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일기/2008 Diary

추억은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한다.

본 포스트는 도와줘, SOS 이벤트에 응모된 글입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이 있다면?'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질적인 범위에 한정하여 소중한 것을 찾는다면, 하루 20시간 이상씩 켜놓고 있는 노트북이나, PMP등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중한 것이라 정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필요성에 의해 선택되고 버려지는 존재들. 내가 최신의 노트북을 새로 사더라도 기존의 노트북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1초도 안되어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대답은 No. 분명 이들은 나를 이롭게하지만 소중한 물품이라 불리기엔 무언가 부족한 점이 있다.

그렇다면 소중한 물건이란 무엇일까?

대체로 소중한 물품이란 영화속 아버지의 유품인 회중시계나, 어머니의 반지와 같이 누군가를 그리워 할 수 있는 추억이 담긴 물품들이라 하겠다. 기능에 상관없이, 그리고 시대와 장소에 구분없이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들. 물건이라는 물질적 영역에 갇혀있지만, 그 존재성은 정신적 영역에 머무르며 누군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어주는 존재야 말로 소중한 것의 정의에 든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도 이런 것들이 있을까? 문득 주의를 둘러본다. 열심히 닦았지만 다소 세월의 흔적이 남은 선풍기, 빛바랜 전공서적, 요 몇달간 사용하지 않아서 먼지가 낀 삼각대.. 아쉽지만 도통 보이지가 않는다.

범위를 좁혀 지갑을 뒤져본다. 몇 장의 카드와 함께 작은 동전 하나가 나의 눈에 들어온다. 어디서 받은 동전이더라. 잊고있었던 기억의 톱니바퀴가 다시금 돌기 시작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전은 지금으로부터 약 2년전 토론토에 살고계시는 한때는님으로부터 받은 행운의 2달러였다. 파란에서 태터툴즈로 새 보금자리를 꾸미고, 나름대로 가치있는 블로그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아래 열심히 블로깅을 하던 시기였지만 혐일류 작가에게 고소를 당하고 이래저래 힘든 일도 많아 무언가 의지하고 싶었던 그 때 그 시절.

정말 행운이 깃든 동전이었는지 우연한 시기에 '한때는'님으로 부터 이 동전을 받고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하였다. 혐일류 사건도 결국 아무 문제없이 완만하게 해결되었고,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하루 방문자수가 10명이 안되던 내 블로그에도 많은 분들이 방문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이 행운의 동전은 내 지갑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게 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이웃분에게 받은 선물이자, 내 블로그의 전환점이 되어준 선물. 아마 언젠가 블로그가 문을 닫게 된다할지라도 이 동전만큼은 고이 간직하고 있으리라.

추억은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하고, 설레이는 추억은 소중한 물품에 담겨져 언제나 나만의 소중한 보물상자가 된다. 소중한 물품의 의미란 아마 이런 것이리라. 오늘 나는 잊혀진 보물상자 하나를 다시 찾았다.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