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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Ani-Review

인생로또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아치와 시팍

영화를 본 것은 대략 한달전인데, 이제야 리뷰를 쓰게 되네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아치와 시팍'입니다. 사이버 펑크물의 B급 영화이지요. 슬램가의 분위기, 거친 말투, 갱...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평점에 가차없이 1점을 때리겠지만, 반대로 마니아라면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바로 이 아치와 시팍입니다.

[아치, 화장실을 습격하닷!]

이야기에서 아치와 시팍은 삼류 건달로 등장합니다. 유명한 갱도 아니고, 하루 삥뜯어 하루벌어 먹고사는 인생의 낙오자(?)들이지요. 그런데 그들앞에 천사가 등장합니다. 바로 예쁜이. 보자기 킹에 의해 인체개조 실험대에 오른 예쁜이는 이후, 볼일 한번에 대박 하드가 나오는 아치와 시팍의 물주이자 구세주가 되지요.

[인생로또의 주인공, 아치와 시팍]

그리고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재미있어집니다. 예쁜이를 다시 잡으려는 보자기갱과 보자기갱을 무찌르고, 역시 예쁜이를 잡으려는 개꼬.. 그리고 이런 상황도 모른채 하드장사로 대박을 꿈꾸는 아치와 시팍.. 이들 세 집단간의 미묘한 신경전과 액션씬이 관객을 사로 잡습니다.

특히 극장판에선 이전 01년 제작되었던 플래시 무비를 토대로 더욱더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360도로 거침없이 회전하는 앵글샷에 매트리스에서 첫선을 보인 슬로우 무비씬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지요. 특히 19금 애니라는 특성상, 이전 국산애니와는 달리 거침없이 빨강색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화려한 액션씬 뒤에 코믹한 요소들을 배치하여, 극의 긴장감을 해소시키고 나아가 분위기를 업하는 배려도 눈에 띄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자기갱..

[하드가 좋아~ 하드가 좋아~ 하드에 목숨건 우리의 스머프 친구들 =ㅂ=)r]

7~80년대 순정만화에서나 보일듯한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지고 사람(?)들을 유혹하다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마치 사우스파크를 보는듯한 느낌이더군요. 스머프처럼 쪼끄마한 보자기갱들이 벌레처럼 죽음을 당하는 씬을 보고, 씨~ 익하고 웃는 분들도 많을듯합니다. =ㅂ=)r

어찌되었든 수많은 난관을 물리치고, 결국 예쁜이는 아치와 시팍의 손에 다시 넘어갑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해피엔딩~ 업그레이드된 개코나 역시나 버전업된 보자기갱들도 아치와 시팍앞엔 어쩔수가 없나보군요.

뭐, 그렇다고해서 아치와 시팍이 슈퍼맨처럼 강하다는 것은 아니고요. 오히려 빌어먹을 정도로 나약하고 겁쟁이인 것이 바로 아치와 시팍이지요. 그래서 이 영화가 재미있다고나 할까요.. 극중 아치와 시팍의 역활은 상당히 미약합니다. 후반 나름대로 등장씬이 많아지긴 하지만, 역시나 액션하곤 동떨어져 있지요.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는가..

[카리스마 넘치는 보자기킹..]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건 바로 슬램가에서 익힌 약싸빠른 눈치와 운빨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설마 아치에게 노력이나 근성을 바라신 것 아니겠죠 ^^;;

전체적으로 노력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근래 보기드문 대작이었습니다. 똥이 금보다 더 귀한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역발상적인 세계관도 재미있고, 슬램가를 한국식으로 적절하게 재구성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되었을때가 98년도였는데, 8년만에 정말 대작을 만들어 내었네요.

[1998년 8월 뉴타입에 소개된 아치와 시팍]

그러고보면 처음 설정하고 다른 부분들도 많이 눈에 띄이네요. 게임폐인이었던 시팍이 양아치로 나오고, 개코도 원래 인조인간이 아니었는데.. 원래 이 작품은 01년 개봉이 목표였는데, 01년에는 플래시 무비로 어렵사리 등장하고 올해 들어서야 극장판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크레딧 부분을 보면,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 감독의 노력이 얼마나 처철했는지 알 수 있군요. 이리저리 누더기처럼 올라오는 하청업체들에.. 수많은 도우미들.. 아, 그러고보니 원더플 데이즈의 감독인 '김현필'님도 이 작품에 도움을 주셨네요. 호,,,

코드가 맞지 않는분들은 꺼려하실지 모르지만, 작품성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힌 영화입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 있으면 한번쯤 보아두는 것도 좋을듯하네요. 원더플 데이즈에선 좀 실망하기도 하였지만, 시나리오를 비롯해 영상씬까지 철저하게 오락성에 중심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 마음에 듭니다. 여기에 성우만 좀 보강하면 좋을듯한데.. 인지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유명배우를 성우로 쓴 것이 오히려 독이 된 느낌이군요.

작품을 보고난뒤, 재미있었다는 느낌도 들지만, 한편으론 좀 아쉬운 느낌도 듭니다. 우리나라에선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모든 작가들이 한데뭉쳐 역량을 발휘해야 겨우 1~2년에 한편정도 극장판을 만들수 있지만, 옆나라 일본에선 매년 수도없이 많은 극장판들이 쏟아져 나오니까요.. 하지만 이런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한국의 애니메이션도 제2의 부흥을 시작할 수 있겠지요. 08년엔 태권v 3D판이 개봉된 다는데, 다음엔 이 작품이나 기다려 보아야 겠습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하루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