 도로 파 묻는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은 곧 기존이 천년고도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를 파괴하겠다는 행위와 같은 것이니까요.

      '천년고도의 역사의 도시'가 아닌 '문화재를 깡그리 도로 묻어버린 문화 파괴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경주에 생긴다면 과연 누가 이곳을 다시 방문할까요. 도시전체가 유물로 뒤덮힌 베네치아나 로마를 보아도, 유물이 발굴되면 보존할 생각부터하지 이런 식으로 묻어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결코 득이 될 수 없는 행위니까요.

      분명 고속철이라는 사업또한 중요합니다. 그러나 수단이 목적을 대신해서는 안되겠지요. 고속철을 경주에 들여오는 이유가 서울등 수도권 및 기타지역의 관광객들을 좀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이유인데,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객의 볼거리인 유적을 파괴한다면 앞뒤가 뒤바뀐 모순이라고 봅니다.

    • BlogIcon 9gle 2006.10.28 23:43

      아 제가 쓴글은 뭐든지 적당히 하자는 뜻입니다.

      이미 수많은 문화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지체되니 말이죠.
      마치 끝없이 나오는 유전,금광을 발견한 마냥 세월이 내월아 하면 안될것 같아서 말이죠.

    • BlogIcon 소금이 2006.10.29 04:41

      물론 9gle님의 뜻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석유같은 자원이야 어느곳에서 수집한다할지라도 그 상대적인 가치는 별반 차이가 없지만, 역사의 유물들은 그 하나하나가 절대적이고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특히 이번 유물군들은 초기 신라시대의 유물들로서 국내에서도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시대라고 하네요. 좀더 신중한 협상과 토론이 필요할때라고 생각됩니다.

  • 콘지 2009.05.07 18:45

    우리나라,,,,,,원나라 침략때 문화재 있는거 다 타서 얼마 남아있지도 않은데 ㅠ 보존할 생각은 안하고 저렇게 묻어버리 다니; 좀 다 파서 꺼낸다음에 철도 내도 될텐데. 진짜 우리나라는 문화재가 남아있는데 정말 없습니다. 한마디로 볼 께 없다..고 외국사람들이 말하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근데도 저렇게 미는거 보면 전 이해가 안되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