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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Ani-Review

잊혀진 환상의 걸작, '2020 원더키디'



이번 애니메이션 관련 테마는 '8,90년대 흘러간 추억의 한국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6~70년대 홍길동을 비롯하여 다양한 수작을 만들어내었던 한국 애니메이션은 독재시절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진화합니다. 85년에는 재미교포 스티브 한에 의해 세계최초 3D 입체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기도 하였고, 반공물 제작이 일상화되긴 하였지만, 디즈니식의 보조캐릭터 제작등 꾸준히 내실을 다지는 시기가 바로 이 80년대입니다. 그리고 88년. 88 서울 올림픽의 계기로 세계인들에게 우리만의 문화를 보여주자는 붐이 일어나면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창작품이 다시금 일어나게 됩니다. '떠돌이 까치',' 달려라 하니'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은 바로 이 시기에 태어난 것들이죠.

그리고 89년. KBS가 다시 한번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달려라 하니'의 성공으로 TV 애니메이션에 자신이 붙은 KBS는 이어 '2020 원더키디'라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SF 장르를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됩니다. 당시 제작비 11억. 세명동화등 국내 최고반열에 오른 제작진들이 바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지요.

그러나 완성이후 이 작품은 정작 국내시장에서 외면받고 맙니다. 작품 자체는 뛰어났기에 프랑스 최우수 TV만화상등 해외우수상을 수상받았지만 국내에선 어린아이에게 너무 어렵다(?)라는 이유로 외면받게 됩니다. 하여 원더키디의 실패이후 KBS는 신규애니제작에 타격을 받을수 밖에 없었고, 이후 17년간 원더키디를 뛰어넘을만한 대작은 나오지 않고 있는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국내에선 그 원본조차 구하기가 힘들더군요. KBS미디어에서도 판매를 안하는 것같고, 세명동화는 사라지고..

흔히 말하는 '저주받은 환상의 걸작'이랄까요..

원더키디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개념의 소재를 많이 도입하기도 하였고, 그것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할수 있는 소재이기에 더욱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그중 몇가지를 집어보자면..

선악의 개념에서 탈피
우선 가장 먼저 원더키디의 장점으로 들수있는 것은 대결의 구도를 단순한 선악의 개념에서 탈피하였다는 것을 들수 있습니다. 당시 한국애니메이션은 반공만화의 영향으로 한번 악은 끝까지 악이고, 착한사람과 나쁜사람은 처음부터 결정되어있다는 설정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더키디는 이러한 설정을 가볍게 비틀어냅니다.

우선 미지의 행성을 지배하고 있던 기계마왕 하드론은 사실 인류에 의해 창조되었으나 반대로 인류를 배신한 로봇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1940년 sf소설의 대부, 아이모프가 주창한 '로봇 3원칙'에 미묘하게 위반되는 하드론은 '은하철도 999'나 '혹성탈출'과 같이 과학에 종속되어버린 인류의 미래를 비판하고 있지요.

또 기존의 한번 악은 끝까지 악이라는 공식과는 달리, 마왕 사령군의 총대장이었던 비비라가 개심하여 미라대왕에게 반격을 가했다는 설정이나 아이캔의 아버지나 다른 우주인들이 기계마왕의 최면에 의해 아이캔을 공격한다는 설정은 단순한 선악의 대결에게 탈피하여 좀더 긴장감있고 깊이있는 작품을 보여줍니다.

마음을 울리는 사랑
원더키디의 또하나 강점은 바로 사랑. 다소 딱딱해지기 쉬운 SF물에 원더키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대입합니다. 아이캔이 애초에 우주선을 타소 이 미지의 행성에 온것도 아버지를 찾기위한 사랑이며, 예나와 아이캔과의 만남, 그리고 비비라과 저항군 왕자와의 사랑.. 수많은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이 펼쳐지는 것은 원더키디만의 또다른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랑이라는 감정도 단순한 동료애나 아버지에 대한 부성애로부터 소년과 소녀의 풋사랑이라든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애절한 사랑등 다양한 감정이 바로 이 원더키디에 잠들어있지요. 특히 마지막 비비라가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미라마왕의 음모를 부수고 산화하는 장면과 이를보며 안타까워 하는 왕자의 씬은 이 작품이 단순한 소년의 모험활극이 아니라, 거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것을 통감하게 합니다.

개성넘치는 캐릭터들
이외에도 원더키디는 우리들의 시선을 끄는 다양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3단 변신을 할수 있는 도우미 로봇 '코보트'라든지 예나의 애완동물인 '코니' 그리고 개그캐릭터인 갑판장등 인물하나하나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개성넘치는 캐릭터라는 점도 원더키디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2020 원더키디는 근20여년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추억속 최고의 작품중에 하나입니다. 이 작품을 다시 못본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네요. 최근 VOD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달려라 하니등은 서비스되고 있긴한데, 이상하게도 이 작품을 취급하는 곳은 보이지않고.. DVD로도 출시될 예정이 없고..

수십여년전 작품을 DVD로 손쉽게 구할수있는 일본시장을 보며, 조금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흠.. 언제쯤이면 우리나라 국산애니를 손쉽게 구할수 있는 날들이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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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Charlie 2006.09.22 12:20

    불행히도 처음봤던 장면이.. 그 목걸이가 빛나는 장면이라서..;
    트랜스포머에 나오던 그 열쇠랑 똑같더군요..;
    하지만 훌륭한 작품이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 BlogIcon 노랑티코 2006.09.22 21:00

    미디어몹님이 자주오시네요.. ^^

  • 흠흠 2006.09.24 02:08

    문제는 너무 진부한 설정들이었다는 거죠.
    "선악의 개념에서 탈피" => 이것도 한국만화영화에선 새로운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온 다른 애니나 영화에선 이미 너무 흔한 구성이었습니다. 사랑이야기도 집어넣긴 했지만 감성적으로 공감을 끌어내가며 진행되진 못했고.... 개성면에 있어서도...... 시도는 많았지만 연출력이 따라주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그냥 실험적인 시도로서의 의미가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생각합니다만.

    • BlogIcon 소금이 2006.09.24 03:12

      그 부분은 저하고 좀 생각이 다른 것같네요. ^^ 분명 요즘 애니의 경우, 선악의 극단적인 대립대신 여러가지 요소들을 집어넣고 있지만 80년대중반까지만해도 선악의 이등분적인 애니가 상당수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메카닉물은 물론이고 나디아같은 작품도 선악의 대립구도를 가지고 있지요. 하다못해 쥬라기 월드컵같은 스포츠물도 부분적으로 대립되는 적을 가진 선악의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편도에서 벗어난 작품이라면 변신소녀물이나 명작극장정도가 전부일까요.

      그리고 연출력도 솔직히 지금 원더키디 이상가는 작품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게 한국의 실정이고요. 그나마 마리이야기가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긴하였지만, 15년동안 이에 준하는 수상을 받은 작품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다만 원래 극장용으로 만들어졌어야 할 것이 TV판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이야기가 다소 느슨해진 점이나, 일본식 설정보다는 유럽식을 의식한 설정부분은 일본식 애니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이 다소 꺼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게다가 방송시간대도 최악이었고요.

  • BlogIcon 비틀 2006.09.24 05:12

    전 이 만화 설정 자체가 마음에 안들어서 잘 안봤어요.^^;
    약간은 컨츄리 한걸 좋아하는 취향이었죠.. 지금은 아니지만..
    은하철도999, 실버호크, 막 이런거 좋아하지 않았어요 ㅋㅋ

  • BlogIcon 느린거북이 2006.09.25 17:34

    DVD 쪽으로 출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돈이 안된다는 이유겠지요.. 일본에서는 84에 방영했던 드라마 "うちの子にかぎって???"를 지금 재방송하더군요. 너무 비교되는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1등 수상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아키라가 1등이라니까 납득이 가는군요. (왜 납득하는거냐 어이 -_-;;)

    • BlogIcon 소금이 2006.09.25 18:13

      확실히 부러운 면입니다. 우리 작품을 우리가 더이상 볼 수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다니.. 흠.. dvd도 그렇고 전국에 비디오로 더빙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줄이야..킁; 정말 난감한 일이죠.

  • BlogIcon 요한 2006.10.05 11:13

    연출적인 센스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 한국은 이 작품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론 이야기가 그렇게 재밌거나 캐릭터가 독창적이었다곤 보지 않습니다.^^
    <오세암>이나<장금의 꿈>..등 요즘 한국 애니는 그림은 많이 좋아졌지만, 김대중 감독 같이 노련한 연출력을 보여주진 못하는 거 같습니다.

    • BlogIcon 소금이 2006.10.05 11:43

      확실히 요즘 한국애니들은 작화면에선 이전 구시대 작품보다 앞서가기 시작하였지만,(어찌보면 당연할지도..) 연출면에선 아직 이 작품을 따라가는 작품은 보기가 힘드네요. 정말 아쉬운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 오랜팬 2007.01.02 10:06

    흑흑 소금님ㅠㅠ 저도 이거 엄청 좋아했는데,,, 멋진 글 서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요일마다 해서 교회안가면 혼나기 때문에 제대로 못 본기억이... 프로코더와 원본동영상이 무슨말인지 모르지만 저도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제 맬 주소→popi357@hanmail.net

    • BlogIcon 소금이 2007.01.02 17:46

      안녕하세요, 오랜팬님. 지금 영상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보내드릴수가 없네요 ^^ 영상은 위 오프닝 동영상이니 그냥 웹상에서 감상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되세요.

  • 애꾸눈 2007.01.09 06:47

    이만화 당시 기술력치고 수작인데..안타까운작품....

    감상포인트1. 이 애니 특성상 붕괴장면이 자주 나오는데..기존국산애니들과 다르게 붕괴신이 화려하다..
    초반의 페허붕괴신....중반의 댐 붕괴신...마왕성이륙시스템 작동시 성외벽붕괴신 등등

    감상포인트2. 액션신또한 기존애니들보다 화려함..특히3화에서 천정에서떨어지는 적(3족보행)들과 난투극
    (총격전이끝난후 둔기를 이용해싸우는데..앵글이 화려하다..)
    2기(마라마왕편)에서 적들(2족보행)과의 스피디한 전투씬..등등

    등장인물중에 웃긴사람있었는데...콧수염나고
    그사람이 주먹한번치면 맨날 벽다무너져서 사람들 죽을고비넘김 ㅋㅋ

  • 데들리워커 2007.03.15 11:09

    에어스타 정말멋진 기체 ^^* (국산만화중에 SF 뭐별로없지만 ㅋ) 최곱니다 ~

  • 김보라 2007.03.21 18:47

    내 기억엔 우울한 애니로 기억..되는... 꼭 - 심각한 애니를 보면 (가령 건담류) 그 하루를 다 소비해서 정신을 못차리게 만들더라고. 그래서 아예 외면하다가. 결론은 결말이 느므 궁금해 세번째 재방때였나. 결국 완결을 보고 말았죠. 첫회 방송땐 예나가 너무 좋았다는. 신비 소녀를 무척 좋아했죠.ㅋㅋㅋㅋㅋㅋㅋ

  • 전광식 2007.03.29 05:54

    재밌는 애니 너무 좋은 애니이다

  • BlogIcon 박찬재 2007.04.26 06:08

    너무너무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추억도 되살릴 수 있었고...같은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네요....지금봐도 대작..소방차가 불러준 주제가는 보컬이 약해서 약간 아쉬웠죠...귀한 자료들도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타이밍 2007.05.21 22:50

    원더키디 보면서 2020년까지 에어스타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이제 13년 남았네...슬슬 용접해볼까...-_-;;;;;;;;;;; 소금이님 귀한자료 감사히 보고갑니다~~

  • BlogIcon corwin 2007.06.07 11:50

    전 원더키디에 안좋은 기억이 있어요. Charlie님이 지적했듯이, 트랜스포머 극장판에 나온 Autobot Matrix of Leadership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과, 기계 대마왕측의 전함들의 디자인이 사실은, 재패니메이션의 골라이온에 나온 것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 제 어린 눈에도 너무 명백하게 보였다는 것 때문입니다.

  • I.N.C. 2009.02.28 10:45

    좋은글 읽고 갑니다. ^^

    몇개월 전에 원더키디 비디오로 녹화한 파일을 구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지웠나봅니다...orz

  • sooj 2009.05.14 11:11

    우옷.. 원더키디나오면 티비앞을 떠나지 못했다는.. 그런데 하도 어려서 그런지 정작 기억나는게 없네요. 지구 반대편이라 그런지 동영상이 잘 안나오네요.. 으흑;; 저도 비디오 보내주실 수 있나요? bw-i4@hanmail.net ... 부탁드려요 ;_;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 sooj 2009.05.14 11:18

    아 다행히 youtube 에서 오프닝을 찾았는데 이제 솔솔 생각이 나네요.. 악당들이랑 로봇을에게서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던.. 아직도 무섭군요 ㅠㅡ;;

  • youji 2010.01.31 16:46

    동영상이 떳다고 합니다
    vhs로 보관하던 한 유저가 컴퓨터 파일로 만든후 공유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다시 만들면 정말 좋을 것 같은 만화라 생각합니다

  • youdubu 2010.04.03 17:24

    설마 방송국에서 원본을 다 삭제하진 않았겠죠? "Contact"라는 책에서 나온것처럼 이십몇년전 방송되 우주에서 반사되어 오는 TV전파를 찿아서 원본 복구를 하는게 방송국을 기다리는것보다 낮겠네요. 이렇게 훌륭한 작품의 원본을 구할수 없다니 정말 안탑갑습니다. 갑자기 옛날 만화가 보고싶어져 생각을 더듬다 유독 이 작품이 생각나서 DVD로 구하려 했는데 찾을수가 없더군요. 일본만환줄로만 알았었던 것이 한국의 작품이더군요. 둘리 영심이 이런 유치한 만화밖에 만들줄 모르는 줄로만 알았는데 2020년 원더키디가 대한민국의 작품이라는걸 알고 정말 놀랐습니다, 대한민국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진짜 이 명작이 DVD로 다시 나와야 할텐데.

  • 지나가다가 2016.02.29 17:13

    원더키디 생각나서 돌아다니다가 수년전 글에 글남기네요
    일단 corwin님 댓글보면서 느끼는게 무조건 까내기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합니다. 당시 원더키디 제작맡았던 세영동화에서는 트랜스포머,나디아 등 굵직한 작품들 핵심적으로 만들던 곳입니다.. 뭐 물론 하청이긴하지만 당시 트랜스포머만해도 콘디에 한국제작자 많이 포함되었고요 그런 부분을 모르면 단순 베꼈네로 보일수 밖에요 실제 제작했던측이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나 그런부분을 생각안하시니..
    세영동화에 대해서 알아보시고 말했으면 좋겠네요. 원더키디는 너무 저평가받은 작품이라 안타깝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요.. 왜이렇게 한국껀 한국사람이 더 까내리는 사람이 많은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