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에 대한 저항, 도서관 전쟁

2008. 7. 11. 03:25Animation/Ani-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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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을 펼치는 시민들이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당한 시민 운동조차 불법이라고 규정지으며 검열을 일삼는 정부의 모습은 70년대 불온서적 금지 시대를 지나 평화가 깃든 이 시대에 또다시 검열과 탄압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예견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아리카와 히로 원작의 애니메이션 '도서관 전쟁'은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인터넷 검열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검열에 저항하는 도서관과 정부 사이의 전쟁, 그리고 그 사이에서 성장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은 '공각기동대'의 I.G. 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검열로 인해 소중한 책을 잃을뻔한 소녀 카사하라 이쿠가 도서관 긴급대응팀 테스크 포스에 입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카사하라의 성장, 그리고 카사하라와 도죠 교관과의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로 자리잡고 있지만 군데군데 보여지는 검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나 저항에 대한 도서관 내부의 파벌 경쟁들 또한 주의깊게 보아야할 대목들이다. 뉴스에서 악의적으로 조작된 소식을 보고 도서관에 항의집회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나, 검열 운동이 단순한 방어차원을 넘어서 극렬저항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 촛불집회를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찬반양상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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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대한 통제와 저항정신은 메이지시대 일본의 근대작가,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坊つちやん)'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절정에 달한다. 일본의 지폐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그는 도련님을 통해 잘못된 것에 지지않는 강인한 일본인의 모습을 담아내었는데,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은 카사하라를 통해 다시금 재현된다.

'무법은 이제 질색입니다. 틀린 규칙을 의심하지도 않고 그저 순응하며 살아간다니, 살아간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이 한마디에 사태를 조용히 지켜만 보고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며, 작품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그들이 검열에 대한 자유를 손에 넣었는지 여부는 차후 진행되는 소설판을 통해 알아보아야 겠지만, 그들이 틀린 것을 틀린 것이라고 말할수 있는 용기가 있는 한 그들의 저항은 분명 계속될 것이다.

주인공 카사하라가 하나하나 친구와 사랑과 삶을 알아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배경이 더 생각에 잠기게 했던 작품, '도서관 전쟁'. 카밀레가 한껏 피는 7월의 여름에 이 작품과 함께 자유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