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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Society

취업후 학자금 상환 대출, 정말 받으시겠습니까?

취업후 학자금 대출, 받으시겠습니까?


그간 논란이 되었던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ICL)'가 최근 시행되었습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이번 1학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건을 좀 살펴보았습니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 과연 쓸만한 제도일까요?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은 단리에 원리금과 원금균등상환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학생들은 원금에 대한 이자만 부담하며, 4,5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둔 이후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분납하면 됩니다. 좀 더 자세한 예를 위해, 제가 지난 2007년 받았던 학자금 대출 내역을 올려봅니다. 

대출상품 : 정부학자금대출
대출 일자 : 2007년08월23일
이자율 : 6.66%
만기일 : 2016년08월23일
거치기간 : 04년
상환기간 : 05년
상환방식 : 원금균등분할상환

이자율은 매 학기 정부고시로 지정되며, 올해 이자율은 5.8%입니다. 노무현 정부시절의 4.7%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치이지요. 거치기간은 이자와 원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으로 보통 4년 정도 두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환기간 5년은 원금과 이자를 총 5년에 걸쳐 분납하여 갚겠다는 소리입니다. 원금균등분할상환은 원금과 이자를 동등하게 납부하는 것으로, 원리금상환에 비해 갚아야 할 총액이 적고 시간이 지날수록 납부할 액수가 줄어들어 대출시 제가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는 복리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복리란 원금외에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채무에 대한 부담이 단리보다 더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과거 사채업자들에게 악용되어, 몇 년 전 이자율 제한등의 법적인 제재가 취해지기도 하였지요.

복리 계산법인 72 Rule에 의해 복리 5.8%인 대출금이 원금의 2배가 되는 시가를 계산하면 12.4년이라는 답이 나옵니다. 정부에서는 대출금 완납시기를 10년에서 20년 사이로 잡고 있는데, 4년제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 8학기동안 4천만원의 비용을 대출하였다면, 이 학생은 앞으로 10년간 8천만원의 돈을 갚아야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학기당 500만원은 우리학교 이공계를 기준으로 한 금액이고, 학과에 따라 돈이 더 들 수 있습니다.) 또 남자는 군입대로 2년간 시간적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 기간에도 이자는 계속 추가되니 대출금 납부가 더 부담이 되는군요.


사채업자를 뛰어넘는 강제상환 방식

이번에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의 혜택을 받는 학생은 소득 7분위, 연소독 4839만원 이하의 저소득 계층입니다. 졸업후 일이 잘풀려 돈을 갚는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부모님께 손도 벌릴수 없는 취약계층인데 납부 방식을 보면 사채업자도 혀를 두를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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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대출금을 아내와 공유한다는 사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는 아내가 벌어들이는 수익도 같이 합산하여 학자금을 징수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부부 별산제라고 해서, 설사 부부가 되었다 하더라도 남편과 아내의 재산을 별개로 취급하고 있는데, 헌법을 초월해 돈을 갚아야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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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징수도 문제입니다. 한국장학재단에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대출금은 근로소득이나 퇴직소득이 발생시 원청징수한다고 합니다. 대출금이 세금인가요? 월급을 받으면 국가가 먼저 징수하고 돈을 주겠다니, 국가권력의 횡포가 정점에 다다른 것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는 파산시 면책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합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졸업 후 여러분들의 인생이 잘될 수도 있지만, 만약 좋지않은 일이 생겨 부득이하게 파산신청을 해야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개인이 파산신청을 하면, 대출은 보통 원금의 일정액을 탕감해주고 재기를 위해 일정기간동안 이자도 받지 않습니다. 개인파산의 취지 자체가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채무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니까 말이죠. 그런데 학자금 상환제는 이 기간동안에도 꼬박꼬박 이자와 원금을 받겠다고 합니다. 이거 정말 국가기관 맞나요?


저라면, 어려워도 일반 학자금 대출을 받겠습니다.

몇번을 살펴보아도 취업후 학자금 상환대출은 받을만한 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학자금 대출은 성적 제한도 없고, 대출받을수 있는 금액도 취업후 학자금 상환대출과 동일합니다. 거치기간이 4,5년 정도로 짧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복리와 단리간의 차액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이익이지요. 또 원천징수도 없고, 파산시에도 유리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유예기간이 길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이 제도를 신청한 듯한데...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라면, 졸업후 취업 준비를 하면서 공백기간 동안은 아르바이트로 이자를 부담하겠습니다. 대출,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 하얀기적 2010.01.17 04:13

    취업후 학자금 상환 대출은.. 학생들을 상대로 고리대금 하겠다는 이메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 소금이 2010.01.26 19:54

      정말 고리대금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합니다. 너무 비싸요..

  • BlogIcon 데굴대굴 2010.01.17 16:56

    그러니까.. 5.8% 이자 계산시 12년이면 낸 비용의 x2를 내야하며, 10년 기간 잡고 남자는 군대 가니까 +2년하면 12년 완성되는거군요. 근데... 학자금 상환대출을 대학 1년에서 시작했다면, 12년차에 남자는 빨라야 사회 6년생이니까 결혼하고 애를 하나 낳았을 시기군요. 5년만 있으면 다시 교육비 부담을 져야하는거네요. 아니, 일반적으로 본다면 결혼 직전까지 갚아야 하는건가요?

    • 소금이 2010.01.26 19:55

      이상적인 계획이라면 그러하겠지만... 역시 결혼전 학자금대출 완납은 좀 힘들지 않을까요..

  • Met 2010.01.22 14:11

    이거 정말 충격적이군요. 설마 복리인가 하며 반신반의 하고 있네요.
    반값등록금 어쩌고 저쩌고 하는 넘이 그런 적 없다 발뺌할 때부터 냄새가 나더니만...

  • .... 2010.02.03 00:13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글에 오류가 있네요 2010.02.06 23:45

    노무현대통령님 시절 이자율이 4.7이라구요?? 6퍼센트 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 글에오류2 2010.02.26 07:16

    유예기간(거치기간)에는 이자가 없는게 아니라 이자만 내는것이죠.
    상환기간에는 이자와 원금 모두 납부하는 것이구요

  • 아이린 2010.08.18 15:33

    노무현정부시절..;; 계속 6퍼센트 넘고 7퍼센트 넘기도 했답니다. 2006년도엔 6.84%였구요. 내내 학자금대출 받고 일도 하고 학교다니고 있는 4학년 마지막학기 앞둔 대학생입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 다신 분께-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에서의 유예기간은 이자가 없는게 맞습니다. 원리금을 갚는 시기가 미뤄지는 거지요. 그래서 일반정부학자금대출 보다는 학교다니면서는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 글에오류... 2010.09.20 12:13

    단리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