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들이 돈을 못버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7. 7. 4. 20:57ㆍIssue/Movies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투자책임을 지고있는 조진만 바인 영화사의 대표, 조진만씨가 오늘 자택에서 자살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국내 영화계가 천만관객 돌파같은 문구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사의 자본잠식률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니까요. 하여 이번 사건은 더욱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편제로 100만 관객이 동원된 이후, 쉬리, JSA등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의해 한국영화산업은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80%라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같은 수치만 보면 국내 영화사들도 돈을 많이 벌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 10여년간 얼마나 많은 영화사들이 소리소문없이 잠적했는가를 아신다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왜 영화사는 돈을 못버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한국 영화산업의 부적절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헐리우드와 국내 영화사의 제작과정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가령 헐리우드의 한 영화사가 영화를 제작한다면 자기 영화사의 자본 +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영화를 제작합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은 작품이 아닌 영화사에 자금을 투자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설사 해당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여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다할지라도 투자금액을 계속 유치하다보면 이후의 흥행작으로 인해 수익을 얻을수 있습니다. 폭스, 파라마운트와 같은 회사들이 망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국내영화사가 투자자들을 모을때에는 영화사가 아닌 작품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하여 작품이 망하면 투자가 끊기기 현상으로 인해 영화사도 같이 망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국내영화를 볼 때, CJ나 쇼박스같은 배급사 명칭은 익숙하면서도 영화사 이름에는 생소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은 돈을 버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영화 수익을 보면 수익의 50%를 극장이 가져가고 남은 수익을 다시 배급사와 투자가, 그리고 영화사가 나누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영화사는 스탭들 인금등을 비롯한 각종 실비를 지급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즉 영화사들은 흥행에 성공하여도 자본 축척률이 적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위해서는 또다시 투자자들의 손을 벌려야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그렇기에 영화사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스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알려진 스타가 배역에 없으면 투자금을 유치하기 힘든 영화계 현실속에서 신인스타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정말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또한 새로운 장르의 영화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기존 장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영화사들의 수익구조 불안에 기여합니다. 근 10여년째 조폭 영화들이 갖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스크린에 오르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돈을 벌기 때문이지요.
솔직히 좀 암울합니다. 혹 이 글을 읽고 헐리우드 시스템을 따라가면 좋지않는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미 국내영화산업은 한차례 헐리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의 암흑기를 연 60년대이지요. 당시 정부의 주도하에 헐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여 홍콩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수출까지 하였지만 시장의 협소함으로 인해 국내 영화사들과 극장들이 단체로 망해버렸습니다. 이후 서편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국내 영화계는 암흑속에서 헐리우드의 작품들에게 고스란히 시장을 내주었지요.
최근 D-WAR가 나름대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고요. (스크린을 1500여개나 확보하였다고는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예술 상영관과 같은 소규모 상영관들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등급의 상영관으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FTA 체결이후 국내 배급사들이 국내 영화사보다는 해외쪽에 눈을 돌리리라는 추측도 국내 영화계를 더욱더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고요. 90년대 대기업등의 투자자본이 다 빠져나간 이후, 새로운 투자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영화사들의 투자유치 노력은 정말 비참할 정도의 상황입니다. 1
추가수익을 바랄수 없는 빈약한 추가판권의 비중이나 일부 소수의 스타들과 배급사를 제외하곤 돈을 벌기 힘든 영화사와 스탭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정말 끝도없이 나오네요. 정말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지금 영화사들은 기적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국내 영화계가 천만관객 돌파같은 문구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사의 자본잠식률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니까요. 하여 이번 사건은 더욱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왜 영화사는 돈을 못버는 것일까?
서편제로 100만 관객이 동원된 이후, 쉬리, JSA등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의해 한국영화산업은 한때 국내시장 점유율 80%라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같은 수치만 보면 국내 영화사들도 돈을 많이 벌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 10여년간 얼마나 많은 영화사들이 소리소문없이 잠적했는가를 아신다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왜 영화사는 돈을 못버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한국 영화산업의 부적절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헐리우드와 국내 영화사의 제작과정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가령 헐리우드의 한 영화사가 영화를 제작한다면 자기 영화사의 자본 +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영화를 제작합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은 작품이 아닌 영화사에 자금을 투자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설사 해당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여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한다할지라도 투자금액을 계속 유치하다보면 이후의 흥행작으로 인해 수익을 얻을수 있습니다. 폭스, 파라마운트와 같은 회사들이 망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국내영화사가 투자자들을 모을때에는 영화사가 아닌 작품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하여 작품이 망하면 투자가 끊기기 현상으로 인해 영화사도 같이 망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국내영화를 볼 때, CJ나 쇼박스같은 배급사 명칭은 익숙하면서도 영화사 이름에는 생소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은 돈을 버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영화 수익을 보면 수익의 50%를 극장이 가져가고 남은 수익을 다시 배급사와 투자가, 그리고 영화사가 나누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영화사는 스탭들 인금등을 비롯한 각종 실비를 지급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즉 영화사들은 흥행에 성공하여도 자본 축척률이 적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위해서는 또다시 투자자들의 손을 벌려야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그렇기에 영화사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스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알려진 스타가 배역에 없으면 투자금을 유치하기 힘든 영화계 현실속에서 신인스타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정말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또한 새로운 장르의 영화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기존 장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영화사들의 수익구조 불안에 기여합니다. 근 10여년째 조폭 영화들이 갖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스크린에 오르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이 영화가 돈을 벌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솔직히 좀 암울합니다. 혹 이 글을 읽고 헐리우드 시스템을 따라가면 좋지않는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미 국내영화산업은 한차례 헐리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영화의 암흑기를 연 60년대이지요. 당시 정부의 주도하에 헐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여 홍콩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수출까지 하였지만 시장의 협소함으로 인해 국내 영화사들과 극장들이 단체로 망해버렸습니다. 이후 서편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국내 영화계는 암흑속에서 헐리우드의 작품들에게 고스란히 시장을 내주었지요.
최근 D-WAR가 나름대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고요. (스크린을 1500여개나 확보하였다고는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예술 상영관과 같은 소규모 상영관들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은 등급의 상영관으로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FTA 체결이후 국내 배급사들이 국내 영화사보다는 해외쪽에 눈을 돌리리라는 추측도 국내 영화계를 더욱더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고요. 90년대 대기업등의 투자자본이 다 빠져나간 이후, 새로운 투자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 영화사들의 투자유치 노력은 정말 비참할 정도의 상황입니다. 1
추가수익을 바랄수 없는 빈약한 추가판권의 비중이나 일부 소수의 스타들과 배급사를 제외하곤 돈을 벌기 힘든 영화사와 스탭들..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정말 끝도없이 나오네요. 정말 대안은 없는 것일까요. 지금 영화사들은 기적을 원하고 있습니다.
- 7.5 영화 수익 부분에 대한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 CJ가 최초로 자금을 투자한 회사가 국내 영화사가 아닌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설한 드림웍스라는 사실은 국내 자본이 언제든지 해외 영화사로 빠져나갈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마치 80년대 일본 기업들이 헐리우드의 영화사들을 사들인 것처럼 말이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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