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배사들의 어설픈 국내마케팅, 심슨더무비
2007. 8. 14. 15:16ㆍAnimation/Ani-News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영화가 있을때, 혹은 너무나도 감동적인 영화여서 그 추억을 다시 한 번 회상하고 싶을때 우리는 영화 홈페이지를 방문합니다. 영화 홈페이지는 단순한 광고판이 아닌 영화와 영화팬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이자, 그 시대 영화들이 웹상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를 알려주는 역사적 사료입니다.
최근 포털사이트의 공세에 밀려 그 비중이 다소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랭킹닷컴을 비롯한 주요순위 사이트들은 영화 홈페이지의 순위를 매주 공개하고 있으며,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와 같이 먼저 영문판 홈페이지가 해외에 소개되어 인기를 얻고 이후에 영화가 수출되는 마케팅 측면에서의 영화 홈페이지의 역활은 아직도 지대한 편입니다.
그러나 매년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과는 별도로 영화 홈페이지의 질적 하락은 점차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배급사를 통해 직배 형식으로 배급되는 영화의 경우, 오탈자와 같은 기본적인 수준의 홈페이지 완성도조차 보이지 않은 상황이어서 영화 홈페이지의 입지는 더욱더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 홈페이지 '심슨더무비'는 이러한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입니다. '심슨더무비'는 북미지역에서 개봉 첫 날에만 29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슈렉 1,2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올해 20세기 폭스사의 주력 영화중에 하나입니다.
홈페이지는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등 12개 언어로 번역되어 서비스되고 있는데 이중 한국어판의 사이트 내용은 개봉이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영화정보조차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심슨더무비'를 통해 근래 제작되는 영화 홈페이지의 문제점을 집어보았습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간판에는 '스프링필드에 스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괴상한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Welcome to SPRINGFIELD'라는 기본적인 문구조차 제대로 번역되지 못한 이 한심한 작태는 배급사들의 영화 홈페이지 관리실태가 얼마나 부실한지 한 눈에 알수 있는 예입니다.
영화정보란에서는 '시놉시스, 배우/제작진, 프로덕션 노트'라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정보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영문 사이트와는 달리 시놉시스는 단순한 주인공 소개에 불과하고, 원래 ''THE SIMPSONS FAMILY'라는 메뉴로 심슨가족을 소개하는 메뉴는 엉뚱하게 '배우/제작진'이라는 메뉴로 영문 내용이 그대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또한 프로덕션 노트는 무슨 연유인지 시놉시스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여 개시해 놓은 상태입니다.
디자인 부분또한 심각한 상태입니다. 영문 홈페이지를 기초로 하였지만, 제대로 된 폰트없이 무성의하게 바탕체 폰트를 그대로 적용한 점이라던가, 단락이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점은 가장 감성적이어야 할 영화 홈페이지를 형편없는 낙서판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역화 부분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메신저 아이콘을 다운로드 받는 곳에서는 국내 순위권의 메신저인 버디버디나 네이트온 대신 AOL Internet Messenger용 아이콘을 소개해 놓았으며, 그마저도 AIM이라는 약자를 사용하여 사용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1
영화 홈페이지는 단순히 개봉이 끝나면 문을 닫는 한철 광고판이 아닙니다. 우리가 관람을 통해 개봉되는 영화들을 평가한다면, 우리 이후의 세대들은 영화 게시판에 올려진 감상문을 통해 영화를 평가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해외 배급사들이 매년 추가비용을 지불해가며 지나간 영화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 영화 홈페이지의 근본부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직배사들의 부실한 영화 홈페이지 마케팅은 영화팬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 심슨더무비 공식 홈페이지 : http://www.simpsonsmovie.com/main.html?cid=ko
- 영문판 사이트에서는 AIM이라는 약자대신 AOL Internet Messenger라는 정식 명칭이 사용되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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