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8. 02:01ㆍIssue/Society
벌써 하루 전 일이다. 뉴스에서 여객선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땐 그리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배가 완전히 침몰한 것도 아니었고, 섬과 불과 3Km 떨어진 곳이었으며, 어선을 비롯한 구조대가 도착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나의 작은 사고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만에 배는 완전히 침몰했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울고 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았다. 가장 먼저 구조된 사람은 그 배의 선장이었으며, 항해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원들이 승객을 포기한 채 구조선에 올랐다. 그들은 침몰 중인 배의 승객들에게 '그 자리에 있으라'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방송을 수 차례 하였고, 심지어 구명정조차 내려놓지 않았다. 유일하게 승무원인 박지영씨만이 승객들을 인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에 대한 언론사들의 기사는 역겨울 지경이다. 언론에 대한 신뢰성은 이제 불신감을 넘어 적대적 상황에 이르렀다. JTBC 박진규 앵커는 이제 막 구조된 학생에게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고있냐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수많은 기자들은 학생들의 개인소지품을 마구잡이로 뒤집고, 구조된 당사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 모든 이슈에서 당사자들의 회복과 안전은 뒷전이었다. 심지어 공영방송 MBC는 승객들이 구출되지 못한 그 긴박한 순간에 사망자 보상금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고와 실종자 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소식은 CNN 등의 해외 뉴스를 통해서야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며, 트위터와 유스트림과 같은 개인미디어가 가장 빠른 소식을 전파하였다. 유족들은 거짓말쟁이 언론사들을 더이상 믿지 않았다.
[사망자 보상금을 이야기하는 MBC와 해수 온도별 생존시간을 분석하는 CNN]
정부의 대책은 후진적이었다. 구조자수는 300명에서 100여명으로, 매시간 널뛰기를 뛰었다. 군을 포함한 구조병력도 제때 도착하지 않았고, 브리핑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추악한 작태는 분노를 넘어 허탈할 지경이다. 정홍원 총리는 유가족과 실종가족을 외면하고 현장에 있는 기자들과 인터뷰만 하다 물벼락을 맞았다.
현장 구조 장비들을 길막하며 몸소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대통령이 왔으니 따뜻한 박수를 쳐달라'고 말하는 정부관료들과 함께 심각한 외상트라우마로 당장 병원에서 안정을 취해 마땅할 6살 짜리 어린애를 불러놓고 기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 아이는 불과 몇시간 전만 하여도 목표 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학생들이 죽어가는 이 순간, 튀는 클릭수에 기자들은 웃으며, 사진중독에 빠진 대통령은 쇼를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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