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에 대한 잡담... 혁신적인 휴대폰은 무엇일까?

2010. 10. 6. 12:49Issue/IT

LG전자 휴대폰을 사용한 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아르고폰, 쿠키폰, 시크릿폰, 뉴초콜릿폰 그리고 지금 사용하는 옵티머스Q. 우연인지 몰라도 LG 휴대폰과의 인연이 계속되고 있군요. 그런데 요즘 LG전자가 힘들다고 합니다. 관계자가 아닌 이상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경영진이 교체되고 스마트폰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입니다.

스마트폰. 요즘 IT기사에 등장하는 단골소재이고 LG전자도 옵티머스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LG전자 휴대폰에는 무언가 팍! 닿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 LG전자에서 새 휴대폰이 나온다면 사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LG전자 휴대폰을 꼭 사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는 소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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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야기를 돌려 휴대폰 구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요즘 휴대폰은 내구성도 좋고, 관리만 잘하면 10년도 너끈히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2,3년내에 한 번씩은 휴대폰을 교체하죠. 단순히 디자인이 질렸다는 이유로 몇 십만원짜리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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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희망. 사진은 LG전자 스마트폰 '엑스포']

사람들이 휴대폰을 구입하는 이유는 새로운 휴대폰이 지금의 불편함을 고쳐주거나 혹은 고쳐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의 성공은 바로 이러한 포인트를 정확히 잡아낸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르고폰에서는 일정관리를 공유할 수 없어 휴대폰과 아웃룩에 각기 일정을 기록해야 하지만, 최근의 스마트폰은 실시간 공유가 가능합니다. 즉 두 번 작업할 것을 한 번 작업하고, 컴퓨터가 없어도 일처리가 가능하니 정말로 편해졌죠. 또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을 방문하면 매일같이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록되어 있으니,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쓰는 재미도 있습니다. 예전 휴대폰에선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신세계가 스마트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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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대답은 NO입니다. 한껏 스마트폰을 찬양하고선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다니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화 통화를 위한 폰과 스마트폰은 조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최근 출시되거나 출시예정인 아이패드나 갤럭시탭만 보아도 스마트폰이 가지는 한계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바로 아이폰이나 갤럭시같은 스마트폰에 있어 통화기능은 무수히 많은 부가기능 중에 하나이지 키포인트가 아니라는 뜻이죠. 즉 5년뒤 10년뒤에 이들 스마트폰은 좀더 많은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겠지만, 통화기능 나아가 통화하는 사람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결코 나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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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사람과 사람간에 대화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될 수는 있겠지만, 그 본질은 통화라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휴대폰에 대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편안함과 사용자의 위한 영리함을 갖추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에 대한 편안함은 사용자가 휴대폰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통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옵티머스로 전화를 받을 때, 귀에서 2~3cm 거리를 두고 전화를 받습니다. 귀에 밀착시키면 통화종료 버튼이 눌러져 통화중 강제로 끊기는 일을 몇 번 경험했기 때문이지요. 그 이후로는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전화를 받습니다. 과거 귀와 어깨에 수화기를 걸치고 양 손으로 작업을 하였던 옛날 전화기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함의 가장 큰 원인은 휴대폰이 사람에 맞추어지지 않고, 사람이 휴대폰에 종속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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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로의 회귀? 사진은 iClooly PHONESTAND]

혁신적인 휴대폰의 첫 번째 조건은 사용자에 대한 편안함을 갖추었을 때 비로써 완성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재질, 무게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부터 통화 습관과 같은 정의되지 않은 면까지 다양한 조건들이 고려되어 할 것입니다.

사용자에 대한 편안함이 무의식을 기반으로 추구되는 영역이라면, 사용자에 대한 영리함은 사용자가 의식하는 순간 의식한 내용을 불편하지 않도록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기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전화를 받는 방식을 생각해 봅니다.

아날로그 전화기
[전화벨 울림] - [수화기 들어 귀에 댐] - [통화]

휴대폰
[전화벨 울림] - [발신자 표시 확인] - [통화 버튼 클릭] - [수화기 들어 귀에 댐] - [통화]


전화를 받는 흐름을 비교해보면 이전보다 두 단계나 더 늘어났고, 그만큼 더 복잡하고 불편해졌습니다. 먼저 ‘발신자 표시’를 생각해보면,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이름을 번호대신 표시해주니 유용하긴 하지만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가 화면에 표시되었을 때, 전화를 무시하는 사람은 없지요. 결론적으로 발신자 표시는 우리가 자주 만나는 사람을 제한적으로 표시해 줄 뿐이고, 여전히 모르는 번호로부터 발생할지 모르는 피싱 사기나 스팸전화와 같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또 부재중 통화목록을 보고 전화를 걸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니고 말이죠. 이것은 영리함과는 거리가 먼 기능입니다.

해결책은 다양한 편입니다.이통사의 협력이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KT나 한국통신의 전화국 전화번호부를 연결하여 사용자 휴대폰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는 대신 표시해줄 수도 있고, 더 치트와 같은 사용자기반 사이트와 연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치 메신저 대화명처럼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이름을 지정하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있고 말이죠. 오래전 IP주소가 도메인으로 변경되었듯이 이러한 불편함을 미리 해결하고 나아가 편리하도록 바꾸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혁신적인 휴대폰이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통화버튼과 수화기를 드는 행동도 중력센서와 가속도 센서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하나로 통합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기업에서는 어떤 식으로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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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있어 사람의 가치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 졌습니다. 과거 100명의 사람들을 위해 단 하나의 휴대폰이 만들어졌다면 지금은 100명의 사람들을 위한 100개의 휴대폰을 만들죠.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웹의 진화와 앱 스토어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지금도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휴대폰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화의 목적이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100명의 사람을 만족시키는 가장 필수조건은 역시나 통화에 있어서 만족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혁신적인 휴대폰. 좀 더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