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11월에 열리는 미-일 올스타전에 이승엽 선수가 후보로 올라갔다는 소식을 전해드린바 있는데, 오늘자 일본 야후 뉴스를 보니 현재 이승엽 선수의 득표순위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는군요. 9월 28일까지 집계한 결과, 15,287표로 1루수 부분 1위라는데, 정말 대단한 일이군요.
이승엽 선수는 현재 자이언츠 소속이기 때문에 안티 거인팬들의 숫자도 무시못할 숫자이고,(일본에선 야구와 정치 이야기는 초면에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도 하죠. 그만큼 거인과 주니치를 주축으로하는 안티 거인팬들과의 골이 깊습니다.) 또 자이언츠가 현재 4,5위를 오락가락하는 이른바 하위팀이기때문에 선수가 아무리 잘 뛰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엔 홈런왕 타이틀에서도 밀려난 관계로 후보지명에 좀 부정적이었는데, 솔직히 예상외의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기를 뛸지 안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군요. 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시즌 종료후 정밀 검사를 받은 후에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데, 아직 확정된 바가 없기때문에 단정지을순 없지만 부상정도가 예상외로 심한 것같습니다. 일단 시즌이 끝나보아야 알겠지만 이 상태로라면 올스타전 전날 펼쳐지는 미올스타 대 자이언츠 친선전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크군요. 흠.. 어찌 이런일이..
이승엽 선수의 거취문제도 그렇고 앞으로 일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사뭇 걱정입니다. 요미우리측에서는 이승엽 선수를 붙들기 위해 필사적이라는데.. 얼마전 뉴스를 보니 히라감독이 사비를 들여 이승엽 선수에게 보약까지 지어주었다는군요. 이건 정말 드문 일이죠. 요미우리측에서 이승엽 선수를 어떻게 대하는지 알수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잔류한다면 최소 10억+a는 문제없겠지요.
아래는 지난 30일날 이승엽 선수를 인터뷰한 기사인데요. 최근 근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기사를 올려봅니다.
요미우리 이승엽의 화려했던 2006시즌이 끝맺음을 앞두고 있다. 지난 30일 요미우리-히로시마전을 앞두고 도쿄돔에서 이승엽을만났다. 요미우리 이적과 WBC의 대활약, 개막전 홈런과 우즈와의 홈런레이스 등 숨가쁘게 달려온 올시즌을 결산하는 인터뷰였다.추석을 앞두고 국내 팬들에게 근황을 전하는 의미도 있었다.
라커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인터뷰를 하면서도 오가는 동료 선수와 팀 관계자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특유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미우리에서도 이승엽의 친화력은 여전했다. 물론 상대방은 '요미우리 4번'에 대한 충분한 예의를 지키며 지나가곤 했다.
- 타이론 우즈에게 홈런 레이스에서 역전당했는데.
▶ 신경 안 쓴다. 시즌 전에 목표했던 타율 2할8푼, 100타점을 넘겼으니 만족한다. 홈런왕 되면 좋지만 그건 그냥 보너스다. 98년에 우즈에게 역전당했을 때에는 억울한 게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우즈는 뛰어난 타자다.
- 지금까지 경험한 삼성, 지바 롯데, 요미우리를 정의해본다면. ▶ 요미우리는 격이 있다. 프라이드도 강하고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자부심이 느껴진다. 실제 룰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유니폼 바지 밑단을 고무줄 없애고 신발까지 내려 입으면 안 된다. 머리 염색도 금지돼 있다. 지바 롯데는 너무나 자유분방한팀이다.
- 삼성은. ▶ 이젠 기억에서 지우고 싶다. 나는 삼성에 정이 많았는데 삼성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났고 잊고 싶다. 이래선 안 되는 건지 알지만 애착이 식었다고 해야 할까.
-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가족같이 생각하고 항상 응원했는데 내가 만약 삼성에 돌아가면 팀워크가 깨진다고 했다는 얘기를 언론을 통해 봤다. 내가 해가 된다면…. 나를 원하는 팀으로 가는 게 정상 아닌가.
- 9년간 뛴 삼성에 대한 정이 없을 수 있나. ▶ 정은 물론 있다. 9년간 나를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모든 걸 도와준 팀이다. 당연히 잊을 수 없다.
- 11월 말이 지나면 FA가 되는데 미국 진출 전망을 말한다면. ▶ 그 부분과 관련해선 노코멘트다.
-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요미우리가 구단 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승엽은 내년에도 일본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는데. ▶ 미국 사람이 왜 알지도 못하면서 그럴까.
- 요미우리의 1년을 평가한다면. ▶ 만족한다. 믿고 4번에 기용해준 하라 감독님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2년간 잊어버렸던 명성을 찾게 해준 구단이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 요미우리로 옮겨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 ▶ 2년간 퍼시픽리그에서 뛴 경험을 꼽고 싶다. 좋은 지도자들도 만났다. 김성근 감독님으로부터 정신적인 도움을 받았다. 하라 감독과 우치다 타격코치가 센트럴리그에 맞게 가르쳐준 덕분이다.
-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 요미우리에 오자마자 4번을 치라고 하더라. WBC 때만 해도 (요미우리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팀에서부담감을 벗겨주고 자신감을 줬다. 모든 것은 요미우리라는 덤이었다. 지바 롯데에 남아 있었다면 이런 성적 못 냈을 것이다.야구장도 마음에 든다.
- 요미우리의 강점은 어떤 것이 있나. ▶ '이래서 요미우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품위라고 해야 할까. 한국에서도 톱클래스에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선 더 대단했다.
- 만약 일본에 잔류한다면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은 있는가. ▶ 요미우리 외에는 생각 없다. 다른 팀이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싫다. 빌딩 하나 준다 해도 싫다.(웃음)
- 첫 아들을 얻은 뒤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진다. 아이는 4명까지 낳고 싶다. 딸 둘, 아들 둘.(웃음)
- 집에서 아들을 포대기에 싸서 업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었는데. ▶ 흠흠, 누가 미니홈피에 올려놓으면서 퍼진 것 같다. 아! 근엄해야 할 야구 선수가 이미지 확 갔다.(웃음)
- 기술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 변화구 대처 능력이다. 한국은 구질이 단순한 편이다. 아웃 코스를 보고 있다가 변화구가 들어오면 대응이 됐다. 노림수가없어도 성공했다. 일본 쪽은 구질이 다양하다. 컨트롤이 좋기 때문에 직구를 노리다 변화구가 들어오면 절대 좋은 타구가 안나온다. 97년에 백인천 감독님이 '노려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말뜻이 이해가 된다.
- 올해 타석에서 적극적이 됐다는 평가인데. ▶ 찬스 때 초구에 스트라이크 먹으면 어려워진다. 퍼시픽리그에선 초구에 거의 볼인데 센트럴리그는 반반이다.
- 풀타임 4번은 처음이었는데. ▶ 지바 롯데에선 우승해도 개인 성적이 나빠 아쉬웠다. 요미우리 와선 내 성적이 나빠도 우승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4번을 맡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 애초에 4번을 맡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가. ▶ 요미우리의 70번째 4번 타자라 들었다. 처음엔 4번? 에~이 했는데 진짜 4번답게 인정해주는 걸 보고 놀랐다.
- 올시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 타점을 더 올릴 수 있었는데 그게 가장 아쉽다. 득점권 주자가 있을 때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참았더라면 더 타점이 많았을 것이다. 타율은 3할2푼을 유지한 채 마치고 싶다.
- 훗날 한국에 돌아가서 1~2년쯤 뛰고 은퇴하고픈 마음은 없는가. ▶ 한국 떠난다고 결정했을 때 왜 울었겠나. 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어쨌든 언젠가는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최소한 1게임이라도 뛰고 싶다. 그게 삼성이었으면 좋겠다. 삼성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 일본 리그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 9년간 못 배운 걸 여기 와서 1년, 2년 지나면서 많이 느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왜 번트를 대는지, 왜 스퀴즈를 하는지이젠 이해가 간다. 사실 야구 자체는 일본 보다 한국이 더 재미있다는 것 같다. 관중에겐 역시 홈런 아닌가. 한 방에 사회생활스트레스도 싹 날리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끝내기 홈런 2개가 모두 너무나 좋았다.
-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홈런은. ▶ 개막전 첫 홈런이다. 너무나 불안했던 시기였다. 시범경기 때 잘 못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으려나 생각했었다.
- 일본 잔류든, 미국 진출이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짚어본다면. ▶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다. 한국에선 못 한다는 얘기를 듣지는 않았는데 실책이 10개다.(웃음) 어이없는 것도 있었다. '이건아니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타구가 빠르고 타자들 배트 궤도가 다르기 때문에 타구 바운드 맞추기도 어렵다. 발도빠르다.
- 일본에서 주전으로 풀타임을 처음 뛰었는데. ▶ 체력적으로 힘들다. 오랜만에 풀타임으로 뛰니까.
- 왼쪽 무릎 부상은 괜찮은가 ▶ 아직 안 좋다. 아무래도 운동량이 부족하다 보니 실전에선 스피드에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니 잘 안 맞고 있다.
- 오심 사건 때 광고판을 걷어찬 게 부상을 악화시켰다는 얘기도 있는데. ▶ 전혀 관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