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미국인에,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들만을 위한 영화.

지난주에 찍은 라디오키즈님의 영화모임 동영상입니다. 한 주를 지나 오늘에야 올리게 되었네요. 킁;;

영화는 코엑스 상영관에서 트랜스포머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은 어딜가도 트랜스포머 이야기가 빠지지 않더군요. 확실히 이전 영화들에 비해 볼거리도 많고 재미있는 장면도 많았습니다. 가령 샘의 어머니가 아들이 방문을 잠가놓고 있는 것을 보고, '샘의 해피타임'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라든가.(정말 웃음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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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미카엘라가 트럭을 몰며 적의 외계인을 파괴하는 장면은 지하실에 틀여박혀 기도만 하는 이전 여주인공들 모습과는 너무나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팍스아메리카를 넘어선 새로운 미국을 엿보게 되었으니까요. '영웅이 필요없는 미국' 이것이 바로 그들이 꿈꾸는 미국의 미래입니다.

잠시 시간을 돌려 90년대 초히트작인 '인디펜던스 데이'를 떠올려 봅니다. '인디펜던스 데이' 역시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에 맞서 미국이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이었지요. 허나 인디펜던스 데이와 트랜스포머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미군의 역활과 영웅의 등장입니다.

인디펜던스데이 초반에는 최신예 무기로 무장한 미군들이 외계인의 습격에 무력하게 쓰러지는 모습들이 등장합니다. 중반에는 핵까지 사용하였지만 역시나 무용지물이었지요. 그리고 이렇게 희망을 기약할 수 없을때, 평범한 미국민들이 영웅이 되어 등장합니다. 적의 우주선에 비행기로 카미카제를 한 술주정뱅이 아저씨나 적의 방호막을 바이러스로 뚫은 프로그래머등 수많은 미국민들에 의해 세계가 지켜집니다. 그리하여 미국은 미국민들이 힘을 합치면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국가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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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트랜스포머에선 이 공식이 깨집니다. 영웅은 사라지고, 초반부터 후반까지 미군의 역활을 지대합니다. 초반에는 적 외계인을 포획하기도 하고, 중반에는 주인공을 구출해내서 막판에는 주인공이 큐브를 가지고 도망치는 사이 외계인에 맞서 전투를 벌입니다.

실제 두시간동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도망치는 주인공들과 싸우는 미군들이었습니다. 즉 이제 더이상 미국은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웅보다 더 강한 미군이 있으니까요.

이같은 영화의 주장은 엔딩 크레딧으로 올라오는 샘 부부의 인터뷰 장면에서 더욱더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실제 외계인이 침략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샘 부부는 '정부만 믿으면 된다'라고 응답합니다. 9.11 사태이후 미국의 기조가 어떤 식으로 변하였는지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이제 미국은 더이상 약한 국가가 아닙니다. 이전에는 외계인이 쳐들어왔을때 속수무책이었지만, 또 영웅이 필요할만큼 불안정한 세계였지만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강력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정부를 믿어라!

솔직히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하니 할 말이 없네요. 미국인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한국인에겐 불편함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만큼은 영화가 끝나면 엔딩 크레딧을 보지말고 바로 나오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화려한 CG만이 머리속에 남을테니까 말이죠. 물론 선택은 자유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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