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 지난 한 달간의 여정.

2008. 5. 20. 20:57Issue/Society

지난 4월 18일 미 쇠고기 협상이 전격 타결된 이래 근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토론과 시위, 그리고 탄압과 저항이 있었고 수 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난 한 달간의 뉴스를 간추려 보았습니다.

2008년 4월 18일 : 한미간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30개월 이상 뼈있는 쇠고기 및 30개월 미만은 SRM(광우병 위험물질) 2개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위 수입한다고 공시하였으며, "미국내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의 광우병 위험통제국가 지위를 하향 조정하지 않는 한 한국이 전면적인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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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1일 : 통합민주당, 쇠고기 청문회 추진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검역주권을 포기한 이번 수입에 대해 쇠고기 청문회를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당시 일본을 방문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에게 가장 비싼 값을 내고 쇠고기를 먹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며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과의 FTA 협상을 위해 쇠고기 시장을 개방한 것은 아니지만 다만 개방시기가 적절해 미국도 크게 고마워했다'는 발언을 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삼.

아울러 농식품부 정운천 장관은 오찬 간담회에서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전염병이 아니지 않나. 광우병 위험이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함.

한 편, 보건의료단체연합, 수의사연대,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국민감시단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는 청와대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대재앙을 초래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하는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정부는 한우값이 하루사이에 8% 폭락한 것을 두고 도축세 감면등의 제시하였으나 축산농가로부터 외면을 받음.

2008년 4월 22일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마치 독을 제거하고 복어를 우리가 아무런 걱정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라고 말하여 논란을 일으킴.

2008년 4월 24일
보건당국이 소의 태반을 원료로 한 화장품 및 의약품의 수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됨. 참고로 소의 원료로 한 화장품은 FDA에서 광우병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5월 1일 관련 정보를 공개하였음.

2008년 4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들어올 수 있는 건 다 개방하는 게 맞다. 그 다음은 소비자 몫'이라고 말하며 지난 20일 '고기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한다. 맘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라는 발언을 재탕함. 그러나 원산지 확인이 어렵고, 2차 가공품에 대한 광우병 오염물질 사용 확인여부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공분의 삼.

2008년 4월 29일
청와대는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는 야당에 대해 '자신들의 정권에서 못한 것을 그 다음 대에서 해 주면 고맙다고 해야지 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문함. 아울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내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쉽게 말하면 이 대통령이 '설거지'를 한 것"이라며 "모든 것을 내 편이 하면 로맨스, 남의 편이 하면 스캔들 같이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하여 파장을 일으킴.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송. 국민들의 항의에 의해 이명박 홈페이지 폐쇄.

2008년 5월 1일
정운천 농림수산부 장관은 "부안 인근에 원자력발전소는 들어섰지만 방폐장이 들어설 수 없었던 것은 사람들이 사실을 잘 모르고 선동됐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광우병 파동이 일부 여론의 선동때문이라고 발언함. 이후 '광우병 괴담'이라는 말이 조선일보('광우병 괴담' 듣고만 있는 정부', 5월 2일자)를 비롯한 조중동에 인용되면서 일반 명사로 굳어짐.

2008년 5월 2일
농림수산부는 18일 체결된 한미 쇠고기 협정에 대한 합의문을 공개하지 못하겠다고 밝힘. 이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은 정운천 장관을 고소함.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말하였으며, 한나라당은 언론이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불만을 터트림.

그러나 지난해 8월 한나라당은 미쇠고기 수입에 대해 "검역중단 등의 미온적인 조치가 아닌 금수 조치를 바로 내리는 등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역공을 받음

첫 촛불시위 시작. 약 1만 5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이명박 탄핵', '미친쇠고기 금지'를 외침. 온라인 상에서도 이명박 탄핵에 대한 서명이 66만명에 이르는등 본격적인 시민 저항이 일어나기 시작함.

2008년 5월 4일
뉴욕 한인회는 미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밝힘. 그러나 해당 뉴욕한인회의 회상이 쇠고기유통업자에 당선무효 소송이 진행중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신을 받음. (이후 주부들로 구성된 재미교포 모임에서 해당 성명을 반박하는 성명서를 발표)

쇠고기 협상 영문 협정서 공개(미국)

2008년 5월 5일
국문 협정서 공개. 영문본 및 정부 보도와 내용이 달라 각종 의혹이 계기됨. 한편 강기갑 의원은 지난해 9,10월 미 쇠고기 안정성에 대해 정부가 조사한 문건을 폭로하며 당시 문건에는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해야 된다고 연구결과가 적혀있는데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였다고 하면서 해당 사실을 추궁. 한편 민동석 농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협상날짜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방문일인 18일날 맞추었다는 사실을 두고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합의문 공개(국문본) 및 영문본과의 차이점 혹은 은폐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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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6일

한승수 총리는 '일부 언론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 보도한다'고 말하며 광우병에 대한 의혹을 애써 언론탓으로 돌림. 그러나 이미 쇠고기 수입 원본이 공개된 상태에서 사태는 겉잡을수 없이 확산됨.

또한 정부는 쇠고기 수입에 대한 대책으로 30평 이상 음식점에 대해 '음식점 육류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한다고 하였으나 이는 전체 음식점의 약 20% 비중으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함. 아울러 학교 급식, 군 급식에 대한 지침이 없어 광우병 쇠고기가 일반 학교에게 까지 퍼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수가 높아져 감. 한 편,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은 종료됐고,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끝까지 고수함.

2008년 5월 7일
쇠고기 청문회 실시. 정운천 농림수산수 장관은 쇠고기 수입이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준수하는 안전한 쇠고기라고 홍보하며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꼬리곰탕과 내장탕을 정부청사 구내식당에서 제공하겠다"라고 발언.

그러나 OIE가 미국측 인사들로 이루어진 로비 집단이며, 정작 미국에서도 OIE를 지키고 있지 않는데 안전한 쇠고기를 수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못함. 한 편, 정부 식당에 미국산 꼬리곰탕을 제공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무원들이 다수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짐.

한 편 청와대에서는 청와대 블로그를 개설하여 광우병 괴담 10문 10답등의 홍보자료를 올렸지만 네티즌에 의해 10분도 안되어 반박당함. 괴담 1문인 화장품 오염은 다음날 FDA에서 위험성이 높다는 자료가 올라오면서 오히려 더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음.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라고 밝혔으나, 이는 외교적 관례에 어긋난 것으로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럴 것이면 재협상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비판과 함께 외교에 대한 기본을 모른다는 비난을 받음.

청문회 이후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시 김연세 기자는 1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농담까지 곁들이며 박수를 쳤다고 고백함. 이에 대해 청와대 기자실은 1개월간 출입금지 명령을 내림.

2008년 5월 8일
조중동은 광우병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기 위해 각종 오보를 터트림. 중앙일보는 '김용선 교수도 미국 쇠고기 즐겨 먹는다'라는 기사를 통해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 김용선 교수가 미쇠고기를 먹었으니 안전하다는 근거없는 소문을 퍼트림.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단과 함께한 오찬에서 '미국이 강제로 (우리 국민에게 위험한 쇠고기를) 먹이겠느냐, 우리 국민이 사 먹겠느냐"라고 말하며 "물건을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위험하면 우리가 못 먹고 안 먹는 것이며, 수입업자도 장사가 안되면 안 들여온다'라고 발언함.

그러나 이 발언은 쇠고기 수입문제를 수입업자에게 떠넘기겠다는 발언으로 수입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킴. 청와대는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연일 홍보하였으나 '립서비스'라는 비난과 함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함. 촛불 집회는 매일 진행되며, 매번 수만명의 시민들이 모임. 국민 82%가 쇠고기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됨.

2008년 5월 9일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 주부들의 모임'에서 미국내에서도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4일 뉴욕한인회의 입장을 정면에서 반박함. 아울러 미 동물보호 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HSUS-The 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는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가 도축장에서 그대로 도축되는 영상을 공개함으로서 국내에도 큰 충격을 줌.

2008년 5월 12일
미 소고기 점검단 방미. 그러나 일정조차 잡지않은 점검이어서 부실 조사의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남.

2008년 5월 13일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 청문회에서 미국의 동물성 사료금지 완화조치를 담은 미 연방 관보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증언함. 이로서 농림수산식품부가 국문 협정서 번역과정에서 오역이 있었다는 말은 거짓임이 판명됨.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수전 슈워브는 가트에 의거하여 한국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인정한다고 발언하였으나 법적 문서가 아님에 따라 립서비스 논쟁을 불러 일으킴.

2008년 5월 14일
통합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미 축산육우협회의 소식지를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식때부터 쇠고기 협상을 물밑 진행해왔다고 주장함. 미 축산협회는 당시 보도되지도 않은 대통령의 일정을 자세히 알고있었으며, 쇠고기 수입이 이미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하고 있었음. 촛불집회 전국적으로 확산. 15일 장관고시 연기.

2008년 5월 16일
미 CNN은 미국의 광우병 검사 시스템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경고. 아울러 국내 검역 시스템으로서는 한우와 수입산만 구분이 가능하며, 미국산 여부를 판독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미국의 사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등이 추가로 밝혀짐.

한편 정부는 교육청을 통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조사하고, 집회신고를 했던 전북 고등학교 학생을 수업시간중 불러 경찰이 조사하도록 함. 인권단체의 항의 아래 해당 경찰은 징계를 받았으나 여전히 1천명의 교사들이 촛불집회를 감시함.

조중동 기자들은 촛불집회 사진을 찍기위해 타 보도사로 위장하였다가 발각되어 망신을 샀으며, EBS의 영상 '17년후'는 청와대의 압력에 삭제되었다가 담당 PD가 네티즌에게 사실을 알리면서 다시 복구 됨.

2008년 5월 20일
검역부분에 대해 다소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수입될 예정임. 에드 셰이퍼 미 농무부 장관의 지난 2월8일 미 축산협회 연례 전국대표자회의 육성연설이 경향신문에 의해 보도. 해당 보도에 의하면 이미 당선자와 미농무부 장관이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발견되었으며, 이로서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쇠고기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

한 편 청와대는 이번 사실을 보도한 경향신문에 대해 더이상 광고를 주지 않기로 결정함.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는데 한 달이라는 정말 짦은 기간동안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 건씩 매일 이슈가 터지다보니 그 때는 몰랐는데, 정리해 보니 정말 많군요. 여기에 대운하, 독도문제등 국민들이 피곤한 이유도 알 수 있을듯합니다.

금일 약간의 미봉책으로 사태는 다소 안정화되었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바,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촛불집회는 계속 열릴 예정입니다. 한 번쯤은 거리로 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봄은 어떨까요? 아직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