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6. 23:57ㆍIssue/IT
몇 달전 난생처음으로 할부금을 물어가며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폰을 바꾼지 얼마 안되었지만, 인터넷도 하고 어플도 수만개라는 광고는 나에게 끊임없이 최면을 걸었다. 그러나 역시 광고와 현실간의 차이는 크다고 할까. 희망이 불만으로 바뀌는데는 체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뛰어나다. 그러나 못하는 일도 많다. 나에게는 음악감상이 문제였다. 첫 달에 구입하자마자 벅스와 멜론 어플을 깔고 출퇴근 시간에 들었는데, 일주일만에 데이터 사용량 초과문자를 받았다. 당시 오즈45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받은 데이터 용량은 1기가. 광고에선 웹페이지 몇 만 장, 음악 수백개 분량이라고 하기에 설마 데이터 초과문자를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실제 받아보니 조금 아찔했다. 이래서 수십만원 요금 물었다는 사람이 생기는 거구나. 그날로 음악 어플은 봉인. 결국 이전 폰처럼 똑같이 컴퓨터에서 음악을 복사해 듣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몇 달 전 벅스에서 아이폰 요금제가 나왔다. 그래서 안드로이드폰 전용 요금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SAVE 요금제로 이용권이 추가되었다. 가격은 듣기만 가능한 요금제가 한달에 5천원. PC용 벅스에서도 사용가능하지만, 일반 PC용 요금제가 한달 3천원인 것에 비교하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니다. 노트북 대신 휴대폰으로 디바이스가 바뀐 것뿐인데 2배 차이의 가격은 너무 심한 듯 싶다.
어찌되었든 테스트삼아 한달동안 써보기로 결정했다. 마침 위드블로그에서 체험단을 모집하기에 한 달 이용권을 받았는데, 어플로 들어가면 한달간 무료이용 이벤트가 뜨니 이용권이 없어도 한달간 무료사용 가능하다. 단 계속 사용하지 않을려면 한달이 지나기 전에 꼭 해지할 것! 또 세이브 요금제를 위해선 기기등록이 꼭 해야한다.
세이브 요금제의 효과를 보기위해선 오프라인 플레이리스트 구성이 필요하다. 안드로이드폰의 사용법은 아이폰과 조금 다른데, 일단 기존 플레이리스트에서 편집 버튼을 누르면, 곡 선택 화면이 나오고 이 때 곡을 선택하면 하단에 '오프라인 플레이리스트' 메뉴가 활성화된다. 매뉴를 선택하면 곡이 다운로드되면서 데이터 패킷이 소모되니 주의할 것. 다운로드받으면 오프라인 플레이리스트가 자동으로 구성된다.
오프라인 리스트에 있는 곡을 들어보았다. 이전 벅스로 음악을 들을때면 매번 3,4MB의 패킷이 소모되었는데 오프라인 리스트의 곡은 추가적인 데이터 패킷이 발생하지 않는다. 메모리 공간에 여유가 있고, 사용하는 요금제가 데이터 용량이 작은 요금제라면 끌리는 정보이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 사항도 있다. 이전에 구매한 곡을 리스트에 추가해서 오프라인 리스트의 곡과 같이 듣고 싶다면 반드시 로컬 라이브러리의 곡을 선택하여 리스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 조금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구매한 곡을 벅스 홈피 리스트에서 선택하면 기본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로 곡이 제공된다. 추후에 업데이트가 된다면 구매한 곡은 자동으로 다운로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 메뉴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질러야할까. 잠깐, 잠깐만 기다려보자. 한국인의 말은 끝까지 들어보아야 하는 법이다. 세이브 요금제와 비교하고 싶은 요금제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벅스의 PC용 40곡 다운로드 요금제. 한 달 가격은 5000원(자동결제 기준)으로 세이브 요금제 듣기 버전과 별 차이가 없다. 다운로드 요금제인 관계로 미리듣기는 1분 30초밖에 지원하지 않지만, PC용 벅스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용 벅스 어플에서도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이렇게 다운로드받은 곡은 영구소장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리스트가 삭제되면 곡도 같이 삭제되는 세이브 요금제에 비해 끌리는 조건이 아닐수 없다.
고로 세이브 요금제를 고려하는 분이라면 자신의 소비패턴을 한 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한 달에 백여곡 이상을 오직 휴대폰으로 듣는 사람이라면 세이브 요금제가 좋겠지만, 40곡 미만의 곡을 꾸준히 즐겨듣는 사람이라면 기존 요금제도 고려해 보도록 하자. 스마트폰이란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에 맞는 요금제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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