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

2006. 6. 25. 22:11하루 일기/2006 Diary

나는 참치캔을 살때, 990원짜리 오뚜기표 마일드 참치를 산다.
뭐, 특별히 이 참치가 맛있다는 건 아니다. 사실 이전에는 백몇그램하는 동원표 참치만을 사먹었다.

그런데, 어느날이었던가, 참치캔을 정리하다가 손을 베어버렸다. 조그만 참치캔의 경우, 뚜껑이 끝까지 안따지고 붙어있는데, 여기에 베인 것이다. 이걸로 한동안 속 좀 쓰렸다. 그리고 그 이후 동원이나 작은 참치캔엔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그렇다고해도, 밥맛이 없을땐 역시나 참치캔 하나가 최고니, 어쩔수 없이 큰 종류의 참치캔의 산다. 거기에 가격을 맞추다보니 매일매일 매장에서 세일판매하는 오뚜기표 참치캔이 나에게 꼭 맞는 것이고..

혹 마케팅 담당자가 본다면, '아니, 고작 그런 이유 하나만으로 메이커를 바꾼단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사람에 따라선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음을 담당자는 깨달아야 한다.

사실 상당수의 사람이 무언가를 살때 이런 사소한 경험에 집착한다. 그것은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것일수도 있고, 혹은 ~카더라하는 누군가의 입에서 들려오는 소문일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제품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가령 예를들어 그래픽카드를 하나 산다고 할때, 이 제품은 버퍼메모리가 어쩌구 무슨 기술이 사용되었고 하면서 주절거리는 것 보단, 어느 네티즌의 '이거 리니지2 잘 돌아갑니다.' 같은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댓글 하나가 더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다.

사소하다고 문제를 흘려보내지 말자. 큰 문제는 작은 문제로부터 시작된다.

P.S] 참치캔 회사는 작은 캔도 뚜껑이 완전히 따지도록 개조하라! 개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