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로, 쇼핑몰은 봉인가.

2006. 4. 10. 18:40하루 일기/2006 Diary


이 글은 WillyOppa님의 포스트에서 트랙백한 글입니다.


오늘 메일함을 열어보니, 고도몰로부터 에스크로 제도시행에 따른 모듈추가 메일이 와 있었다. 이 에스크로 제도가 뭐냐고 한다면, 간단히 말해 일종의 보증보험이라고 말할수 있다.

그동안 신용카드의 경우, 물건을 받은 경우에 결재가 되도록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현금의 경우 구체화된 법은 없었다. (그렇다고 그런 시스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나와의 안전결재 시스템을 비롯하여 사설업체에 의해 이러한 시스템이 이미 만들어지고 운용되던 상태였다.)

그것을 이번에 법제화해서 강제로 10만원이상 물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에 의무 가입하도록 만들었다.

평가는?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좋지않다. 아니 아주 많이 좋지않다. 판매자입장에서는 일단 현금판매에도 수수료가 붙으니까 당연히 dc율을 낮출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건 일반보증보험과는 달리 운송중 파손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운송중 파손에 대한 손괴를 물을려면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에 가입해야 되는데 위 에스크로에 가입하면 가입할 의무가 없다. 게다가 10만원이하의 제품은 이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아마 당분간 쇼핑몰엔 9,9000원짜리 제품이 판을 칠듯하다.

이 제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말 어중간한 제도이다.

소비자의 입장도 마찬가지. 10만원이하의 제품은 어짜피 보호받지 못하니 이전과 같고. 10만원 이상의 제품은 불안하면 피해보상이 가능한 안전결재를 이용하던지 아니면 카드결제가 낮다. 이전과 달리 현금 DC가 안되니, 카드로 사나 현금으로 사나 메리트가 없어진셈. (수수료가 3.4%나 된다. 도둑놈들 ) 한마디로 더 비싸게 사고, 더 불안전하게 제품을 받을수밖에 없다.

그럼,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인가.
바로 금융권과 쇼핑몰 제작사들.

먼저 금융권의 경우, 수수료가 무려 3~3.5%나 되니 완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다.
예를들어 10만원을 결재하면 은행은 4천원을 번다. 단지 중계수수료만. 매년 쇼핑몰이 회원비로 내야하는 10만원은 추가수입이고, 게다가 쇼핑몰이 망해도 은행에선 수수료를 제외하지 않은 10만원만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면되니 손해볼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쇼핑몰. 아, 정말 욕나올정도로 도둑놈들이닷! =ㅅ=)



위 사진은 모듈추가 비용. 무려 99,000원이나 받는다. 킁;; 참고로 현재 산 쇼핑몰 프로그램의 가격은 550,000원. 이 에스크로 제도는 정부에서 법으로 강제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쇼핑몰에 사실상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되는 필수기능이다. 그런데 이런 필수기능을 사후관리 차원에서 무료로 업데이트 해주지는 못할망정, 10만원이나 받다니..

어짜피 하나 만들어놓으면 나머진 다 copy and paste로 이루어지는 단순작업일텐데, 정말 너무하는구나.

이래저래 쇼핑몰 창업자들은 정말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