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마우스 리뷰

2011. 6. 17. 22:47Iss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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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거나 게임을 할 때, 마우스는 정말 중요한 입력 장치입니다. 키보드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다양한 작업을 마우스라면 쉽게 구현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마우스에 대해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래픽에 대해서는 1프레임을 높이기 위해, 수 십 만원을 투자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면서도 마우스에 대해서는 1만원 이상 투자하면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이 제 주변의 현실이지요.

물론 저가형 마우스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MS나 로지텍에서 출시되는 옵티컬 마우스들은 1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성능은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래픽카드처럼 깍두기 소녀가 미소녀로 바뀌는 것도 아닌데,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를 위해 몇 십 만원을 투자하는 것을 주저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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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리뷰할 제품은 기존 저가형 제품에 2만원을 더 투자한 레이저 데스에더(Razer DeathAdder) 3500 마우스입니다. 레이저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제조사 중에 하나인데, 국외에서는 게이밍 제품의 선도기업으로 많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포장지를 뜯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케이블의 마감처리입니다. 전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도금처리와 꼬임 방지를 위한 직물 처리가 완벽하게 되어 있습니다. 도금처리는 고급형 HDMI 케이블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마감 방식인데, 마우스에서는 아직 보기 힘든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사용 중인 로지텍 G5도 직물처리는 되어 있지만, 도금처리는 아직 되어있지 않네요. 세심한 부분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은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한껏 높여주고 있습니다.

클릭감은 경박하지 않고 안정적인 편입니다. 마우스 휠은 요철을 내어 미끄럼을 방지하였고, 중앙 투 버튼은 소프트 재질의 PVC로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클릭감을 유지합니다. 사이드 부분은 다소 미끄러운 재질로 되어있어,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실제 사용해보니 조작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무게는 약 200g으로 다소 가벼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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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감도 중요하지만, 데스에더 마우스는 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마치 심장이 뛰듯이, 은은한 푸른색을 내며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중앙의 푸른색 로고는 마치 정교한 인테리어 장식을 보는듯한 느낌입니다. 절대 질리지 않아요.

가장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게이밍 마우스로서의 능력은 어떠한지, 레이저 드라이버를 추가로 설치한 후에 마영전을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레이저 드라이버는 XY축 기본 설정 외에 DPI와 가속도 설정과 같은 세세한 부분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드라이버는 영문이지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이니 설정에 어려움은 없을 듯. (다만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로지텍처럼 초보자를 위한 한글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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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히어로 모드로 플레이하는 편인데, 반응속도는 기존 G5와 비교하여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FPS 게임이 아닌지라, 좀더 극한의 플레이 환경을 테스트해보지 못하였지만, 논타겟팅 게임으로서 상당한 조작성을 요구하는 마영전에 상당히 좋은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네요. 특히 이비로 플레이하는 분이라면, 마나를 모으는 과정에서 딱딱 끊는 그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 제품이 모든 부분에 있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무게추가 없어 남성분이라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펌웨어에 대한 한글 지원도 아직은 손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또 A/S 부분도 추가적으로 고려를 해 볼 문제이고요. 2년간 무상보증이라고 되어있는데, 레이저 코리아 홈페이지에서는 수리를 위한 A/S 센터 위치나 관련 절차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홈페이지가 너무 느려서 접속하기 힘들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 세심한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난 2주간 사용해보며, 데스에더 마우스에 대한 평가를 내리자면 기존의 보급형 마우스가 불만이지만 선뜻 고가의 제품을 사기에는 조금 불안한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일반 마우스패드에서도 센서 및 반응속도가 상당히 우수한 편이고, 사용자 설정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마우스로 세팅할 수 있다는 점이 제품의 강점입니다. 3만원대라는 가격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형 마우스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분이라면 이 제품도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