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하루를 보내며..

2009. 3. 1. 20:25하루 일기/2009 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길을 걷다보니 오늘따라 태극기가 눈에 띄입니다. 아, 오늘이 바로 3.1절이군요. 지난해에는 3.1절 기념 특집방송도 여러편 방송되고, 올블로그와 같은 메타사이트에도 3.1절 키워드가 항상 메인에 자리잡곤 하였는데 올해에는 특별한 일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후에 잠깐 다음에 접속하였더니, 청와대 소식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청와대 모 비서관은 오늘같은 날, 국가유공자들을 대상으로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과 친해지는 것이 실용주의이니 과거는 다 버려야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참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나가야 합니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2009년 3.1절 기념사'

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 말을 언급하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틀린게 아니라면, 일본이 잘못한 것은 알고있지만 일본에게 밉보이면 경제가 어려우니 알아서 기어라는 뜻으로 들리는데, 제 말이 틀린 건 아니겠죠. 만약 다르다면, 역사의 진실을 바라본다면서, 과거를 포기하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궤변이네요.

경기가 어렵다보니 눈앞의 돈 몇푼이 크게 보일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기반이 되는 역사를 돈 몇푼에 팔아치운다면 국가는 더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의 '식민지 시대'는 위안부, 강제 징용자, 문화재 수탈 및 독도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방관한다는 것은 당사자인 대한민국 국민들을 사실상 방치하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경제와 실용을 위해, 정작 중요한 국민들을 버리실렵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기념사를 읽다보니, 몇 년전 노무현 대통령이 3.1절을 맞이하여 한 말들이 떠오릅니다.
'무엇보다 역사적 진실을 존중하는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역사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같은 문제는 성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2007년 3.1절 기념사'
과거를 외면하고 실용만 외치는 이 대통령과 과거를 존중하며, 이를 바로 바라볼 수 있는 실천을 강조한 노무현 대통령. 같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지만, 이제는 모두다 그 자리에 어울리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따라 남은 4년이 정말 길게 느껴지네요. 지하에서 울분을 참고있을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