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현실로... 명동 삽겹살 사건을 아시나요.

2009. 12. 29. 08:50Issue/Society

'말 한마디에 천냥 빛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에 대박이 날 수도 있고, 쪽박이 날 수도 있다는 뜻인데요. 그렇다면 인터넷의 댓글은 어떨까. 얼마전 뉴스란에 댓글 한 번 달았다가, '명동 삽겹살 사건'의 스타로 떠오른 한 네티즌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건의 발달은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전인 12월 4일, 포털사이트에 송고된 뉴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무한도전의 달력 발매 소식이 담긴 이 뉴스는 늘 그렇듯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였고, 그 때 한 네티즌은 장난 반, 재미 반 삼아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게 됩니다.

'제가베플이된다면 크리스마스이브에 명동 한복판에서 혼자 삼겹살을 꾸워 먹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댓글은 베플이 되긴 하였습니다. 문제는 너무 심하게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죠. (^^;;) 거의 실시간으로 수천개의 추천이 크리스마스 용자에게 쏟아졌고, 삽겹살을 구을 때 노래를 불러주거나, 탬버린을 쳐주겠다는 동료들에게도 아낌없이 추천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댓글은 순식간에 무도 홈페이지와 디씨 인사이드 그리고 수백개의 카페에 스크랩되어 전파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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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쯤에서 댓글을 삭제하고 잠수를 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건은 좀 더 극적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댓글을 단 김성근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베플이 되었으니, 진짜로 삽겹살을 구어먹겠다고 공지한 것이죠. 사건 발생 일주일 후인 12월 12일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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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지원도 이루어졌습니다. 베플을 보고 찾아온 한 방송국은 당일 자리를 잡을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였고, 티셔츠를 협찬해 준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지원이 뒤따랐고, 이 사실은 언론사 기사로 공식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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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26일 오후 7시. 실제로 이들은 명동에서 삽겹살을 구어먹고, 탬버린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더 많은 사진은 네이버등에서 '명동 삽겹살 사건'으로 검색하시면 되겠습니다.

사건에 대한 평은 대개 두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인터넷상의 댓글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주장과, 실명제로 인해 이름이 공개된 상태에서 어쩔수 없이 행해진 사회적 폭력이라는 주장. 일단 당사자들은 좋아하고 있으니, 사건 이후의 이야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다만, 제2, 제3의 사건이 터졌을 때에도 항상 웃을수 있는지에 대해선 저도 좀 의문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글을 쓴다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어찌되었든 이 사건은 즐거운 사건으로 기억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