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선정한 인기 일본만화 베스트 5

2006. 12. 20. 07:10Animation/Ani-Review

이번에는 다소 흥미로운 자료가 있기에 소개해 봅니다. 국내에는 아직 낯선 땅인 인도의 비지니스지에서 얼마전 인도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일본 만화를 소개하였습니다. 인도하면 얼마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소개되었듯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입니다. 지난번 달리기때를 보니까, 팔다리가 모두 가려지는 체육복을 입고 뛰고 있던데, 그만큼 성이나 폭력적인 면에 민감한 나라이지요.

그런 나라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일본의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인도의 Business Standard지가 추천한 일본 망가 Best 5를 소개해 봅니다.

1. 아키라(AKIRA)
이 작품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현존하는 만화책중에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강력한 작품중에 하나인 아키라가 1위에 올랐습니다. 만화책에서만큼은 보수도 별 소용이 없나 봅니다.

1982년 영 매거진을 통해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무정부주의나 사이버 펑크같은 기존 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내용을 소재로,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다층구조식 전개, 공포를 자아내는 극도의 허무주의등이 주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얼마전 소개된 공각기동대나 에반게리온의 선조뻘되는 작품이지요.

극장판의 경우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원본 코믹스의 경우, 1950년대부터 이어져왔던 데스카식의 동글동글한 소년만화의 이미지를 타파하고, 날카로운 선의 묘사와 완벽한 구도로 만화계의 한 축을 그은 작품입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만화가들이 아키라를 교본으로 삼고 있을 정도라니까, 이 작품은 완벽함은 그야말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군요.

세기말 제3차대전 이후의 배경으로 실험체였던 아키라가 방황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저에게도 있어 최고의 작품중에 하나입니다.

2. 붓다
일본 만화계의 신으로 불리는 고 데츠카 오사무씨의 붓다가 두번째 베스트 5를 차지하였습니다.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사파이어 왕자등 어린시절 주옥같은 작품들은 모두다 이 분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애니메이션 감독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원래 이 분은 만화가이시고, 애니 파트는 일종의 부업이었죠. (후에 이로인해 미야자키 하야오씨가 불평을 하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에..)

붓다는 일종의 철학서입니다. 불교의 창시자였던 부처의 일생을 그린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삶의 철학을 담고있는 하나의 바이블입니다. 그래서인지 1975년 처음 출시된 이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판매되고 있군요. 역시 인도라는 이미지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3. 크라잉 프리맨
이 작품은 다소 의외로군요. 19금인데에다가, 상당히 폭력적이고 야한 만화인데.. 어찌되었든 코이케 이케가미 료이치씨의 크라잉 프리맨이 베스트 5에 올랐습니다. 이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홍콩에서 액션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었습니다.

내용은 온몸에 용문신을 한 살인청부업자의 이야기입니다. 코드네임 프리맨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살인을 한 뒤에는 최면술이 풀리면서 눈물을 흘리는 다소 특이한 설정을 지닌 남자이지요.

내용은 다소 뻔한 스토리이지만, 만나는 여자마다 관계를 갖거나, 5페이지마다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 좀 충격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이 보수적으로 소문난 인도에서 팔린다는 것자체가 의외인데, 그것도 인기리에 판매중이라니 정말이지 기적이군요.

80년대 중반, 비장미로 승부를 건 이 작품이 다시금 인도에서 빛을 바래고 있습니다.

4. 어린이 동반 늑대(子連れ狼)
에도막부 시대를 배경하는 하는 사무라이 활극입니다. 드라마를 통해 수차례 방영되기도 한 이 작품은 에도시대,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길을 떠나야만했던 한 사무라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는데, 국내에서는 사무라이라는 특성상 소개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1987년 미국의 Dark Horse Comics사가 프랭크 밀러에게 표지작업을 맡겨, Lone Wolf and Cub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기도 하였다는군요. 프랭크 밀러씨는 Sin City의 작업에도 관여하신 분이시죠. 이후 이 작품은 Lone Wolf and Cub2000이라는 아류작이 생산될만큼 인기였다는데, 이 인기가 지금 인도로 이어지나 봅니다.

그러고보면 위에 크라잉 프리맨도 그러하고 인도에서는 다소 비장미가 넘치는 액션활극을 좋아하는 모양이군요. 일종의 대리만족일까요. ^^

5.  오셀로
마지막 작품은 순정만화입니다. 사토미 이케자와씨의 작품인데, 국내에서도 동명의 제목으로 전7권이 소개되었고, 미국에서도 출간되었다는군요. 줄거리는 촌스럽고 맹한 16살의 소녀 히쿠치 아야와 그녀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또다른 인격 나나의 스토리입니다. 일종의 이중인격이죠.

오셀로하면 왠지 세익스피어의 오셀로가 떠오르는데, 전혀 관계없으니 안심하시고요 ^^ 한순간에 성격이 뒤바뀌는 한 소녀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인도에선 과연 누가볼지 궁금하네요. 인도에선 여성들의 바깥출입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라고 들었는데..차르라고 불리는 터빈으로 몸을 감싸야되고 말이죠. 그녀들이 서점에 올만큼 무언가 끌리는 것이 있는 것일까요. 국내에서도 정식발매가 되었다니 한 번 구해보아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