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를 불러들일수 없는 고독한 4번타자

2006. 7. 27. 15:14Issue/Sports


26일자 '스포츠 호치'신문에 실린 호라야마 카즈야(洞山和哉)씨의 칼럼입니다. 이승엽 선수에 대한 칼럼인데, 현재 이승엽의 상황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같네요. 번역은 다음 게시판의 메일가이님이 해 주셨습니다.


주자를 불러들일수 없는 고독한 4번타자

후반기 스타트에서도 삐걱거렸다.
빈타(貧打).
자이언츠는 바뀌어 있지 않았다.
바뀌지 않은채 치고, 달리고 있다.
프로로서 야구를 하고 있는 자는 4번타자 뿐인가?
이렇게 쓴다면, 자이언츠의 스타팅 멤버들은 화를 낼 것인가...

홈런을 쳐낸다.
2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다.
이승엽의 필사적인 모습에는 비장감조차 감돌고 있다.

이 시합은 4번타자의 대결이었다.
(히로시마 vs 자이언츠의 시합을 말하는듯. 결과는 자이언츠의 7-6 힘겨운 승리)
히로시마가 올린 4득점 중, 3점째 까지를 4번인 아라이(新井)가 해결을 했고, 4점째는 9회 1사 2루에서 아라이가 중전안타로 연결한 다음, 마에다(前田)의 2루수 땅볼때 올린 것이었다.

"클린업 트리오"의 "클린업"은 누상(?上)의 주자를 청소한다는 의미로, 옛날에는 한명의 타자를 지칭했었다.
이 날, 아라이는 문자 그대로 "클린업"이었다.

홈런 더비의 톱을 독주하는 30호 홈런을 쏘아 올린 이승엽의 앞에는, 슬프게도 주자가 없었다.
이번 시즌 30개의 홈런 중, 20번째 솔로 아치였다.

소프트뱅크의 4번이자, 일본 대표팀의 4번인 마츠나카(松中)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4번타자에서 빼달라고 말한 적은 없는지?"

마츠나카는 대답했다.
"한번도 없습니다. 저는 코쿠보(小久保) 선수가 4번을 치면서 힘들어하는 것을 봐 왔습니다. 한번은, 코쿠보 선수가 팀을 위해서도 좋지 않으니, 4번에서 빼 주십시오 라고 말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감독님은 빼지 않았습니다. 괴로워도, 힘들어도 계속해서 치지 않으면 안된다.. 4번이라는 것은 그러한 타순인 것이죠"

아라이 또한 카네모토(金本)가 한신(阪神)으로 FA이적한 2003년, 4번타자를 맡게되었지만, 한때는 중압감으로 시달렸었다. 그러한 괴로웠던 경험을 살려서 지난 시즌, 홈런왕으로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개막부터 붙박이 4번으로 출장하여, 고군분투를 계속하고 있는 이승엽에게도, 부진의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리라. 하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것(하라 감독을 지칭 - 역자 주)은, 바로 그 자이언츠의 4번을 쳐온 사람이다.

이승엽도 약한 모습이나 말은 드러내지 않을 것이고, 하라(原)감독 또한 제70대 4번타자를 신뢰하고, 운명을 같이할 각오일 것이다.

주위의 선수들이 어떻게든 해서, 4번타자에게 조금 더 커다란 일(역할)을 시켜줄 수는 없는것인가... 라고 생각해 본다.

- 호라야마 카즈야(洞山和哉) 스포츠 호치 편집위원


참고로 현재 이승엽은 홈런, 최다안타, 득점, 루타수, 장타율에 1위, 타율 2위, 타점, 출루율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양대리그를 통털어 최고조에 오른 베스트 슬러거중에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에서의 이적이나, 외국인이라는 사실로 인하여 일본 야구팬에게 홀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지요. (참고일본에선 야구이야기가 정치이야기 못지않게 초면에 해서는 안되는 말중에 하나라네요. 특히 거인과 안티거인과의 관계에선 더욱더 말이죠. 미국은 보수와 진보당이 같이 살수 없고, 일본은 주니치와 거인팬이 같이 살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왠지 모르게 진지하게 들립니다 ^^;)

그러나 최근보도를 보면, 이러한 감정이 점점 풀리는 느낌입니다. 몇일전 헤드 슬라이딩도 그러하고, 이번의 도루씬도 그러하고. 프로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일본팬들도 점차 공감하는 모습이네요. 역시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까요. 올 한해, 슬럼프없이 잘 마무리지으시고, 내년에 메이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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