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공포의 외인구단이 일본팀과 붙었다면?

2009. 3. 25. 21:30Issue/Sports

공포의 외인구단이 현실 세계에 등장한다면?

8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화 중에는 이현세 원작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오혜성, 백두산을 비롯한 7명의 선수들이 외인구단을 결성하여 프로리그 전승 기록에 도전한다는 작품은, 이후 역대 최강의 야구팀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공포의 외인구단'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WBC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도 종종 공포의 외인구단과 비교되곤 하였는데, 만약 원조 공포의 외인구단이 현실속에 등장하여 일본 대표팀과 리벤지 게임을 벌인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만화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지만, 왠지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는데요. 환상의 대결, 내 맘대로 한 번 상상해 보았습니다.

오혜성 vs 이치로, 최고의 타자를 겨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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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WBC 결승전으로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오른 이치로. 국내에서는 '입치로'라는 말이 더 익숙하지만 어찌되었든 평균 3할5푼대의 타율에 탁월한 번트와 도루 실력은 이미 MLB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포의 외인구단 소속인 오혜성에게 그가 아직 풋내기에 불과합니다.

한 때 160km의 강속구를 던졌던 유망주였으나, 어깨 부상이후 왼손타자로 전향하여 현재 1루수를 맡고있는 오혜성은 '드라이브 타법'이라는 필살타법으로 유명합니다. 공에 역회전의 주어, 구르지 않는 공을 만드는 그의 절묘한 타법은 시즌중 무려 8할대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군요. 게다가 왠만한 안타 하나에 루 두개를 돌아 홈으로 여유롭게 들어오는 그의 모습은 이치로에게 '훗, 너따위 풋내기가..'라고 말하는 것처럼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혜성 선수가 주목을 받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선수들이 결코 평범한 선수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평균 타율 3할. 2번 최경도 - 3번 하국상 - 4번 백두산 - 5번 최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타선은 경기당 7,8점을 뽑아내는 막강한 타선을 자랑합니다. 특히 3번 타자 하국상 선수는 타율도 좋지만, 펜스에서 잡은 공을 다이렉트로 홈에 송구할만큼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고, 5번 타자 최관 선수는 외팔이라는 신체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터트려주는 팀의 키메이커로 유명합니다. 결코 만만히 볼 선수들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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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에 맞서는 일본측의 타선은 어떨까요. 조금 분하지만, 3번 아오키 - 4번 조지마 - 5번 오가사와라로 이어지는 일본의 클린업 타선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탑클래스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오가사와라 선수는 이승엽 선수 중계경기를 보며 국내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이지요. 이 선수의 지난 기록을 보면, 2009년 3할1푼을 치며 리그 18위, 그리고 19홈런에 116타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로보아 타격전에선 막상막하의 대결이 펼쳐지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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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투수간의 대결은 어떨까요? 일본의 투수는 한국전 당시 7.2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낸 이와쿠마 선수와 너클볼의 달인인 조상구 선수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이와쿠마 선수가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로 선수들을 요리한다면, 조상구 선수는 땅볼을 유인하는 너클볼로 완봉승을 기록한 경험이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조상구 선수에 대한 구체적인 경기 기록을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너클볼을 던지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는 야구에 대한 집념은 정신력면에서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일간의 대결인만큼 마동탁 선수의 투입도 경기에 큰 영향을 주리라 생각되네요. 100경기 연속안타에 타율 5할 3리, 그리고 홈런 64개의 기록중인 마동탁 선수는 이승엽 못지않게 경기에 강한 승부사입니다. 원작에서는 엄지와 이혼하는 매정한 남자로 그려지고 있지만, 오혜성의 드라이브 타법을 제일 먼저 분석하고, 마지막 대결에서 결승타를 친 것은 바로 그입니다. 마치 영웅의 별을 머리위에 두고 사는 선수라고나 할까요. 만약 9회말 한국의 마지막 타석에서 마동탁이 등장하였다면 그날의 승리는 분명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공포의 외인구단 vs 일본팀과의 대결. 상상만해도 즐거워지는 기분인데요,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최근 공포의 외인구단이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네요. 드라마라면 숙적 일본팀과 승부도 에피소드로 만들어 볼 만 한데, 과연 어떤 드라마가 기획될 지 궁금하네요.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외인구단의 승리에 한 표 던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