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걸즈, 언제나 재즈의 세계에..

2006. 7. 28. 20:18Issue/Movies

학창시절하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본 일이고, 그 나름대로 추억에 가득찬 나날도 있겠지만 대부분 수험서와 참고서에 빠져 학원&집만을 오가던 그런 무의미한 기억도 떠오를 겁니다.

"난 학창시절에 무엇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드신다면, 이 영화, '스윙걸즈'를 추천하고 싶군요. 나온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최근에야 보게된 영화인데 정적이면서도 쉴새없이 관객에게 유쾌함을 주는 재즈의 발랄함이 묻어나오는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어느 여름방학, 보충수업때문에 학교에 나온 토미코가 우연히 기악부의 도시락을 배달해주면서 시작됩니다. 정거장은 지나쳐버렸고, 날씨는 태양이 쨍쨍~ 스트레스가 쌓일법도 하지만, 중간중간 물놀이도 하며 마침내 도착한 야구장.  그러나 무더위에 상당히 지속된 탓에 도시락은 이미 상해버린 상태였고, 결국 기악부는 모두 병원에 실려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맙니다.

그리하여, 임시로 급조한 부가 바로 '스윙걸즈' 그러나 경기 하루전, 기악부의 복귀로 그들은 쫓겨나고 말지요.
뭐, 여기서 그만두었다면 영화가 될리 없겠지만 재즈의 맛을 알아버린 그녀들은 아르바이트를 하여 악기의 구입, 화려한 복귀의 막을 올립니다.



이 영화는 '덤앤더머'같이 배꼽이 빠지는 개그나 슈퍼맨같은 화려한 액션, 로맨스도 없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에피소드, 있을법한 사건속에서 벌어지는 재미난 일상이 시선을 끌어들이게 하지요. 가령 연습할 곳이 없어 노래방에서 악기를 분다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다 배가고파 시식품을 주어먹는등, 저도 모르게 미소짓게하는 그런 즐거움이 있습니다.


전작 워터보이즈에서 야구치 감독이 '여성들만의 금기'인 수중발레부를 남성에게 대입시킴으로서 현실의 일탈과 유머를 꾀하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 '재즈'라는 일탈의 음악을 집어넣고 극 전체를 띄웁니다. 상식적으로 길거리에서 재즈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몇번이나 있을까요. 일생의 한번?

그러나 스윙걸즈의 세계라면 달라지지요. 신호등을 건너면서도, 탁구를 하면서도 슈퍼에 가면서도 언제든지 재즈를 들을수 있습니다. 언제어디서나 재즈의 세계에 빠져들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스윙걸즈의 매력이지요.

참고로 이 영화의 모든 배우들은 실제로 악기를 연습해서 직접 불었다고 하네요. 립싱크인줄 알았는데, 정말 대단하죠. ^^ 이 영화를 보고나니, 저도 악기를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집에 하모니카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