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예전에 시사프로를 보니, 우리는 3단계만 건너면 한국의 모든 사람들과 어떤식으로든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언제 어떤식으로 엮어질지 모르는 것이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 생애..)'은 서로 다른 삶을 갈아가는 여섯쌍의 커플이 일주일동안 살아가는 일상을 재치있게 그리고 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이지만 알게모르게 여러 일에 연관되어 벌어지는 일주일동안의 모험이 이 안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사실 처음 이 영화를 볼 땐, 그리 기대하지 않고 보았지만, 크레딧 타임이 올라갈때 정말 감동의 여운에 가슴을 떨어야만 했다. 채무담당자에 스쿠루지처럼 돈만 밝히는 조재경이 사실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한다고 큰 소리로 외칠만큼 로맨틱한 사나이에 농구선수였고, 그의 사랑이 있었기에 한 아이의 목숨이 꺼지지 않고 살아날수 있었다는 사실, 동시에 그의 폭언으로 인해 한 가정의 아버지가 자살해야만 하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에 대한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극중 등장하는 여섯명의 커플은 각기 남다른 사정이 있고, 이별, 갈등, 만남등의 요소를 통해 서로 한단계씩 성장해 나아간다. 게다가 가끔씩 등장하는 재치있는 유머는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흐를지도 모르는 영화에 가벼운 날개를 달아준다.

아래는 각 인물들의 관계도.. 몇가지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 두 조연, 과연 뜰 수 있을까 -
'내 생애'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역시 신인주연상 후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생애'에서는 두명의 인물이 후보에 올랐다.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진아(김유정)와 인기가 떨어져 한물 가버린 가수(정경호), 바로 이들이다.


개인적으로 진아의 연기는 정말 아역답다고나 할까.. 애들의 약간은 떼를쓰고, 고집부리면서도 좋아하는 그런 느낌이 잘 드러나고 있다. 어색하지 않은 연기, 그게 바로 진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재경과 휠체어를 타고 산책할때, 간호사 누나들을 상대로 능청맞게 '아빠'라고 부르는 모습은 역시 '애는 아직 어린애야'라는 느낌이 팍 든다고나 할까.. 암튼 이 장면이 마음에 남았다.


정경호씨의 연기는 무난한 편. 그리 뛰어난 부분도, 반대로 못난 부분도 없다. 다소 경박하고 폭력적인 한마디로 지 잘난 오렌지족 같은 느낌이지만, 극 설정상 이미 한물간 가수이니 이런 억지가 가능한 걸지도...

첫번째로 본 '태풍'이 주인공에 의존한 느낌이라면 '내 생애는' 특별히 뛰어난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정감있는 스토리로 승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왕의 남자등 이번 시상식엔 대박이라 불릴만한 작품들이 많은데, 과연 이들사이에서 얼마나 평가를 받을지, 내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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