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후기, 대통령이 떠난 그 자리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08. 2. 26. 16:38ㆍ하루 일기/2008 Diary
지난 포스트에 이은 두 번째 후기입니다. 오늘 포스트는 취임식 이후의 행사장 모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 나가고자 합니다. 과연 대통령이 떠난 그 자리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가장 눈에 많이 뜨인 장면은 바로 기념사진 촬영이었습니다. 비단 참석자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들도 기념사진을 찍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나 봅니다. 좋은 대목 자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혼자 온 사람들은 옆에 계신 분에게 머쓱한 목소리로 사진 한 장 찍어달라며 카메라를 건네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통제요원들은 행사외적인 업무 외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지침이 떨어져서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없었답니다. 아쉽긴 하지만, 본연의 자세에 충실한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또 입구에는 즉석사진을 찍어준다는 푯말과 함께 할아버지들이 사진사 역할을 자청하였지만 예전과 달리 눈길을 주는 참석자는 없었습니다. 디카가 보급화 되다보니 이제 사진사들은 옛 추억만 곱씹는 그런 존재가 되었습니다.
입구를 나선 참석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바로 이 곳, 어묵을 파는 노점상 앞이었습니다. 자판기 커피 한잔에 천원, 어묵 하나에 천원이라는 극악의 바가지 상술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4시간 가까이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 굴려야만 했던 참석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종종 호두과자를 비롯한 독특한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노점상도 눈에 띠었습니다.
1일 시위도 오늘이 대목인양,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에 항의하는 시위에서부터, 교육현안 비리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1인 시위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만이 호기심에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을 뿐, 시위내용에 관심을 가진 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들 집에 가기 바빴다고나 할까요.
금일 취임식을 위해 많은 경찰력이 배치되었지만,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돌아가는 참석자들을 위한 그 어떠한 교통통제나 배려는 존재하지 않았고, 곳곳에서 위험한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휴대폰마저 불통인 상태에서 사람들은 이 지역을 탈출하기위해 연신 발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뉴스 보도에 없는 것을 보니,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던 모양입니다만 아쉬움이 남는 장면입니다.
여의도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축하하는 많은 광고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광고판들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의문이지만, 길가를 걸어가며 이제 이명박 정부의 시대가 들어섰다는 느낌은 분명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여의도 공원을 지나가니, 길가에 수없이 많은 관광버스들이 보였습니다. 표지를 보니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한나라당 당원들이 총출동을 한 것이었네요. 새삼 10여 년 동안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제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의 저력을 느꼈습니다.
자, 이제 취임식은 막을 내렸고 본격적인 이명박 정부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될까요. 곰곰히 생각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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