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쇼크, 생존을 위한 보고서.

2009. 1. 23. 23:06Issu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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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되는 경제관련 서적들을 보면,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웠던 재작년과는 달리 위기에 대비하라고 조언하는 서적들이 늘고있다. 국민소득 2만불이 무너지고, 지난해 기업들의 성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터지는 것을 보면, 경제 위기는 생각보다 가까운 지척까지 와있고, 생존을 위해 '고난의 시기'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해 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생각해보면 두려운 일이다. 97년 IMF 시절이야, 아직 학생인 관계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내가 겪어야 할 어려움들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렵고 또 억울하다. 오늘날 경제 위기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명박 정부의 정책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인데, 그 책임은 우리가 져야한다니 이보다 또 억울한 일이 어디있을까. 투표 한 번 잘못한 것치곤 꽤나 호된 시련을 맞고 있다.

이런 생각은 나만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얼마전 알라딘 서평단을 통해 지원받은 '토털쇼크, 어떻게 살아남을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공동저자인 방현철씨가 현재 '주간조선'의 비즈니스 분야 편집실 기자로 있다는 사실인데, 조선일보이면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서적에 담은 것을 보면, 정말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아니면 이 부분은 공동 저자인 강용훈씨가 쓴 것일까.

어찌되었든 저자는 10년전과 비교하여, 현재 국내 경제가 다음과 같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1. 현재 세계경제는 미국중심의 경제체제 붕괴로 큰 위기를 맞고있다.
2. 파생상품의 등장으로 이전과는 달리 정확한 피해액을 집계하기 어렵게 되었고, 손실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3.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퇴출기업들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관계로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4. 강남 부동산 버블은 반드시 꺼진다.

이중에서 주목할 부분은 강남 부동산 버블이다. 부동산은 지난 30년간 일반인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할아버지가 어느날 땅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혀 낯선 말이 아닐 정도로, 급격한 산업화와 수도권 밀집현상은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집값을 연일 들썩이게 하였고, 이제는 집 한 채, 빛을 내어 산 다음 두 배로 판다는 말이 부동산 재태크의 ABC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해볼 때, 3,4억하던 집값이 불과 1,2년 사이에 10억이 되었다면 그 반대도 언제든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부동산 시장은 지금 급격한 침체를 맞이하고 있고, 국내 버블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감세하고 제 2 롯데월드와 경인운하로 부동산 버블이 꺼지지 않도록 조장하고 있지만, 내가보기에 부동산 버블 붕괴는 피할수 없는 필연적 운명처럼 보인다.

버블이 붕괴되면 어떻게 될까. 솔직히 부자들은 별걱정 아니다. 그러나 은행에서 대출받고, 사채를 내어 집값 오르기만을 바라보고 집을 산 서민들이 과연 버블이 꺼졌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은행의 독촉 전화에 시달려보신 경험이 있다면, 결코 희망적인 답변만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빛을 줄이고, 쓸데없이 여유를 부리지 마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겨울철 동면하는 곰처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현금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빛을 지지 않은채 그저 웅크릴수 밖에 없는 것이다. 쪼잔하지만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다.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 서적의 추천 문구는?
'열심히 일하는 것'과 '제대로 일하는 것'은 다르다. '열심히 뛰었으니까 잘 봐달라'는 애기는 지금 당장 위기로 실직의 공포에 잡혀있는 보통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서문

왜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주가는 하락했고 회사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이는 걸까? 모두들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만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 1장 외환위기보다 큰 놈이 온다.

모르면 당한다는 걸 1997년 외환위기 때 많은 사람들이 배웠다. 당시 우리는 무지했다. 외신이 IMF의 자금 지원이 임박했다고 떠드는데도 순진하게 관료들이 'IMF엔 가지 않는다'고 한 말에 속았다. - 4장 2008년 한국, 1997년을 답습하는가?

이 서적의 추천할 부분은?
일단 어려운 전문용어가 사용되지 않아 상당히 읽기 쉽다. 또 '채권 투자를 할 때 주의해야할 점?', '외국계 보험회사에 돈 넣어두었을 때 보장받는 법'과 같이 문답식 형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이 서적은 누가 읽을 것인가?
현재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가장 추천한다.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