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3반, 아무 생각없이 보면 편한 영화..

2006. 6. 27. 23:37Issue/Movies


- 리얼리즘의 액션 공무원? -

처음 강력3반을 보았을때, 이전에 본 '리베라 매'가 언듯 떠올랐다. 힘든 소방관 생활속에서도 꾿꾿하게 자기 소신을 다하는..

강력3반 또한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이다라고 믿고 싶다. 솔직히 아무 생각없이 보면 그냥 재미있다. 킬링타임용으로 딱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왜 이 영화를 보아야지 하는 의문이 드는 영화라고나 할까?

손희창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나름대로 사실적인 형사생활을 반영하려고 한 것같다. 봉수가 건망증으로 오발사고를 일으키고, 그때 홍주가 열변을 토하는 장면을 보면, 그런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그러나 이러한 리얼리즘은 통속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으로 빛을 바래고 있다.

잡아오는 용의자마다 족족 발로 차고 때리고, 협박하고.. 게다가 너 범인이지 하면서 총구를 들이대는 장면이라니.. 초반 태두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왠 양아치들이냐라는 생각이 딱 들정도로 깡패와 분간이 안되는 녀석들이다. 보통 이런 영화는 주인공이 어느정도 정의의 사도로 인식되어야 마땅한데,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않으니, 그들의 행동에 공감이 가지 않는 건 어쩔수 없는 듯하다.

또한 후반 해령의 총쏘는 씬도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이미 상황종료, 게임끝인 상황에서 총을 쏴 보았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 화려한 액션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폴리스 스토리'에 나오는 여경들처럼 적어도 자기몫은 해 주는 모습을 나는 보고싶다.

그저 남자형사들이 다 마친일에 곁다리처럼 끼어들어보았자, 남녀구분없이 모든 경찰들은 사선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구호는 물건너갔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주제가 너무 달라져 버린다.

그리고 오버액션. 솔직히 좀 짜증날 정도이다.

봉수가 아무리 건망증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총도 놓고오고, 열쇠는 차안에 둔채, 잠그고 갔다 죽어버리다니...
상식적으로 보통 차문을 잠글때는 열쇠로 잠그지 않나.. 키를 따로빼고 문은 따로 눌러서 잠그는 어설픈 설정은 이 영화가 얼마나 작위적이고 기본상식이 없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형사생활 15년 짬밥이 그정도밖에 안되는지..
게다가 그 핸드폰도 너무 자주 떨어트리고 잃어버리고.. 우연적 요소가 너무 많이 개입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씬, 이 씬에 등장하는 스와트는 오버액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초반부터 리얼리즘을 강조했으면, 차라리 '공공의 적'처럼 반장이 차에 타고 지원가는 씬이나, 경찰차에 포위된 장면을 보여줄 것이지, 왠 뜬금없는 헬기에 스와트? 요즘 마약사범들이 그리 거물들인가.. 너무 오버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일관성이 없는 주제에 과도한 오버액션으로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킨 영화인듯하다. 그나마 이번 신인후보에 오른 육반장의 연기는 볼만한 듯... 다만 출연씬이 너무 적은게 흠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