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선생님분들이란...
2006. 5. 12. 03:09ㆍ하루 일기/2006 Diary
다음 뉴스를 보니, "알면 다쳐 70년대 수학여행’은 지금도 계속된다." 라는 제목으로 아직도 수학여행의 리베이트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었다. 기사를 보면, 매번 일정분의 돈을 따로 선생님에게 줄 만큼 정말 리베이트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다.
이 뉴스를 보니, 고등학교 시절 때 겪은 일이 떠오른다.
아마 고1인가 고2 때의 여름날이었을거다. 봉사활동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내려진 첫번째 세대.
뭐, 요즘처럼 필사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된다니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마침 학교에서 환경보전 운동을 참여한다기에 그곳에 참여하였다.
주말에 아침 일찍 약속된 장소에 가보니, 후원회사가 '아모레'였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추적60분을 통해 아모레는 환경오염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졌을 시기였다. 그걸 보고 대충 짐작했다고나 할까..
그후 얼마뒤 애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선생님들도 오셔서 줄정리하고 있으니까 웬 대형승용차 한 대가 와서, 구청장인가 하는 사람이 내렸다. 그리고 그 외 이름도 모르는 유명인사들이 줄줄~~
오자마자 사진부터 찍는 폼이 역시 정치인들은 이래서 안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내 '정치인 혐오증'은 이미 그때부터 중증 말기였다.
대충 정리가 끝나고, 한 2~30분정도 기다렸을까. 그 구청장이라는 사람이 연설을 하려고 교단에 올랐다.
그런데, 구청장이 올라가자마자 하는말이, '잠신고는 왜이렇게 떠들어'라는 말이었다.
좀 어이가 없었다. 솔직히 우리학교는 나같은 범생이 꽤 많이 왔기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오히려 옆에 있던 모여고의 수다 소리가 더 거슬렸는데.. 참고로 우리학교는 맨좌측 끝열이어서 단상에서 고개를 돌려야 겨우 앞사람이 보일 정도였다.
평소에 얌전하던 내가 주먹을 불끈 쥘 정도이니, 다른 사람이야 오죽하랴. 너무 창피하고 너무 분해서 그땐 정말 눈물이 나올뻔 했다.
그렇게 악몽같던 시간이 끝나자, 수학선생님께서 애들을 다 모으기 시작했다. 애들이 옹기종기 앞으로 다 모이자 선생님께서 조금은 굳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애들아, 우리 그냥 갈까?"
솔직히 그때 '그냥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보여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선생님꼐선, 아이들을 쓱 둘러보시더니...
'그래도 할건 해야겠지..'라고 말씀하신뒤, 손수 쓰레기봉투를 집으셨다.
행사는 예상했던대로, 연설 30분에 쓰레기줍기 20분으로 끝났다. 아마 주어담은 쓰레기보다, 목마를때 마시라고 준 생수병과 비닐장갑이 더 많지 않았나싶다.
그리고 월요일날. 정보통인 친구를 통해서,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되었다.
당시 아모레에서 행사협찬한다고, 각 학교 선생님들에게 10만원상당을 고가 화장품과 물품들을 돌렸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학교 선생님들은 다 받았는데, 유독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환경보전하러 온 순수한 행사에 이런 물품은 받을수 없다며 거절하셨다나. 그러자 옆에 있던 구청장이 뿔따귀가 났는지, 우리학교를 망신시킬려고 연설내내 그렇게 떠들어댄 것이다. 정말 예나 지금이나 이래서 정치인은 안된다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도 그렇게 화가 났는데, 선생님들의 마음은 어떠하랴. 그놈의 봉사점수와 대학입시를 위해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 선생님은 그 수모를 꾸욱 참으셨던 것이다.
사실 그외에도 우리학교 선생님분들은 정말 멋진 분이셨다. 수학여행때는 애들 식사가 왜이리 불량하시냐고 화를 내시면서, 업체측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다하고, 직접 우리들과 같이 식판에 음식을 담아 드시던 분이 우리학교 선생님들이다.
또 가끔 여름방학때면 반친구들과 함꼐 지리산이나 우장산 등산을 가기도 하였다.
요즘은 교권붕괴이다하며, 걱정들을 많이 하지만, 그때 우리선생님들은 굳이 매를 들지않아도 누구나 존경하였고, 따를수있는 정말 진정한 선생님분들 이었다고나 할까. 적어도 스스로 낮추고 몸소 실천하려고 몹시도 노력하신 분들이었다.
그러고보니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7년째로구나. 지금 우리 선생님분들은 무얼하고 계실까. 언제 시간을 내어서 한 번 찾아가 뵈어야겠다.
이 뉴스를 보니, 고등학교 시절 때 겪은 일이 떠오른다.
아마 고1인가 고2 때의 여름날이었을거다. 봉사활동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내려진 첫번째 세대.
뭐, 요즘처럼 필사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된다니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마침 학교에서 환경보전 운동을 참여한다기에 그곳에 참여하였다.
주말에 아침 일찍 약속된 장소에 가보니, 후원회사가 '아모레'였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추적60분을 통해 아모레는 환경오염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이미지가 많이 안좋아졌을 시기였다. 그걸 보고 대충 짐작했다고나 할까..
그후 얼마뒤 애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선생님들도 오셔서 줄정리하고 있으니까 웬 대형승용차 한 대가 와서, 구청장인가 하는 사람이 내렸다. 그리고 그 외 이름도 모르는 유명인사들이 줄줄~~
오자마자 사진부터 찍는 폼이 역시 정치인들은 이래서 안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내 '정치인 혐오증'은 이미 그때부터 중증 말기였다.
대충 정리가 끝나고, 한 2~30분정도 기다렸을까. 그 구청장이라는 사람이 연설을 하려고 교단에 올랐다.
그런데, 구청장이 올라가자마자 하는말이, '잠신고는 왜이렇게 떠들어'라는 말이었다.
좀 어이가 없었다. 솔직히 우리학교는 나같은 범생이 꽤 많이 왔기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오히려 옆에 있던 모여고의 수다 소리가 더 거슬렸는데.. 참고로 우리학교는 맨좌측 끝열이어서 단상에서 고개를 돌려야 겨우 앞사람이 보일 정도였다.
평소에 얌전하던 내가 주먹을 불끈 쥘 정도이니, 다른 사람이야 오죽하랴. 너무 창피하고 너무 분해서 그땐 정말 눈물이 나올뻔 했다.
그렇게 악몽같던 시간이 끝나자, 수학선생님께서 애들을 다 모으기 시작했다. 애들이 옹기종기 앞으로 다 모이자 선생님께서 조금은 굳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애들아, 우리 그냥 갈까?"
솔직히 그때 '그냥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보여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선생님꼐선, 아이들을 쓱 둘러보시더니...
'그래도 할건 해야겠지..'라고 말씀하신뒤, 손수 쓰레기봉투를 집으셨다.
행사는 예상했던대로, 연설 30분에 쓰레기줍기 20분으로 끝났다. 아마 주어담은 쓰레기보다, 목마를때 마시라고 준 생수병과 비닐장갑이 더 많지 않았나싶다.
그리고 월요일날. 정보통인 친구를 통해서,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되었다.
당시 아모레에서 행사협찬한다고, 각 학교 선생님들에게 10만원상당을 고가 화장품과 물품들을 돌렸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학교 선생님들은 다 받았는데, 유독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환경보전하러 온 순수한 행사에 이런 물품은 받을수 없다며 거절하셨다나. 그러자 옆에 있던 구청장이 뿔따귀가 났는지, 우리학교를 망신시킬려고 연설내내 그렇게 떠들어댄 것이다. 정말 예나 지금이나 이래서 정치인은 안된다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도 그렇게 화가 났는데, 선생님들의 마음은 어떠하랴. 그놈의 봉사점수와 대학입시를 위해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 선생님은 그 수모를 꾸욱 참으셨던 것이다.
사실 그외에도 우리학교 선생님분들은 정말 멋진 분이셨다. 수학여행때는 애들 식사가 왜이리 불량하시냐고 화를 내시면서, 업체측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마다하고, 직접 우리들과 같이 식판에 음식을 담아 드시던 분이 우리학교 선생님들이다.
또 가끔 여름방학때면 반친구들과 함꼐 지리산이나 우장산 등산을 가기도 하였다.
요즘은 교권붕괴이다하며, 걱정들을 많이 하지만, 그때 우리선생님들은 굳이 매를 들지않아도 누구나 존경하였고, 따를수있는 정말 진정한 선생님분들 이었다고나 할까. 적어도 스스로 낮추고 몸소 실천하려고 몹시도 노력하신 분들이었다.
그러고보니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7년째로구나. 지금 우리 선생님분들은 무얼하고 계실까. 언제 시간을 내어서 한 번 찾아가 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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