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 만난 '언제나 상쾌한 기분'

2007. 1. 14. 00:49Animation/Ani-Review

  언제나 상쾌한 기분 3  라가와 마리모 지음

카이난 고등학교 다도부 3인조. 아카우마, 신노스케, 히데에게 나란히 찾아온 고2 여름. 유일하게 여자 친구가 없었던 신노스케에게도 마침내 사랑예감이?

만에 대여점에 갔다가 반가운 책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라가와 마리노씨의 '언제나 상쾌한 기분(언상기)'가 재판되어서 3권까지 나와있더라고요. 라가와 마리노씨는 '아기와 나'를 그린 작가분이시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가 고등학교 시절은 98년인가로 기억하는데, 1권이 나온뒤 1년만에 2권이 나왔던 기억이 남습니다. 무척이나 인상에 깊었던 책이어서 구입해서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근 10여년만에 드디어 3권이 나왔군요. 이걸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재판된 책은 초창기본과는 달리 주인공의 이름이 모두 일본어 그대로 나왔습니다. 전 신우라든가 도일같은 이름이 더 정겹게 들리던데, 이것도 시대의 흐름인가요.

언상기의 내용은 고등학교에 올라온 세 남자들의 학창시절을 그리고 있습니다. 친구와의 문제, 여자친구와의 다툼과 화해같은 일상적인 부분부터 같은 동성을 좋아하는 동성애적인 면이나 남매간의 사랑등 사춘기를 겪는 고교생들의 진솔한 모습이 작품 곳곳에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좋아할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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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권을 '유리의 모습'이라는 에피소드를 잠깐 소개해 보자면, 중학교 시절부터 단짝이었던 미요와 미도우라는 두 여학생의 우정을 그린 에피소드입니다. 이 둘은 서로 성격도 다르고 모습도 너무 달라 어쩐지 어색하지만 그래도 잘 어울리는 단짝친구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류지(한국명 : 도일)를 꼬실려고 신노스케(한국명 : 신우)를 이용하려던 미요와 신노스케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미요를 용서할 수 없게 된 미도우의 절교선언으로 인해 둘 사이는 멀어져 갑니다. 그러나 나중에 신노스케로 인하여 오해가 풀리고 미요는 미도우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용서를 빕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흔히 이 쯤되면 둘은 서로 화해를 하고 이전 사이로 돌아갔다정도로 진행되겠지만, 마리노씨는 좀 더 솔직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뒷날 미도우와 미요의 우정은 되살아 나지 않았다'라고요..

어찌보면 이 말이 더 공감이 가는 말같습니다. 물론 서로 화해를 하고 이전처럼 좋은 사이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화해를 하였다고 해서 둘 사이가 다시 친해져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희망사항이지요. 미요와 미도우는 서로를 용서하였지만, 서로간의 간격을 알아차렸기에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각자의 학창시절을 즐기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 이런 일이 있었던 것같군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순식간이지요. 반대로 전혀 모르는 친구도 한 순간에 사귈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시절 저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이 더 공감이 가는지도...

학창시절에 이 작품의 완결을 보지 못하고 이제서야 이 작품의 후속작을 볼 수 있게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다음권은 언제쯤 나올런지.. 느긋한 마음으로 다음 권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