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피로파괴는 사실일까?

2010. 3. 31. 16:35Issue/Society

천안함 침몰. 67년전 과거를 보다.


천안함 침몰이후 사흘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수십여명의 군인들이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고, 가족들은 오늘도 마음 졸이며 그들의 무사귀환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건을 북한의 공격이라 대서특필하는 촌극을 연출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초기대응 부재에 대한 질타와 무리한 구조활동으로 죽은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하여 분석하는 기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침몰 원인으로는 기뢰공격에 의한 파괴, 암초설 그리고 피로파괴가 대표적인데, 북한의 움직임이 전무하고 천안함이 침몰된 위치에 암초가 없었다는 점에서 피로파괴가 좀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피로파괴의 대표적인 예로는 1943년 파괴된 SS Schenectady호를 들 수 있습니다. SS Schenectady호는 기존 T2 시리즈를 개량한 T2-SE-A1 모델을 채택한 배수량 1만6천톤급 화물선으로 1942년 미 해사 의원회의 발주로 제작되었습니다. 진수는 그해 12월 31일 이루어졌고, 이듬해 1월 16일, 도크에서 반토막난 채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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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SS Schenectady호]

T2 시리즈는 당시 500여대 이상이 운항중이었던 미국의 대표적인 화물선중에 하나로 침몰사실은 대대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아울러 진상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조사단은  일부 용접이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는 등의 몇 가지 단서를 찾아냈으나 배가 파괴된 결정적인 원인을 찾는데에는 실패하였습니다. 이후 조사단은 낮은 강도의 강철이 추운 날씨에 운항하면서 피로를 견디지 못해 파괴되었다고 결론 지었으며, 이후 사건은 그 달에 파괴된 다른 32척의 동일함과 더불어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1998년에도 또 한차례 피로파괴에 의해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사고를 당한 선적은 72년 준수된 플레어호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캐나다 몬트리올로 향하던 6천톤급 화물선이었습니다. 배는 항해중에 선체 중앙 부분이 절단되었고, 이 사고로 21명의 실종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사건의 공통점과 다른 점들..


위 두 사건과 천안함을 몇 가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천안함은 플레어호와 비슷하게 20년 넘게 운행중인 노후함으로 평소 균열로 인해 물이 새고있다는 증언이 있었습니다. 또한 균열을 막기위해 세 차례이상 수리를 받았다는 기록도 있는데, 이 사실만 보아도 함의 내구성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추측됩니다. 두 번째로는 절단면으로 마치 칼로 자른듯한 모습은 피로파괴로 파손된 두 배의 모습과 매우 유사합니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습니다. 천안함은 상선과 구조가 다르고 정기적인 점검을 받는다는 점, 그리고 상선에 비해 운항횟수가 많지 않다는 점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의견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사건은 천안함 인양이 끝난 후에야 본격적으로 원인 분석이 이루어질 듯 합니다. 그러나 배의 부유물이 적고 암초가 없다는 점에서 피로파괴설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피로파괴가 사실이라면 일개 함정의 실수나 외부적 요인이 아닌 군의 총체적인 문제점이라는 점에서 결코 국민들의 비난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이상 희생되는 이가 없기를 바라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