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8. 02:32ㆍIssue/Society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느날 내가 죽으면,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혹은 자주가는 커뮤니티의 이름모를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하는. 분명 '그런 사람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만... 세상은 아직 따뜻한가 보다.
루리웹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 이 작은 투정글의 주인은 아직 새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댓글들...
"너는 나중에 '니들 존나 호들갑 떠넼ㅋㅋㅋㅋㅋㅋㅋ'같은 식으로 장난 쳐도 좋으니까, 우리가 오지랖 떨었다고 놀려도 좋으니까 글 올려라 제발"
"님이랑 아무 상관없는 눈팅 유게이지만 제발 무사하다는 글 좀 남겨주세요................."
"지금 구출되서 바닷물땜에 톡도안되고 구출후라 컴퓨터할시간없어서글못쓰는거라 믿고있다. 예수는 안믿어도 너 살아있는건 믿는다. 믿는다"
"꼭 살아 있기를 정말 간절히 무엇보다도 간절히 바랍니다. 꼭 돌아와서 애니봐요."
뽐뿌에 올려진 글에는 세월호의 알파벳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차라리 기다리다 출항이 취소되었다면...
"학생! 제발 무사하길 빌어요. 저도 걱정되는데 부모님은 얼마나...ㅠㅠ"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요. 얼굴도 모르지만 이렇게 모두 걱정하고 있어요. 지금은 정신 없겠지만 구조되고 나서 꼭 잘 있다고 글 남겨주세요 제발.. 무사하길 빕니다."
"조금만 더 버텨줄래요? 제발 살아있어줘요."
"다치지말고 꼭 무사히 돌아와요..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너무 미안해요..."
아무런 의미도 없을지 모르지만, 나도 댓글을 달았다. 불행하게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일 밖에 없다. 그래서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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