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폰, 리뷰는 어떻게 쓰여졌을까?

2009. 4. 15. 00:08Issue/IT

리뷰를 쓴다는 의미...

얼마전 LG전자 블로그에서 진행된 쿠키폰 체험담에 선정되어, 첫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많이 떨리더군요. 리뷰를 처음 써 본 것은 아니지만, 요즘 돈 받고 쓰는 글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보니, 글을 쓰면서도 걱정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사실 조금 억울하기도 합니다. 흔히 돈 안 받고 썼다는 리뷰를 보면, 제대로 된 정보출처 하나 없이 허투로 쓴 글도 수두룩한데, 업체의 지원 유무가 글의 신뢰성에 그렇게 절대적인 가치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 글은 리뷰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그리고 리뷰를 처음 진행하는 블로거를 위해 쓰였습니다. 그리고 쿠키폰 리뷰를 진행하며,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하는 저를 위해 쓰였습니다. 쿠키폰 리뷰, 어떻게 쓰여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리뷰 준비하기.

쿠키폰 체험단이 발표된 이후,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한 일은 '어떻게하면 재미난 글을 쓸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흔히 제품을 받고 몇 시간이면 글 하나를 뚝딱 쓴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글을 쓰기 위한 배경 지식을 습득하고, 글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고 긴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쿠키폰', '김태희', '쿠키', '달다' 등 쿠키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메모장에 적어놓고, 연관된 단어들을 하나씩 모아보았습니다. 글을 쓸 때,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이렇게하면 핵심단어가 정리되어 글을 좀 더 짜임새있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 쿠키와 쿠키폰을 비교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글의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글을 쓰기위한 사전 자료 습득도 무척 중요한 일 중에 하나인데, 쿠키폰에 관한 자료는 LG 싸이언 홈페이지와 네이버 쿠키폰 공식 카페를 통해 비교적 쉽게 정보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술 정보만은 얻을 수가 없었는데, 이는 마케팅 담당자분에게 메일을 보내 해결하였습니다. 쿠키폰에 들어간 웹브라우저 종류라든가 하는 내용들은 역시 개발사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이 가장 빠르더군요. 답변은 개발사를 거쳐 다시 마케팅 담당자를 통해 전해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질문을 해 두어야 리뷰 기간이 늦지 않는다는 것도 팁이라면 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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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폰 담당자로부터 온 메일들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마케팅 회사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메일에는 리뷰 기간과 주의점, 그리고 리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태그가 실려 있었네요. 사실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작성되는 리뷰는 상당히 자유롭게 작성이 가능합니다. 주제가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런 간섭이 없고 정해진 기일도 개개인의 사정에 따로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 프리랜서들이 마감시한에 쫒기는 것을 보면, 블로거들의 마케팅은 정말 느슨한 편이지요.


리뷰 들어가기.

목요일이 되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쿠키폰이 왔습니다. 이때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인데요, 일단 제품을 받고 나면 클리너와 천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먼지를 제거하고 보호필름을 붙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단순히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달동안 글을 쓰며 사진도 찍어야 하니, 먼지 하나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다음은 매뉴얼 읽기. 일전에 이런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가 지적을 받고 상당히 무안했던 경험이 있어서, 요즘에는 제품을 받으면 가장 먼저 매뉴얼을 꼼꼼하게 정독하곤 합니다. 역시 아는 것이 많을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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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필름 후 첫 사진]

글은 '보다(See)'와 '만지다(Touch)'에 초점을 두고 작성하였습니다. 흔히 과자를 고를 때에도 케이스를 먼저 보고, 그다음에 평가를 하잖아요. 휴대폰이라고 해서 별반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외관과 촉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다음으로는 내부 기능들에 대해 설명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사진은 글의 첫 문단을 작성하고 찍는데, 사진 촬영에 앞서 소품용 쿠키를 사왔습니다. 처음에는 모제과의 '촉촉한 XX칩'을 사왔는데 안에 초코칩이 하나도 안보이더군요. 덕분에 다시 뛰어나가 매장에 있는 모든 과자들을 종류별로 하나씩 사가지고 왔답니다. 마침내 결정된 과자는 칙촉. 사진을 찍고나니, 한동안 간식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주제와 방향을 정해도 첫 문단을 쓰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몇 번을 반복하다 겨우 마음에 드는 글귀를 찾아 문단을 완성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촬영. 제품 사진은 보통 현장에 나가 찍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외관을 자세히 소개해야 하는 경우에는 실내에서 촬영을 진행합니다. 아래 사진은 촬영을 위해 소품과 조명을 배치한 사진인데, 조명 아래서 사진을 찍어도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해주는 작업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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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촬영 현장]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캐논 400D로 사진은 보통 2, 3차례에 걸쳐 100~150장 정도 찍습니다. 첫 촬영은 머릿속에 생각해 두었던 구도를 먼저 촬영하고, 두 번째 촬영은 글이 완성된 후에 추가로 들어갈 사진을 찍고자 진행합니다. 사진을 많이 찍는 이유는 나중에 다시 활용하기 위해 미리 찍어두는 이유도 있지만, 같은 구도라도 미묘하게 느낌이 다른 사진들이 있기에 많이 찍는 편입니다.

촬영한 사진은 후보정과 리사이징 과정을 거쳐 블로그 포스트에 알맞은 이미지로 조정합니다. 제가 주로 쓰는 프로그램은 Ulead PhotoImpact와 Adobe Photoshop입니다. PhotoImpact는 일전에 번들로 받은 제품인데, 제품의 세밀함을 강조하고, 색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자주 이용합니다. 특히 단축 메뉴 기능이 정말 편리하더군요. 이렇게 조정된 사진은 다시 포토샵에서 최종 색보정을 한 후에, 추가 문구를 넣어서 마무리합니다. 아래는 보정 작업을 마친 사진인데, 쿠키가 상당히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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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 전 쿠키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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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 후 쿠키폰 사진]

사진 촬영은 보통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하는 편인데, 작업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리네요. 이후 글이 완성되면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합니다. 제가 쓰는 체험 리뷰는 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많이 풀어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WVGA라는 기술 용어가 나와 이 부분을 삭제할까 말까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쿠키폰 리뷰에 있어 중요한 이슈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그대로 글을 썼지만 영 찜찜하네요.

말투, 맞춤법도 점검의 대상입니다. 인터넷상의 말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언제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투나 어휘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맞춤법은 기본 중에 기본이고요.

이렇게 완성된 글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탈고 과정을 거친 후, 태그를 삽입하여 최종 발행됩니다. 발행 후에는 메일을 통해 리뷰 글이 등록되었다는 사실을 마케팅 관계자에게 알리고, 필요하면 피드백을 받아 글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리뷰를 하며, 제품 사진이 적다고 수정을 요구한 경우가 딱 한 번 있는데, 그 외에는 대부분 OK 싸인을 해 줍니다.

마치며...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책임져야 할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끔 리뷰 글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을 보면 울컥 하기도 합니다. 글을 쓰다 힘들 때면, '나는 왜 글을 쓰고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자문을 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즐거우니까.'라고 이전에 내놓았던 답을 다시 내놓지요. 그렇다고해서 다른 글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알아가는 리뷰 글에 대한 재미는 제가 리뷰 글을 계속 쓰게하는 원동력입니다. 쿠키폰, 리뷰는 어떻게 쓰여졌을까.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고 알찬 내용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