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7. 07:16ㆍ하루 일기/2015 Diary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세월호 성금을 세월호 유가족이 아닌 다른 곳에 쓰겠다고 발표하였다. 위키트리 보도에 따르면 모금된 국민성금 1141억원 중 435억원을 세월호와는 무관한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던 곳이라 기부할 때도 이 곳은 피했는데, 역시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참고로 그 외에 세월호 성금 모집 현황 및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뉴스타파 "'세월호 성금' 어디에 어떻게 쓰이냐"(15.5.14일자)에서 잘 정리해 주었다.
기부는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가치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랑의 열매에 기부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다. 이 단체는 국가에서 선포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운영되는데 이 법을 보면 기부금을 모아도 이에 대해 보고할 의무는 없다. 또 모금된 돈을 다른 사업에 사용할 수 있고, 자체 운영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3년에 한 번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는 조직이다.
그래서 직원들이 단란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쓰거나, 정권 홍보용 사업에 성금이 쓰인 사례도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사업은 행정자치부 소속 단체인 '더안전한대한민국만들기'에서 진행하는 사업명이고, 이 사업은 세월호와는 무관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유해음식. 즉 박근혜가 주장하는 4대악을 근절하기 위해 홍보활동을 하는 사업이다. 정부 홍보 활동을 위해 국민성금이 쓰이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성금을 모집할 때, 사전에 어떤 식으로 돈을 쓸 것인지 미리 공지하고 돈을 모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단 모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이래서야 누가 기부를 하고자 할까. 세월호를 돕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이후로도 여러 사건들에 대해 기부를 하고자 하는 분들. 꼭 돈을 기부하고자 한다면 유가족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이런 단체에는 기부를 자제하자. 이게 눈뜨고 사기당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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