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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기/2008 Diary

여름을 가시게 하는 향기, 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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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란 단어에 떠오르는 풍경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시원한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이나 오두막 수박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 여름철엔 차 한 잔이 생각납니다.

더위를 피해 열어놓은 창밖 사이로는 푸른 하늘이 엿보이고,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한 공기,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시원한 보리차 한 잔. 무더운 여름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긴 하지만, 이 풍경만큼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장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茶)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삼국시대 이전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다는 고문서가 전해지지만, 차나무 잎이 아닌 보리를 끓여 마시는 일은 지극히 최근의 일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기, 한국인의 다혈적인 기질을 누르고 영양실조를 막기 위해 전파되었다고 하네요.

정확한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국민학교 시절 학교 주전자에 담겨있던 물은 어김없이 보리차였으니, 보리차에 대한 인연은 무척이나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10월에 씨를 뿌려, 한겨울 내내 그 냉기를 머금은 보리는 무더운 여름철이 시작되는 6월이 돼서야 수확하기 시작하는데, 여름을 대표하는 차라는 명성에 걸맞게 갈증 해소에 좋고 열을 식혀주며,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끓이는 법도 무척 단순해서, 끓이는 물에 보리 티백이나 약간의 보리를 소금과 함께 넣고 차갑게 식히면 보리의 구수한 향기와 함께 시원한 보리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상표의 보리차 음료가 판매되어 편의점 등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통음료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뿌리내린 역사는 짧지만, 어느새 전 국민이 가장 애용하는 차가 되어버린 보리차. 올 여름엔 시원한 보리차 한 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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