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도 뻗혀오는 MB의 손길

추석연휴에 정치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썩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며칠 전 받은 뉴스레터를 보니 말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군요. 지난 10월 1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신임원장으로 고려대 이병훈 교수를 추대했다는 사실,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이병훈이 누군지는 더더욱 모르실테고요.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어서 한 번 검색해 보았는데, 경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1972 ~ 2004 : 조선일보 편집국 사진부기자, 사진부장, 편집부국장대우
1997 ~ : 고려대 언론학부 겸임교수

이쯤되면 이분의 학연과 인맥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아실테고, 더 조사해보니 얼마 전 책 한 권도 출판하셨더군요. 책 제목은 '사진으로 보는 이명박'. 교수가 전공서적도 아니고, 이런 책을 내다니... 출판이야 개인의 자유겠지만, 고려대 학생이라면 창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요즘 뉴스를 보면 총리직과 같은 고위직 임명은 청문회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들에게 노출되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들에 대해선 이렇게 은근슬쩍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하는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정권 초기에는 그나마 코드인사라고 언론에서 비판하였는데, 요즘은 그런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군요.

참고로 한국영상자료원은 공고를 통해 원장을 모집 받고, 이전 원장은 조선희 원장이었습니다. 조선희 원장은 한겨레 문화부, 연합통신을 거쳐 씨네 21에서 편집장으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최근 퇴임하면서 한국 고전 영화사를 작가주의 관점에서 정리한 '클래식 중독'을 출간하셨더군요. 영화, 영상 자료를 보존하는 원장직에 대통령을 찬양하는 사진집을 낸 신임 원장과 한국 고전 영화사를 정리한 전임 원장. 정말 비교되지 않습니까. 얼마나 더 이명박 정부는 막장을 타야 할까요.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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