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작극장의 부할, 레미라제블의 소녀 코제트를 보고..
2007. 1. 9. 20:37ㆍAnimation/Ani-Review
- 사람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며 무엇을 위해서 사랑하는 것인가 -
지난 96년 집없는 소년 레미를 끝으로 막을 내렸던 세계명작극장이 근 10여년만에 다시금 부활하였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레 미라제블의 소녀 코제트'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라제블'에 등장하는 장발장의 의녀 코제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레 미라제블의 장발장을 그대로 세계명작동화에 그려내기엔 무리라고 제작진이 판단한 모양입니다. 일반적으로 세계명작동화는 어린이가 주인공이니까 말이죠.(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작은아씨들같은..)
전체적으로 10여년간의 세월속에 많은 부분이 변한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가령 큰 눈동자를 지닌 코제트의 모습같은 부분은 이전 명작동화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또 작품 중간중간에 들려주던 나래이션의 목소리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라는 주제는 10여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변치않는 모습입니다.
1화에서 코제트가 어머니의 말에 울면서도 따랐던 것은 어머니를 믿었기 때문이고, 그런 코제트를 두고 팡틴느가 몽트레이유로 갈 수 있었던 이유도 코제트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나아가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에 대한 증거는 앞으로 '레미라제블의 소녀 코제트'가 이어나갈 가장 소중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은 중국의 국영방송인 CCTV와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는데, 특별히 작화붕괴 현상이 일어나는 부분도 없고 첫 화이지만 스토리상의 진행도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이야기가 원작과 비교해볼 때, 어떤 식으로 표현해 나갈지가 기대되네요.
원작 레 미라제블속에서는 팡틴느가 코제트를 양육하기 위해 사창가의 여인이 된다거나, 코제트가 워털루 전쟁에서 패잔병으로 돌아온 테르나티에의 여관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장면등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들어선 공화주의자인 마리우스와의 삼각관계라든가, 폭등등 가족들이 즐기기엔 다소 심각한 장면들이 노출되는데 과연 세계명작동화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갈지 기대해 봅니다.
감독은 '디지캐럿'과 지난 겨울 방영된 '윈터 가든'을 맡은 사쿠라이 히로아키씨가 메가폰을 잡았고, 어른 코제트 역에는 고스트 헌트에서 '마이'역을 맡고있는 나즈카 카오리씨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 분은 교향시편 에우레카 7에서 '유레카'역을, 그리고 얼마전 방영된 스트라이크 위치스에서는 바느질을 잘하는 키작은 소녀 리네느 비숍역을 맡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장발장역에는 스가와라 마사시씨가 참여해주셨는데, 이 분은 굉장히 오랜만에 애니메이션계에 복귀하셨군요. 단역이나 조연을 위주로 활동하셔서 그다지 잘 알려진 분은 아니지만, 허스키한 중년의 목소리가 일품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안성기씨의 목소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용자특급 마이트가인에서 마이트 죠를 살해한 악당으로 등장하여 '그래서 드릴은 떼라고 있는거다'라는 명언(?)을 남기고 드릴에 치여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분입니다.
마지막으로 팡틴느역에는 하기와라 에미코씨가 맡으셨는데, 출연작은 적지만 엘펜리트(2004)의 마유역을 비롯하여 투하트2의 이루파역등 미소녀역을 꿰어차신 분입니다. 아직도 20대의 목소리를 지닌 에미코씨가 마치 유리와 같은 순진한 여인, 팡틴느역을 맡아 얼만큼 그녀의 마음을 표현해줄지 기대해 봅니다.
그외 음악으로는 사이토 유키씨가 오프닝과 엔딩을 맡아주셨습니다. 사이토 유키씨는 84년 소년 매거진이 주최하는 미스매거진 콘테스트에서 등장하여, 이후 '교복이 잘 어울리는 아이돌'이라는 이름과 함께 80년대를 이끌었던 아이돌 스타입니다. 94년 결혼이후에도 꾸준히 연예계활동을 하신 분인데, 메종일각(도레미 하우스)의 오프닝을 불렀던 기억이 남네요.
끝으로 애프터레코딩이후의 캐스트들의 일문일답을 번역해보았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되세요.
나즈카 카오리
오늘은 특히 강하게 느꼈습니다만, 애프터 레코딩후에는 '모두 불타올랐다' 혹은 '무대를 마쳤다'라는 감각이 남아있어 은연중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레 미라제블은 아직 2화째입니다. 그러나 매회 모두 그 불타버린 감정을 맛볼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므로, 앞으로도 마음을 느슨하게 하지않고 계속 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코제트에 대해서는 '매우 투명한 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순수한 코제트가 주위의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리고 지금부터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지에 대한 부분을 그녀의 시선을 통해 바라보며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는 지금은 가능한한 마음을 비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을수 있는 사람은 엄마'라고 하는 부분도 소중하게 간직하며, 그로부터 넒혀져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어린시절 코제트역의 마츠모토 타마키양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다고 하던데요.
예, 그렇습니다. 특히 제가 자극을 받아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린아이다운 투명함'이라는 부분에 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습이 바로 제 자신의 이미지에 남아있던 코제트였으니까요. 제가 3살의 코제트를 연기한다면 이런 느낌을 추구하고 있었다!라는 느낌이 몹시 받았어요. 기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것은 확실하게 이어가야지!'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 오늘 수록된 장면은 그 부분을 이어나간 부분이었으므로 집중해서 연기하였습니다. 아역인 타마키양을 보면서 그리고 주위의 상황을 보면서 하나씩 천천히 흡수해가는 느낌으로 조심스레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스가와라 마사시
말로서 무언가를 연기하려고 할 때, 자기 나름대로 대본을 읽고 이를 음성적으로 구축 혹은 조형해 나간다는 느낌이랄까.. 스스로 가다듬고 있습니다만 이번 일은 매우 어려운 역이므로 너무 열심히 생각하여 여러가지 오버스러운 일을 하면 오히려 예상외의 것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대로 자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다라는, 당사자의 의식이라든지 반대로 '연기하자'라는 생각이든지 그러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나라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움직이겠다고 하는 솔직한 기분으로 오디션을 포함해 지금까지 계속 임하고 있습니다.
향후 1년간의 긴 여정이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44세의 저를 장발장 안에서 찾으면서 그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장발장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소설을 읽으면 매우 일목요연합니다. 그러나 단지 과거에 존재하는 남자의 음영을 구체적으로 이러하다!라는 바램으로 만들어가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매회 그림을 보고,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해 나갈 수 밖에 없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독] 말할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기도 하고..(일동 웃음)
확실히 말보다 살그머니 뻗치는 손이라든지, 아이에 대해 한 마디 말로 기운이 솟아오르게 하거나 설득하는 역활이므로 감독님이 말씀하셨던대로 '말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네요.
히가와라 에미코
우선 인물을 보고 작품을 읽었을 때에는 무척이나 깨끗하고 상냥한 여인이라는 느낌을 처음 느꼈습니다. 그러나 1회 레코딩 당시에는, 나는 아직 어른스러운 일이라고나 할까, 정신적으로 아직 아이이므로, 아무래도 아이의 마음으로서 엄마(팡티느)를 봐 버렸습니다.
엄마가 사라졌을 때, 만약 지금 없어져 버리면 어떻게 하려는 기분이라던지, 매우 멀리 떨어지게 되어(지금 실제로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만) 만날수 없는 상황에 대해 무척이나 공감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저의 역활이 아니예요.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를 생각할 때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 상상의 범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애완동물이나 장난감이 아닌, '자신의 피를 나눈 아이'니까요.
그런 느낌을 말로서 표현한다면, 매우 사랑스러운 상대이지만 연인은 아닌 자신의 아이라고 하는 부분을 솔직하게 표현해나가고 싶습니다. 지금 수록하고 있는 이야기에서는 코제트와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성장과정을 볼 수 없는 상황이므로 편지를 쓰는 장면등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는 코제트에게 어린아이에게 말하듯이 글을 쓰는 장면들은 의식해서 연기하고 있고요, 정말로 이상하거나 지나치게 생각하지 않고 여러분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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