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에 최적화된 포터블 스피커, NX-U02 리뷰.

2009. 7. 28. 23:27Iss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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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다면 스피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관 사운드에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노트북으로 보는 영화는 언제나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전장의 총소리도 마치 장난감처럼 들리고, 대사와 효과음도 무언가 빠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공포영화를 볼 때만큼은 떨지않고 보았지만 항상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었죠. 그래서 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노트북용 외장 스피커가 있다는 사실은 최근의 일이었습니다. 저음 처리가 불가능한 노트북에 애초부터 영화나 음악감상을 포기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일반 스피커만큼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주는 포터블 스피커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수백만원대 고가의 스피커를 제외하곤 말이죠.

노트북 유저라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싶은 포터블 스피커. 오늘은 야마하의 두 번째 포터블 스피커인 'YAMAHA NX-U02'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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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의 첫번째 포터블 스피커인 NX-A01이 귀여운 큐브 모양으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번 NX-U02은 마치 화병처럼 길쭉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음량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하 로고가 새겨진 깔끔한 전면부와 얼핏 봐서는 스피커라고 생각할 수 없는 디자인은 스피커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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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밖에서는 보이지않는 두 개의 스피커는 어떻게 이 스피커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입니다. 나사 하나없이 매끄럽게 마감질한 좌우 판은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있고 안으로는 얼핏 스피커 모양의 모듈이 엿보입니다. 야마하에서는 이 판으로 구성된 음향 시스템을 "Twin Swing Radiator Bass", 줄여서 SR-Bass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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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듣는 단어인지라 제품 카달로그에서 그림 하나를 빌려왔습니다. 이 그림은 SR-Bass 스피커가 기존 스피커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그림인데요. 일반적인 스피커가 포트(Port)나 드론 콘(Drone cone)이라 불리는 수동적인 형태의 진동판을 이용해 저음 대역대를 조절하는 것과는 달리 SR-Bass 시스템은 능동적인 진동판을 사용하여 베이스로부터 받은 소리를 좀 더 손실없이 들려준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공포영화가 예전보다 더 무섭게 들리네요. 예전에 김혜수씨가 열연하여 나름대로 뜬 영화중에 하나인 '분홍신'을 다시 보고있는데 텅 빈 복도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왜 이렇게 무섭게 들리는지... 적어도 노트북 내장 스피커보다는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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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3개의 버튼은 심플함의 미학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가운데 버튼은 음소거 버튼인데, 버튼을 누르면 녹색등이 깜박거리며 무음 상태임을 표시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구성이라, 기계라면 질색을 하시는 분도 쉽게 다룰수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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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도 깔끔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하단에 있는 USB 케이블이 이 스피커를 동작시키는 유일한 동력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후면부는 모델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NX-A02는 별도의 어댑터를 연결하는 잭이 있고, NX-B02는 블루투스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USB 전원이라고 하면 드는 걱정중에 하나가 출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실제 저가형 USB 제품은 생각만큼 출력이 나오지 않아, 장식품으로 전락하기도 하고요. 비슷한 문제를 겪고있는 외장형 하드는 보조 케이블을 추가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야마하는 케이블 추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그들은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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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답은 파워 스토로지 기술에 있었습니다. 파워 스토로지 기술은 평소에 공급되는 에너지를 모아두었다가 고음 처리가 필요한 부분을 만나게되면,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여 출력을 증가시키는 기술입니다. 유휴 전력을 축척하여 필요한 시기에 가용 전력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제 전공분야에서도 수차례 논문으로 다루어진 분야이지만, 이렇게 실생활에 직접 응용된 제품을 만나보게되니, 눈 앞에 있는 스피커가 좀 더 특별하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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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4개의 고무 받침이 자리잡은 좀 평범한 구성입니다. 가운데 찍힌 제조일자와 시리얼 번호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참고로 시리얼 번호는 야마하 홈페이지에 가서 정품 등록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딱히 정품을 등록해도 별다른 혜택은 없지만 나중에 A/S를 좀 더 쉽게 받기위해 일단 등록은 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등록이 조금 까다롭군요. 필수로 입력해야 하는 설문조사 내용이 왜 그리 많은지... 결혼 유무에 월소득까지 적으라는 것을 보고 이걸 등록해야 할지 그냥 포기할지 한참이나 고민하였습니다. 그동안 고가의 A/V 시스템만 판매하다보니 이런 설문조사가 가능한 것이겠지만, 이제는 저같이 저렴하고 비밀스러운(?) 사용자도 존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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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보아야 되겠지만, 처음 만나본 NX-U02는 이동성에 최적화된 포터블 스피커라는 느낌을 물씬 받았습니다. 데스크탑용 스피커와는 달리 두 개의 스피커를 내부에 수납하여 불필요한 선처리를 줄였고, 전원도 USB 포트 하나로 깔끔하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크기도 이전 버전에 비해 다소 커지긴 하였지만, 여전히 노트북 가방안에 충분히 들어가는 크기도 이동성을 중시한 포터블 스피커라는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갈 때, 넷북과 이 스피커 하나만 있으면 밤새도록 즐거워지리라는 상상은 저 혼자만의 상상일까요. 5.1채널에서 들리는 웅장한 소리는 아니지만, 언제든 간편하게 꺼내들을수 있는 소리가 있다면 이런 스피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다음 리뷰에서는 NX-U02의 사운드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곧 다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