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을 기다리며 보고싶은 애니..

2006. 11. 21. 13:30Animation/Ani-Review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추억이 있습니다.'

키가 훌쩍 커 버린 한 청년의 독백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하루 밤 동안에 일어났었던 아주 신비하고도 비밀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다이안 잭슨 감독의 1982년작, '스노우맨'은 평범한 한 소년과 아주 특별한 눈사람과의 만남을 그리고 있습니다. 레이먼드 브릭스씨의 '꿈과 사랑이 담긴 나라로의 초대'라는 동화책을 원작으로 삼은 이 작품은 파스텔톤의 작화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환상적인 음악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합니다.

어느 눈오는 날 아침. 소년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창밖에 소복이 쌓이고 있는 눈을 보게됩니다. 첫눈이었을까요. 기쁨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였던 소년은 털모자를 쓰는 것도 잊은채 눈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그러다 소년은 생각하지요. '눈사람을 만들자!'

소년의 눈사람은 주방에서 가져온 코에 석탄으로 만든 눈을 가진 아주 멋진 눈사람이었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며 소년은 꿈속에서도 눈사람 친구를 만날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윽고, 엄마도 아빠도 모두 잠든 깊은 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눈사람 친구가 살아난 것입니다.

눈사람은 소년과 함께 한겨울날의 즐거운 밤을 즐기기 시작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서로 킬킬거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숲속의 산책로에서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다른 눈사람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그 순간을 함께 만끽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소년은 잠에서 깨자마자 눈사람한테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눈사람은 더이상 소년을 기다리지 못하였습니다. 아침의 태양볕에 어느새 녹아버린 것이지요. 녹아버린 눈사람앞에 목도리를 들고있었던 소년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스노우맨은 여러모로 특이하면서도 신비로운 작품입니다. 대화가 일절없는 주인공에, 색연필로 일일히 그렸다는 스케치들, 그리고 음악. 단 한줄의 대사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이야기가 귓가에 들리듯,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은 소년의 순수함이 저에게 전해져서 일까요.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만들어보았을 눈사람으로부터 그렇게 겨울의 첫번째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