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nimation/Ani-Review

호러영화속 몬스터들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더위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극장가에도 또다시 호러바람이 불고있습니다. 한국 귀신이야기의 원조격인 '전설의 고향'을 비롯하여 '데스워터', '메신저 : 죽은 자들의 경고'등 다양한 작품들이 벌써부터 속속 선을 보이고 있는데요, 과연 이 귀신들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호러영화속 괴물들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됩니다. 이름모를 살인자에서부터 좀비, 귀신, 에일리언, 돌연변이등 시대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괴물에 맞서는 우리에 주인공들은 대체로 평범하고 소시민들입니다. 특별함이라곤 전혀 찾아볼수 없는 이들에게 왜 이런 무시무시한 일이 닥치는 것일까요. 그것은 호러영화가 타자에 대한 시선을 가장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잠시 시간을 돌려, 어린시절 보았던 영화들을 회상해 봅니다. 제 기억속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라면 '13일밤의 금요일'과 '엑소시스트', 그리고 '오멘'이 기억에 남는군요. '13일밤의 금요일'엔 제이슨이라는 이름을 가진 살인마가 등장합니다. 제이슨의 모습은 하얀 마스크에 진을 입고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괴인으로 그려지고 있지요. 그런 그의 모습은 사실 당대 노동자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모습은 이미 1931년에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그려진 바 있습니다. 제이슨이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시 노동자들이 이민 노동자였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제이슨의 음성은 알아들을수 없는 괴성으로 표현되지요. 또한 근육질에 전기톱과 같은 공구들은 당시 노동자들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수단들입니다. 당시 브루조아 계급은 다소 허약한 모습에 안경을 쓴 학자 스타일이 전형적이었고 노동자들은 빈티나는 옷에 근육질의 몸매, 그리고 청바지가 그들의 상징이었습니다. 따라서 '13일밤의 금요일'은 단순한 호러영화가 아니라, 부르조아 계급에 대항하는 프롤레타리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회영화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멘이나 엑소시스트에서도 다양한 금기가 등장합니다. 어린아이는 순수하고 맑아야 한다는 기존의 공식이 여지없이 깨지고 신성시 해야만 하는 그들의 종교는 '데몬'이라는 이교도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이렇듯 호러영화는 기존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비주류의 시각을 몬스터를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몬스터를 보는 주인공의 시각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속 주인공들은 몬스터들을 보았을때, 대체로 두가지 행동을 취합니다. 하나는 죽여 없애버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들이 나타나는 공간에서 탈출하여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일종의 '무시'입니다. 국내영화에서는 '한'을 풀어주며 그들을 이해한다는 식의 전개가 많이 나타나긴 하지만, 서양영화속에 그려지는 몬스터들과 주인공들의 행동이란 대체로 위 두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속 스토리는 현실사회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동성연애자나 장애인, 혹은 그외 사회적으로 융합되지 못한 이들, 즉 타자들을 보았을때 우리는 대체로 그들을 무시합니다. 뭐, 옛날에는 종교전쟁과 같이 죽여버리는 경우가 더 많았긴 하지만요. 그리고 이러한 현실과 영화속 스토리는 하나의 아이러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바로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에 대해서 말이지요.

해피엔딩은 정말로 해피엔딩일까?
호러영화의 마지막은 대체로 괴물들이 주인공에게 죽고,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좋아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막을 내립니다. 그야말로 행복한 해피엔딩이지요. 그런데 이들의 엔딩이 정말로 행복한 결말일까요? 앞서말하였듯이 호러영화속 괴물들은 그 시대의 비주류들, 즉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타자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계급, 기독교외 종교인, 여성, 어린아이등등.. 그리고 이들을 주류사회에 대한 저항은 괴물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예를들어 13일밤의 금요일에서 제이슨이 죽음으로서 브루조아 계급에 대한 프롤레타리아인들의 저항은 끝을 맺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속 주인공들의 해피엔딩이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세계속의 배드엔딩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만 보아왔던 호러영화속에 이런 사회적 메세지가 담겨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신기하지 않습니까?

사실 국내에서 호러영화는 그다지 제대로 된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장르입니다. '여고괴담 두번째 시리즈'나 2000년대이후 사다코[각주:1]가 유일하게 안나오는 '알포인트'를 비롯하여 꽤나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졌지만 성공한 작품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속에서도 호러영화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바로 그들 자체가 주류에 편입하지 못하는 타자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올 여름엔 호러영화 한 편 어떠세요?

  1. 일본영화 링속에 나오는 귀신 [본문으로]
  • BlogIcon Arborday 2007.05.26 23:26

    타자에 대한 시선, 잘 읽었습니다. 제이슨이 말을 못하는 이유에는 깊은 공감을 던집니다.
    하지만 정말로 2000년대 들어 한국호러영화에 사다코가 안 나오는 경우가, [알포인트] 뿐이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닐테죠? (웃음)

    • BlogIcon 소금이 2007.05.27 18:29

      아, 그말은 알포인트가 개봉되었을 당시에 영화잡지의 평론가가 한 말입니다. 누군인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당시 국내에선 '링'의 열기가 워낙에 뜨거워서 사다코가 아니면 호러영화가 아니다할 정도로 인용한 작품이 너무나도 많이 나왔지요. 기억에 남는 대사이기에 인용해 보았습니다.

  • BlogIcon 8NBee 2007.05.27 10:55

    오멘...영화 촬영할 때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고 하고
    그걸 찍은 배우들과 스텝들에게도 뭔가 무서운 일이 생긴 적이 있어서 그런 걸로도 꽤나 유명하죠. -_-

    • BlogIcon 소금이 2007.05.27 18:30

      확실히 귀신의 집에서 촬영을 하였는데 원인불명의 중세로 몸이 안좋아지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 소리를 들을때마다 조금 섬찟하다는..

  • BlogIcon 메이아이 2007.05.27 13:32

    그러고보니 우리 나라 호러 영화는 결국 '이해'로 끝나더군요. 슬픈 사건이 많고.
    갑자기 뭔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7.05.27 18:32

      국내영화하고 서양 영화하고의 차이는 확실히 있더라고요. 국내 귀신하고 서양 몬스터들하고 차이가 있듯이 말이죠. 개인적으로 국내 호러영화가 더 섬찟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

  • 쉐아르 2007.05.27 13:39

    너무 비약이 심하네요. 물론 공포영화중 말씀하신대로 해석이 가능한 장면이나 설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13일의 금요일도 시리즈의 첫 작품을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9편은 지금 말씀하신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텍사스 체인소우는 어떤가요? 스크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공포영화도 영화이기에 메시지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마치 공포영화에 보통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거창한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공포영화는 그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시키기 위해 만든 영화입니다.

    참고로 전 공포영화 매니아입니다. 제가 본 공포영화만도 이백편은 충분히 넘을 겁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7.05.27 18:34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견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속 타짜의 관념을 이야기할때 호러영화속 장면들을 예로드는 것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을 우리가 굳이 알지못해도 영화를 보는데에는 지장이 없어요. 마치 자동차의 구조를 알지못해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것을 알고 영화를 본다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베트남에서 레이건까지'라는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

  • 꽃돼ㅂ지 2007.05.27 19:35

    쉐아르님과 동감이고 흥행이 더큰 목적이....

  • BlogIcon ileshy 2007.05.27 21:54

    영화에 그다지 조예가 있는편은 아닙니다만.. 이런식의 해석도 꽤나 그럴듯 하네요..
    하지만 모든 호러와 그것들의 속편들까지 심각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것 같지만.. 속편들이 그 틀을 항상 유지한다는것은 어쩌면 오리지날의 생각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으로 봐도 되겠죠.. :-)

    • BlogIcon 소금이 2007.05.28 11:57

      근래 영화의 경우, 속편 제작시에 감독이 바뀌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원작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지 못하는 작품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허나 초기 호러영화들의 경우, 속편에서도 그 성향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대표적인 예로, 좀비영화의 시초가 할 수 있는 '죽은자들의 밤'이 그것이죠. '죽은자들의 새벽'과 '죽은자들의 낮'이상 세편이 모여 하나의 큰 작품을 만들어냈는데, 고전영화지만 정말 무시하지 못할 영화입니다. ^^

  • 용지니 2007.05.28 09:45

    서양의 가치관과 우리의 가치관이 다르다고나 할까요? 똑같은 괴물이나 귀신이라도 외국에선 퇴치해야할 대상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귀신도 이해하려고 하죠. 왜냐면 그 귀신들도 한이 있어서 이승에 남아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서때문에 우리나라의 공포영화는 한을 다룬게 많고. 인과율이 존재하죠. 원인이 있게에 결과가 존재한다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서양영화와는 다르더군요. 몇몇 3류 호러영화를 제외하고 말이죠.

  • BlogIcon 2007.05.28 13:12

    왜 영화는 흥행을 위한 목적만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요? 오히려, 잘 흥행하는 영화일수록 당대의 사회적 사건이나 사람들의 심리들을 잘 짚어내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사회학적 해석은 별로 와 닿지 않네요. 심리학적으로 보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슨을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로 볼 수도 있지만,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덩지 큰 남자에 대한 공포라는 게 더 설득력있습니다. 제이슨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화를 통한 이해, 소통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고, 그가 자기만의 광기에 빠져 있는 것은 자기 행동에 대하여 우리와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타자(타짜가 아니고) 중에도 소통이 가능한 타자와 소통이 불가능한 타자가 있는데, 소금님이 말씀하시는 프롤레타리아들은 데모든 항의든 이해든 어쨌든 사회적 액션, 소통이 가능한 사람들이고, 그 한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 처녀귀신들도 소통의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제이슨과 같은 공포영화의 괴물은 소통할 수 없는 존재들이니 내가 죽느냐 네가 죽느냐의 선택 밖에는 허용되지 않는 거지요... '기괴한 어린이'의 경우도 미성숙한 욕망의 위험으로 볼 때 그 존재를 이해할 여지가 열립니다.
    영화속의 해피엔딩이 현실 속의 배드엔딩이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결론이 아니라 문제의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듯 합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7.05.28 14:22

      그 부분은 산님과 다소 견해차이가 있네요. 물론 심리학적인 입장에서의 견해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다만 저같은 경우는 제이슨이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어눌한 말투와 귀중한 실험체임에도 불구하고 낡은 옷차림을 가진 점등이 당대 노동자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화 13일밤의 금요일이 제작되었던 1980년대의 사정또한 20세기 초의 유럽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고요. 한국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아시아 혹은 제3세계 국가 이민자들이 미국에 이민가서 노동자로서 일을 하였지요. (지금은 그분들중 상당수가 자수성가하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냈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비슷한 시대적 배경으로 볼때, 13일밤의 금요일의 제이슨 역시 프랑켄슈타인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그리고 이러한 저의 견해가 맞다면 이 작품을 프롤렐테리아와 브루조아와의 대립으로 해석하여도 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이미 비슷한 시기에 영화 피크닉을 통해 이러한 주제가 다루어지기도 하였고요.

  • 2007.05.28 14:26

    제이슨이 도륙하는 틴에이저들이 부르즈와들은 아니잖아요?

    • BlogIcon 소금이 2007.05.28 15:07

      영화속 틴에이저들을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대다수 아이들이 도시사람이고, 백인이며 남성들의 경우는 당시의 엘리트 학생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육질의 람보나 뚱뚱한 사람이 아닌 다소 허약해보이는 학자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의 경우는 금발이지요. 이러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당대 미국사회의 주류에 대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은 당대 브르주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