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의 방향, 2,3화를 보고...

2006. 10. 21. 14:56Animation/Ani-Review

모래의 방향 2,3화 리뷰입니다. 하나하나 그때그때 리뷰를 해 주었어야하는데, 여러가지 일이 많은 관계로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두세편을 모아 한꺼번에 리뷰할 생각입니다. 양해해주세요 ^^

2화 ' 엊갈림'


2화 '엊갈림'은 달빛이 비치는 밤하늘에  카라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에 달빛에 따라 어느 한 순간 서로 뒤바뀌게 된 몸을 바라보며 놀라는 장면이나, 쇼코가  옷을 치켜올리는 장면도 좋았지만 역시 배경음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작품의 환상적인 분위기이면서도 긴박한 분위기를 잘 표현해 냈습니다.

왠지 모르게 이 음악을 듣고있자니, 미라클 걸즈(1991)의 OST가 생각나네요. 이 작품도 후반부에 쌍둥이 전설을 가진 트란실바니아로 여행을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사용된 배경음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조금 다른 템포이지만, 왠지모르게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Miracle Girls - Wake Up

이후 쇼코와 카라다의 행동에 대한 묘사도 이 작품의 포인트. 카라다는 막상 소원이 이루어지자 두려움에 울음만 터트립니다. 기적을 이룰만큼 순수하고 강렬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소원이 이루어지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그만 여자아이. 그런 카라다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네요.

반면 쇼코는 몸은 어린아이로 작아졌지만, 여전히 정신은 어른. 그런 그녀의 모습또한 이번화에서 잘 드러납니다. 기적따윈 믿지않지만, 자신의 몸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바뀌는 기적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침착합니다. 냉정하다고나 할까요... 아무런 말없이 떨어진 소지품들을 챙겨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인 어른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군요.

한 편, 히로는 카라다가 돌아오지않자 걱정에 휩싸입니다. 어떤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하는 걱정과 돌아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히로의 마음속엔 공존하고 있지요. 이러한 감정은 문을 닫고 나가는 장면에서 간접적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열쇠로 문을 잠그기 위해 문고리에 열쇠를 가져가는 장면, 그리고 문이 잠겨있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장면... 특히 모레의 방향에선 이러한 장면에 정지된 컷을 절묘하게 사용함으로서 주인공의 망설임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후반부 쇼코가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지말지 망설이는 장면도 그러하고요.

허나 히로는 결국 카라다를 찾아내지 못하죠. 아니 찾아는 냈지만 카라다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떠나갑니다. 다시 울음을 터트리는 카라다.. 카라다와 히로의 엊갈림은 계속 되는 것일까요. 그 엊갈림의 절정이 3화로 이어집니다.

3화 새로운 생활

3화에선 카라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쇼코와 함께 생활을 하는 씬으로 시작됩니다. 어린아이인 쇼코는 이제 은행에서 돈을 찾는 일조차 하지 못할정도로 무능해졌지요. 반면 카라다는 몸은 어른이지만 은행에서 돈 찾는 일조차 두려워할만큼 모험의 연속입니다. 은행원의 번호 호출에 '하이'라고 대답을 하는 장면은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의 출석번호 체크에 대답을 하는 아이의 모습, 그 모습 그대로군요.



특히 침대를 사는 장면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입니다. 아직 서로 뒤바뀐 몸을 자각하지 못할정도로 실수연발이지만, 마지막 계산장면에서 드디어 카라다가 쇼코씨에게 먼저 도움을 청하지요. 그동안 어린아이로서 울기만하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먼저 손을 내밀줄아는 어른의 모습. 카라다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쇼코는 탈의실에서 레이스달린 옷을 입고 어린아이처럼 포즈를 잡기도 하지만요. ^^

이야기는 다시 히로로 넘어가서, 히로는 쇼코가 카라다의 행방을 알고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침대를 배달하려는 택배원의 도움으로 그녀의 집에 방문하지요. 어린아이가 된 쇼코와의 두번째 만남.

쇼코는 어린아이의 장점을 마음껏 되살리며 히로를 괴롭힙니다. 그런 그녀의 마음엔 자신을 버리고 간 히로에 대한 원망과 아직도 변치않는 사랑, 이 두가지가 모두 포함된 자신도 모르는 애매모호한 말투입니다. 어른으로서의 쇼코라면 결코 하지못할 말들이 어린 쇼코의 입을 빌려 불쑥불쑥 튀어나오지요.

그런 어린아이의 추진력 덕분인지, 히로는 어른 쇼코에게라면 결코 하지않은 카라다의 비밀에 대해 알려줍니다. 원래 히로는 카라다의 친오빠가 아닙니다. 해외에 두고온 쇼코가 그리워 장례식만 마치고나면 바로 돌아갈 그다지 연이 없는 그런 친적이었죠.

그러나 카라다의 말 한마디에 그는 그녀를 동생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포기합니다. 어린아이이기에 알 수 있었던 사실, 어른이기에 알수 없었던 사실 이러한 진실의 교차점은 카라다와 쇼코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는 촉매제이지요.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 카라다와 히로.. 과연 히로는 카라다를 알아 볼 수 있을지 다음화를 기대해봅니다.

이 작품은 초창기에 근친물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화를 보니 그러한 걱정을 깨끗하게 날려버리는군요. 몸과 마음이 서로 뒤바뀐 어른과 어린아이, 그 내면의 묘사가 정말 마음에 쏙 듭니다. 마지막 부분이 얼추 예상되기도 합니다만 일단 다음화를 기다려보는 것이 예의겠지요 ^^ 참고로 모레의 방향에서 모레는 내일모레할때의 모레가 아니라 바닷가에 있는 그 모레(moraine)를 뜻하는 듯합니다. 이 모레는 시간을 관장하는 모레시계속에도 들어가있지요. 과연 언제 마법이 풀리고, 그 마법의 시간동안에 쇼코와 카라다는 무엇을 할 수 있을런지 조심스레 다음화를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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