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7. 05:51ㆍIssue/Society
오늘 박근혜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았다. 모든 내용을 확인한 것은 아니고, 통일에 대한 MBC 박성준 기자의 질의응답 부분만 확인하였는데, 정말 참담한 수준이었다. 일각에서 '격이 떨어지는', '불소통의 표본'이라 말하는 이유를 공감한다. 아래 질의응답 파트만 따로 뽑아놓았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확인해 보길 바란다. (MBC 박성준 기자의 질의응답은 5분 30초부터 시작한다.)
1. 수치가 없는 답변
박근혜의 답변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치가 없다는 것이다. MBC 박성준 기자는 통화통일 기반 구축을 언급하고 이산가족 상봉 등을 예로 들며, 올해 구체적으로 어떤 신년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지 질의하였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답변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다가 전부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올해 예산은 이미 확정된 상태이고, 거기에 따른 사용계획도 이미 잡혀진 상태인데 박근혜는 여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세부 일정은 실무진이 담당해도 예산과 같은 큰 틀은 책임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될 사안인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참여정부 시절에는 구체적인 %와 금액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대답하였다. 특히나 지난 몇달간 조중동에서 국정원 사건을 제껴두고 대북사태 급변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여기에 대해 왜 준비를 해오지 않았는지 한 번 묻고싶다.
2. 격이 떨어지는 언사
격이 떨어지는 말투도 문제점 중에 하나이다.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초등학생이나 쓸만한 말을 국민 앞에서 말하거나, 시간은 제한되어 있는데 구체적 조치는 언급하지 않고 '외국인이 통일되면 자기 전재산을 투자하겠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뜬금없는 답변은 상대방을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답변들이다.
일전에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전여옥씨가 "박근혜의 지적 인식능력에 좀 문제가 있다 생각했다. 서재에 일단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가 서재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하며 박근혜는 책을 읽지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였는데, 그에 대한 결론이 이것인듯 싶다.
마지막으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당시 대북관계 발언을 인용하여 본다. 통일에 대한 인식차를 비교하여 보자.
대북관계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다. 통일은 그 다음이다. 통일을 위해 평화를 깨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안보이다. 평화를 위한 전략의 핵심은 공존의 지혜이다. 화해와 협력, 공존을 위한 지혜의 요체는 신뢰와 포용이다.
대결주의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물론 군사적인 대비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억지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포용정책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 ‘가능성이 있다 없다’를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판단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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