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수의 쾌유를 빌며..

2006. 8. 26. 17:10Issue/Sports


박찬호.. 아마 한국인이라면 이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믿는다.
요즘이야 이승엽이나 추신수에 밀려, 잊혀지고 있는 무명의 선수이지만, 한때 이 박찬호선수를 보며 희망을 가지던 적이 있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94년도였는가.. 월드컵에서의 패배이후, 별다른 유흥거리가 없던 우리에게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박찬호.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들을 물리치며 승승장구하는 그를 보며 얼마나 열광했는지.. 박찬호의 시합이 있는 날이면, 쉬는시간 몰래몰래 TV를 쳐놓고 박찬호를 응원하곤 했다. 그가 1승을 올리는 날이면 왠지모르게 그 날 일은 잘 풀릴것같았고, 패배한 날은 힘없이 그라운드를 내려오는 그의 모습에 가슴을 졸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12년. 그야말로 엄청난 시간이 흘렀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야구의 변방 한국은 그동안 최희섭, 김병현, 추신수등 다양한 메이저리그를 배출해냈고, 옆나라 일본에선 이승엽 선수가 1위자리를 놓고 수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WBC 대회때는 참가팀중 유일하게 6연승을 달리며, 일본과 미국을 상대로 승리하였던 대한민국..

그 자리엔 바로 박찬호가 있었다.

그런 박찬호 선수가 최근 몸이 안좋다. 7월경 장내출혈로 쓰러진 뒤, 얼마전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메켈게실[각주:1]이라는 희귀병중 하나인데, 오늘 다행히 수술을 마치고 회복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그러나 몸이 회복하기까진 앞으로 최소한 4주는 걸린다고 하니, 사실상 이번 시즌 그의 모습은 더이상 보기 힘들게 되었다.

일부 악플러중엔 현재의 그의 모습만 보고, 그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학창시절 그는 나의 영웅이었고, IMF시절 그는 모두의 영웅이었으며, 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라도 그의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죽는것보다 그라운드에서 공을 더이상 던지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얼마전 병석에서 그가 한 말이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남들이 비난하고 외면하던 그 시절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만을 걸어온 천생 야구선수. 다음시즌 그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설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박찬호 선수 홈페이지 가기 :
http://www.chanhopark61.com/chp/
  1. Meckel's Diverticulum: 태생 초기 태아의 혈액보급로인 제장간막관이 퇴화되지 않고 남아 있어 생기는 장의 기형형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