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 헐리우드를 따라 잡았을까..
2007. 8. 5. 20:53ㆍIssue/Movies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많은 분들이 D-WAR는 굉장하다고 말합니다. CG도 이전보다 굉장했졌고 스케일도 커졌다고 치켜세우기 바쁩니다. 과연 D-WAR는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얼마나 따라 잡았을까요.
따 라 잡 은 것 들
코메디
액션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액션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액션 사이사이에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코메디 요소가 얼마나 절묘하게 어울리는가가 영화를 판가름하는데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개별요리와 전체요리를 즐기는 것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얼마전 개봉한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많은 분들이 트랜스포머들의 변신과 격투씬에 숨을 죽였지만, 동시에 그 거대한 로봇들이 술래잡기하듯 집밖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에서 환호하였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D-WAR의 경우 그동안 한국의 액션영화가 고집하던 액션 + 로맨스적 요소에서 벗어나 후반 액션씬을 소화하기위해 전반부에 다양한 오락적 요소를 도입했다는 것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브루스가 적의 칼을 빼았는 에피소드나 동물원 경비원이 정신과 의사와 면담하며 도로 끌려가는 에피소드는 언제 보아도 웃움보가 터지는 명장면입니다.
리얼리티한 CG
1993년 7월 17일, 영구아트무비의 첫 작품인 '영구와 공룡 쭈쭈'가 개봉하였을때 이 영화에 대해 논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같은 날 개봉하였던 쥬라기 공원의 실감나는 티라노의 모습에 비해 인형옷을 입은 티가 역력한 쭈쭈의 모습은 더이상 흥미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영구아트무비는 CG기술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는 D-WAR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이무기 '부라퀴'가 거대한 입을 벌리며 마치 뱀처럼 주변의 건물을 부수며 세라를 쫓아가는 장면이나, 등에 거대한 포를 달고 나타나는 더들러의 우직하면서도 둔탁한 움직임들은 그 하나하나가 결코 어색함이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압박감이 느껴지는 모습들입니다. 'CG와 실사가 따로 논다'는 식의 지적은 적어도 D-WAR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아 직 은 부 족 한 것 들
너무 많은 우연으로 이루어진 느슨한 스토리
D-WAR가 영상면에서는 기존 헐리우드 영화를 많이 뒤따라 잡았지만 아직 부족함이 느껴지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바로 스토리와 인물상입니다. 흔히 헐리우드 영화라 하면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단순한 스토리라인에 줄거리가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헐리우드의 영화들도 개연성부분에서 만큼은 복선을 확실하게 해두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트랜스포머의 경우 휴대폰으로 변신한 적의 스파이로봇에 의해 샘의 위치가 항상 추적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D-WAR에서는 이러한 개연성을 이루는 연관된 사건들이 너무나 느슨하게 묶여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일일히 옷을 벗겨 용의 문신을 확인하던 적들이 후반부엔 아무런 설정없이 멕시코로 떠나는 주인공을 추적하거나, 뜬금없는 막판 아파치 헬기의 등장등은 관객들에게 너무 불친절한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라면 아파치 헬기가 등장하기 이전에 괴물출현을 급박하게 외치는 요원과 고심끝에 결단을 내리는 대통령, 혹은 전의를 다지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을텐데, 너무 생뚱맞다고나 할까요. 동기와 결과는 있지만 원인이 없는 스토리는 관객들을 너무 피곤하게 합니다.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스토리 부분의 보강이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인물에 대한 표현도 아직 부족함이 많은 부분입니다. 특히 인물표현에 있어 가장 불만인 점은 전형적인 인간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다채로운 모습의 주인공이 부각되는 이유는 그 뒷편에 전형적인 엑스트라들이 모여있기 때문이지요.
도넛을 먹는 경찰관, 애국심으로 똘똘뭉친 군인, 원칙만 세우는 노동자등.. 굳이 말을 하지않아도 이미지가 떠오르는 조연들로 인해 주인공의 행동은 더욱더 부각되고 영웅시됩니다.
하지만 D-WAR에서는 이러한 조연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세라가 병원에 있을때 가족이 아니기때문에 면회를 거절한 원리원칙 주의자인 간호사는 이든이 기자라는 말에 환자의 개인정보를 술술 불어내고, 마찬가지로 세라를 죽이려는 냉혹한 FBI요원은 뜬금없이 인도주의로 가득찬 동료요원에게 총을 맞아 죽습니다.
90분이라는 짦은 시간안에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선 조연들에 대한 성격을 전형화 시키고 적과 동료를 구분짓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인데 D-WAR에서는 이러한 법칙이 무시됩니다. 결국 관객들은 조연들의 돌출행동에 '저친구는 도대체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야!'라고 히스테리를 부릴수 밖에 없습니다. 깔끔한 전개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마 치 며...
영화에 대한 총평이라면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B급 괴수영화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심형래씨가 의도하는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야 영화상의 스토리보다는 왜 여의주가 영혼으로 만들어졌을까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기 쉽지만, 그런 어린이들을 데리고 오는 것은 어른들이니까요. 어른들도 지루하지 않고 아이들과 같이 즐길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Issue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트랙, 2009년 5월로 개봉일정 연기 (0) | 2008.02.15 |
---|---|
영화관람료, 인상만이 해답일까? (3) | 2007.12.18 |
액션의 한계?!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14) | 2007.07.15 |
트랜스포머, 미국인에,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들만을 위한 영화. (18) | 2007.07.07 |
영화사들이 돈을 못버는 이유는 무엇일까? (29) | 2007.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